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성결, 우리부터 평화’ 슬로건으로 114년차 내디뎌
한국교회 대사회 신뢰 하락, 성결성으로 건강한 성장해야

기독교대한성결교(기성) 한기채 신임 총회장(중앙성결교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한기채 신임 총회장(중앙성결교회)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교단의 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이하 기성) 한기채 신임 총회장(중앙성결교회)이 교단 내 경쟁력 있는 중소형교회 육성을 골자로 하는 ‘교회 재활성화’ 프로젝트를 28일 발표했다.

기성은 전날인 27일 114년차 교단 총회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례없이 단 하루 동안만 개최했다. 774명의 대의원을 비롯한 총회 직원 및 스태프 등 1천여명의 참석자들은 혹시 모를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마스크는 물론 페이스쉴드로 ‘중무장’했다.

이번 총회가 바이러스 예방 차원으로 언론사 참여 없이 진행됨에 따라, 한 신임 총회장은 28일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 해 교단의 사업 계획과 포부를 밝혔다. ‘교회 재활성화’ 외에도 성경역사박물관 설립,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서 발간, 신학사관생도 육성 등의 계획도 밝히는 한편, 일회성 행사보다 지속가능한 사역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한 총회장은 “한국교회는 지금 분열의 영에 의해 내분과 법정 다툼으로 대사회적인 신뢰를 잃고 화평을 잃어버렸다”며 “한국교회가 양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사이에 세속주의와 물질주의가 교회 안에서도 팽배해지고 있다. 이제 도덕성과 영성이 중시되는 시대에 그 총화인 성결성을 강조하여 건강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 사회적으로도 계층, 세대, 빈부, 이념의 갈등이 심화되어 위기의 국면에 놓여 있다”며 “제114년차 총회는 ‘나부터 성결, 우리부터 평화’라는 슬로건으로 신자와 교회가 먼저 말씀 위에 바로서서 사회의 병폐를 치유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목회 환경과 패러다임 많은 변화 예상
개척보다 기존 교회 재활성화 중요… 작고 강한 교회 육성
요한 웨슬레 정신으로 홀리클럽 구성해 신학 사관생 양성
성경역사박물관 설립 및 신앙고백·교리문답서 발간 계획

기성 총회 마스크 및 페이스쉴드 등장
▲27일 개최된 기성 114년차 총회에서 774명의 대의원을 비롯한 총회직원 및 스텝 등 1천여 명의 참석자들이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마스크는 물론 페이스쉴드 ‘중무장’했다. ⓒ기성 총회 제공

한 총회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로 목회 환경과 패러다임이 많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은 교회 개척도 중요하지만 기존 교회의 재활성화(Revitalization)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300~500명 규모의, 작지만 강하고 건강한 교회들이 육성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선교위원회와 목회 코칭을 담당하는 교회 진흥원과 더불어 열심 있고 가능성이 있는 목회자와 교회를 공개 선정하여, 맞춤식 집중 지원으로 자립을 넘어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회로 도약할 수 있게 세우는 것”이라며 “목회 코칭하시는 분들이 추천을 하고, 국내선교위원회에서 선발과 지원을 하며, 총회에서는 감독을 하는 식으로 진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회장은 “코로나19 이후에 대형교회나 개척교회는 목회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겠지만, 우리 교단이 경쟁력이 있는 중형교회는 상대적으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작은 교회를 강소교회로 육성한다면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일에 우리 교단이 앞장설 수 있다. 이로서 교단을 목회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열심히 사역하는 분들에게는 언제든지 기회가 주어진다는 실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 총회장은 신학사관생 육성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교단의 꿈나무를 심는 일로서, 서울신학대학교 신입생부터 각 학년 5명씩, 학부 4학년, 대학원 3학년, 총 35명을 선발하여 홀리클럽(Holy Club)을 구성함으로 학교에 면학과 경건한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계획의 모체로 요한 웨슬레가 옥스퍼드 대학에서 주도한 홀리클럽을 꼽으며 “이곳을 통해 학습에 힘쓰고 경건생활에 앞장섰던 학생들이 영국을 변화시킨 인물들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멘토단을 구성해 멘토와 멘티 관계를 형성해 주고, 학교에서는 전액 장학금, 멘토 교회에서는 각 학생에게 1,000만원씩(생활비 지원 매월 50만 원, 400만 원은 방학 중 특별 훈련기금) 지원하여 미래의 성결교회 인적 자산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회장은 “학교에서는 선발을 책임지고, 성결교회에서 목회자로 일할 것을 서약하는 학생 중에서 학업, 인성, 경건 생활을 중심으로 선발해, 영성 훈련을 학기와 방학에 걸쳐서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강도 깊게 실시할 것”이라며 “멘토단은 공동으로 방학 중 훈련 프로그램을 관리하며 인턴 사역 기회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성결역사박물관도 설립할 계획이다. 한 총회장은 “서울신학대학교 명헌기념관에 교단역사편찬위원회와 서울신대가 연합해 역사박물관을 설치하고 운영한다”며 “서울신학대학교에는 교회사 전공 교수와 역사연구소가 있으므로 역사 자료 수집, 분류, 연구, 활용, 기념하는 모든 일을 이곳에서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학계열 외 일반 학생들에게도 성결교단의 역사를 볼 수 있게 해 교단의 정체성을 가지게 할 수 있다”며 “아울러 금년은 6.25 70주년을 맞이해 순교자를 가장 많이 낸 교단으로서 병촌, 두암, 임자진리교회 순교자들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보급하고 순교의 정신을 이어받는 기회로 삼겠다”고 전했다.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서 발간도 중요한 사업이다. 한 총회장은 “우리 교단에는 교리신조는 있지만 신앙고백서가 아직 없다”며 “교단의 신학과 정체성 확립을 위하여 신학자와 목회자가 공동으로 작업하여, 현 시대에서 성결교단의 신앙을 고백하고 그것을 근간으로 하여 신자들을 가르칠 수 있는 교리문답서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교단의 신학을 세우는 일이요, 서울신학대학교 교수나 교단 목회자들의 신학적 공동기반을 공고히 하는 길이다. 이에 준하여 교회학교를 위한 소교리문답서, 장년들을 위한 교리문답서와 해설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던 교단 본부 재건축은 1년 더 연구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한 총회장은 “종전에 총회장이 주관하던 <목회자 콘퍼런스>나 일회성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단 차원의 친목모임도 가능한 자제해 달라”며 “총회는 개교회 중심의 사역이 활발하게 진행되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위원회가 정책을 세워서 꼭 필요한 일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