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목회자들 114명 초청해 순서와 설교 맡겨
임자진리교회, 순교기념관, 두암·병촌교회 방문

기성 한기채
▲한기채 목사가 헌신예배에서 신발을 벗고 무릎 꿇어 기도하고 있다. ⓒ총회
새로 취임한 총회장이 교단 대표적 순교지를 찾아 신발을 벗고 무릎 꿇어 헌신을 다짐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114년차 총회장 한기채 목사 등 총회 임원들은 6월 23-24일 교단 목회자들의 순교지가 있는 증도 일대에서 114년차 총회장 헌신예배 및 총회임원 순교지 순례를 진행했다.

성결교단은 6.25 전쟁 중 타교단에 비해 순교자가 많이 나왔다. 문준경 전도사를 비롯해 165명이 전쟁 기간 순교했다. 교단 측은 성결교회가 복음의 뿌리를 깊이 내리고 지금의 선교적 결실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을 그들의 순교 덕분으로 여기고 있다.

임원들은 6.25 70주년을 맞아 순교의 현장을 돌아보면서, 순교 영성 계승과 헌신의 각오를 다졌다.

24일 증도 문준경전도사 순교기념관에서 열린 총회장 헌신예배는 총회장이 시무하는 교회에서 축제처럼 열리던 취임 축하예배와는 사뭇 달랐다. 마치 선교사 파송식 같은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참석자들은 복음과 성도들을 지키다 공산군에 의해 순교한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 정신을 기억하며 헌신의 마음을 다졌다.

기성 한기채
▲헌신예배에서 인사하는 임원들. ⓒ총회
이날 헌신예배에는 114년차 총회를 맞아 전국에서 모인 114명의 농어촌 목회자들이 함께했다. 총회장 한기채 목사는 농어촌에서 오랜 기간 목회하며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선한 영향력을 끼쳐온 목회자들을 섬기기 위해 이들을 초청했다.

주로 임원들이 맡던 헌신예배 순서도 파격적으로 농어촌 목회자들에게 맡겼다. 허병국 목사(군위교회) 집례로 진행된 헌신예배는 김기옥 목사(개군교회)의 기도, 김영선 목사(압해남부교회)의 성경봉독 후 박원종 목사(명광교회)가 설교했다.

박 목사는 ‘예수님처럼 섬기는 자가 되라’는 제목으로 “예수님께서 자신을 배반하는 자까지 발을 씻겨주신 것처럼, 나를 미워하고 괴롭게 하는 사람도 사랑하고 섬겨야 한다”며 “이웃을 섬기고 원수까지 섬기는 주의 종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총회장 한기채 목사는 인사에 앞서 6.25 당시 순교자 165명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면서, 이들의 순교를 기리고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순교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한 총회장의 목소리는 다소 떨렸다.

한기채 목사는 “생각해 보면 농어촌에서 우리 교단 순교자가 다 나왔다. 농어촌에서 목회하는 분들은 순교의 피를 이어 받은 분들이었다. 농어촌에서 오랫동안 사역하면서, 교회가 그 마을의 중심이 되고 목회자가 그 지역 지도자가 된 것”이라며 “농어촌 목회자들을 존경한다. 순교의 정신으로 헌신하면서, 성결교회의 위상을 높여 달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교단의 발전과 화합, 농어촌 지역 복음 전파를 위해 합심 기도했다. 한기채 목사는 이때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복음 앞에 헌신을 다짐했다.

기성 한기채
▲임자진리교회 순교관을 방문한 모습. ⓒ총회
헌신예배 이전 한 목사는 농어촌 목회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의 고충과 제언을 들었다. 농어촌 목회자들은 한기채 총회장과 고영만 부총회장, 박성철 장로(신길교회 원로) 등이 후원한 양복과 넥타이, 기능성화장품, 셔츠 등을 선물로 받았다.

총회장 헌신예배와 함께 진행된 총회 임원 순교지 순례는 전날인 23일 임자진리교회(담임 이성균 목사) 방문을 시작으로 24일 문준경전도사 순교기념관(관장 김헌곤 목사), 두암교회(담임 홍용휘 목사), 병촌교회(담임 윤영수 목사)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임자진리교회는 임자도를 배로 오고가야 하는 제약 때문에 평소 총회 임원들이 잘 방문하지 못했던 곳이었다. 임자진리교회는 마지막까지 원수를 사랑했던 이판일 장로 등 48인의 성도가 순교한 교회다.

24일 방문한 두암교회는 윤임례 집사 등 23명의 성도들이 순교한 교회로, 올해 전주지방회를 중심으로 순교 70주년 기념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병촌교회도 학생과 유아를 포함해 성도 66인의 순교한 곳이다.

기성 제114년차 총회는 교단 중점사업의 일환으로 주요 순교지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성결교회의 순교 영성을 널리 알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