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예수를 파는 유다가 대답하여 이르되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 대답하시되 네가 말하였다 하시니라(마 26:22)”.

“그들이 근심하며 하나씩, 하나씩 나는 ‘아니지요’ 하고 말하기 시작하니 그들에게 이르시되 열둘 중의 하나 곧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자니라,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자기에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하시니라(막 14:19-21)”.

고난주간 목요일 저녁, 예루살렘 시내 한 다락방에서 예수님과 제자들 간에 함께하셨던 최후의 만찬에서 대화했던 기록입니다.

3년 동안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애지중지하시며, 곧 임할 천국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제자들을 훈련하시면서 때로는 나무라시기도, 때로는 칭찬도 하시며 제자들과 함께 오래도록 동고동락을 하셨습니다.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을 먹여주시고, 슬픔과 고통과 병마에서 신음하는 이들의 병을 고쳐주시고 싸매어 주시며, 죽은 사람을 살리시고, 맹인을 보게 하시며, 앉은뱅이가 일어나는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때로는 눈물을 흘리시고 때로는 기뻐하셨던 주님께서는 이 땅에서의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 만찬을 하시면서, 자신을 팔아넘기는 가룟 유다를 보며 너무나 안타까워하십니다.

가룟 유다는 3년 동안 예수님과 함께하며 눈으로 직접 보았지만 확실한 믿음이 없는 연고로, 자신의 스승을 은 30에 팔아넘기는 배신자로 전락하며 참혹한 비극을 초래한 인물입니다. 그는 주님 재림하시기까지 늘 입에 오르내리는 비운의 인물로 기억될 것입니다.

오늘 유월절 만찬에서 주님께서 발을 씻어준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아니지요?” 분명히 주님의 떡을 받아먹은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나는 아니지요” 하는 물음은, 나는 아니기를 바라면서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주 비굴한 사람이지요?

그 말 속에는 서로 높은 자리에 앉겠다고 자기들끼리 분개하며 다투었던 제자들이, 배신자가 있다는 말에 나만은 아니기를 바라면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화려하고 영광스러운 보좌만을 바라보며 그것을 차지하려고 서로 다투면서도, 나는 어렵고 힘든 길을 굳이 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얄팍한 잔머리 때문에 나는 아니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배신하고 유대 지배자들에게 넘겨준 가룟 유다나, 그렇게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고 도망간 제자들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이처럼 지금 대한민국 안에는 이상한 일이 전개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모여 자신들의 뜻을 정부에게 전하고자 집회를 열었습니다.

국민들의 준엄한 뜻을 살펴 국민들이 바라고 원하는 뜻을 겸허히 수용하고 앞으로 더욱 국민들의 마음에 근심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없습니다.

도리어 엉뚱한 방향으로 화살을 돌려, 오히려 집회 참석자들에게 코로나19를 확산시켰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거나 구속하겠다고 대통령께서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심지어 법무부 장관이라는 분은 법정 최고형을 내리겠다고 하니, 참으로 이 분들이 제정신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지난해에 중국 우한으로부터 들어오는 것 자체를 차단할 수 있었던 코로나19 아닙니까? 의료진과 전문가들의 9차례 요구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국경을 그대로 개방함으로써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들어 놓은 것 아닙니까?

그런데 사과나 반성은커녕 “나는 아니지요”를 외치며 그 책임을 신천지에 덮어씌워 자신들은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상황을 잘 대처하여 질병의 위기에서 국민들을 구했다는 자화자찬에 함몰돼 교만함이 극에 달한 모습은 참으로 보기 민망합니다.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전광훈 목사가 눈엣가시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전 목사에게 올가미를 씌우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중, 이번 8,15 광복절 국민대회를 통해 그들이 펼쳐놓은 덫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조국 사태, 울산시장 선거, 검찰 개혁이랍시고 검찰 힘 빼기, 4.15 부정선거 의혹을 넘어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또 다시 코로나19 카드를 꺼내 마치 교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인 양 매도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물론 이 정부에 그리 많은 날이 남아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이 저지르고 있는 만행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사악해지는 것은, 그들의 패망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증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 코로나19가 시작할 때, 8월 말이나 9월쯤 더 큰 위기가 올 것이 미리 예고되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대한 대응은 하지 않았다가 오히려 느슨한 정책으로 화를 키워놓은 잘못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반면 그 책임을 오히려 전국 교회들과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에게 떠넘기며, 국민들로 하여금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는 이 상황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겠습니까?

언론사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진실한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는데, 오로지 광화문 집회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채널마다 첫 번째 나오는 뉴스는 온통 교회와 전광훈 목사로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 아닐까요?

심지어 의사 정원을 늘리려는 것을 반대하는 의사들의 목소리에는 침묵한 채 오히려 그들을 구속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니,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이미 로스쿨 제도를 통해 경험한 바 있습니다. 로스쿨 제도는 계층간 사다리 역할을 충실히 했던 사법고시 제도를 폐지하고 돈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보는 잘못된 제도입니다. 권력자들과 부자들의 자녀가 다니는 곳으로 국민들에게 비춰지고 있는 것을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광화문 집회와 같은 날 민주노총 집회, 광복 75주년 민족자주대회도 열렸다고 합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도 집회를 열었는데, 코로나 확산을 걱정하는 보도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좌파 단체에게는 가지 않고, 오롯이 보수 단체와 교회들만 찾아가는 질병이 되고 말았습니다. 진실한 외침은 유언비어로 치부하면서, 허위사실 유포라며 구속은 물론 법정 최고형까지 내릴 수 있다는 말을 법조계 최고 수문장인 장관이 할 말인지, 정말 한심합니다.

연약한 국민의 편에서, 국민들의 안의와 행복한 삶의 질을 위해 노력해야 할 법무부 장관 아닙니까? 그 직책에 적합한 분인지 의심스러울 뿐입니다. 거기다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어찌 그리 공평치 않은지요,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요? 하나님께 근심을 드리는 이 땅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께서 잡히실 때 슬며시 꽁무니를 빼며 도망갔던 그 제자들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3년 동안 함께 동고동락하며 지냈던 유다와, 자신의 스승을 팔아넘기는 순간까지도 “나는 아니지요” 하면서 그 책임과 죄를 피하려 했던 다른 제자들의 모양새는 지금 일부 목회자들의 행위와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영광의 자리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다투기까지 할 때는 언제고, 지금 주님을 저 사악한 자들에게 팔아넘기면서 도망가는 것은 또 뭡니까?

지금 중·대형교회 목사님들도 늘 좋은 음식과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며, 좋은 자리에 늘 초대받는 지역 유지 노릇을 하지만, 이런 복음 사역과 무관한 VIP 대접을 누리시는 그 혜택은 누구를 위함인가요?

어느 대형교회에서 세습으로 인한 불신자들에게까지 양심의 상처를 입혔던 그 분들은 지금 도대체 뭘 하고 계시는지, 예루살렘 성을 보시며 눈물 흘리셨던 주님의 깊은 애국 정신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요?

그리고 교회 소모임을 비롯하여 교회 식당 출입금지를 넘어, 이제는 비대면 예배를 드릴 것을 강요하는 이 마당에, 교회 지도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참으로 견딜 수 없는 마음은 어찌해야 할까요?

물론 기도 외에 답이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도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나라를 위해, 그리고 하나님을 위해 직접 행동으로 나서지 않았던가요?

이제 다음 순서는 아마 교회 탄압을 넘어, 교회 해체라는 위기도 찾아올 수 있습니다. 전광훈 목사는 나라와 하나님의 공평한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오히려 전 목사를 비판하는 지도자들이 있습니다.

그들 역시 훗날 주님께 “나는 아니지요”라고 슬며시 꽁무니를 빼는 제사장과 레위인들, 장로들 아닐까요?

이 시대에 주님으로부터 사명을 부여받은 교회 목회자와 장로들은 또 다시 주님을 팔아넘기며, “나는 아니지요”라고 슬며시 꽁무니를 빼며 도망가는 사람들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다스리시면서 어려운 난관을 이겨나갈 하나님의 사람을 늘 보내주심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제 아무리 기독교를 탄압한다 할지라도 결국 최후 승리는 만군의 여호와에게 있을 것임을 우리는 굳게 믿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일에는 하나님을 대면하기 위해, 대면 예배를 금지당한 부산이 아닌 멀리 경남 지역 한 교회를 찾아가 주일을 지키고 돌아왔습니다.

이효준 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