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흑역사
인간의 흑역사

톰 필립스 | 홍한결 역 | 월북 | 276쪽 | 14,800원

약하기 때문에 쓰임받지 못했는가?
하나님 떠난 인간의 능력 실패할 뿐
알면서도 약할 때 하나님보다 ‘능력’

하나님은 약한 자를 사용하신다. 능력은 하나님에게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브라함, 모세, 다윗도 능력 때문에 쓰임 받지 않았다. 하나님께 쓰임 받았던 자들은 자신의 약함을 인정한 사람들이다.

사도행전 3장에 나오는 베드로와 요한은 자신의 약함을 잘 알고 있었다. 성전 앞에서 걷지 못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들은 ‘은과 금’처럼 눈에 보이는 능력이 없었다. 그랬기에 자신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도움을 구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능력은 걷지 못하는 사람을 걷게 했다. 하나님의 능력은 언제나 인간의 약함을 뛰어넘었다.

우리는 약함을 부끄럽게 여긴다. 약하기 때문에 쓰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능력을 기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능력은 늘 실패로 끝나고 만다. 아담과 하와는 자신의 약함을 채우기 위해 선악과를 따먹었다. 그 결과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하나님을 떠난 능력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약할 때 하나님보다 능력을 선택한다. 남는 것은 실패뿐이다.

<인간의 흑역사>는 인간의 실패의 역사를 보여준다. <인간의 흑역사>의 저자는 톰 필립스다. 그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언론인이자 작가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 ‘버즈피드’ 영국판 편집장으로 있으며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고고학 및 인류학, 그리고 역사 및 과학철학을 공부했다. 저자는 인간의 역사는 실패의 역사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의 흑역사>는 총 10개의 장에 걸쳐 인간의 대실패 사례를 보여준다. 그 중 몇 가지를 살펴 보겠다.

참새 소탕 작전

마오쩌둥이 주도한 ‘제사해 운동(除四害運動)’은 성공했지만, 역사상 최악의 피해를 낳은 공공보건 정책으로 꼽을 만하다. 제사해 운동은 네 가지 유해 동물을 박멸하는 운동이다.

그중 참새는 곡식을 쪼아 먹는 나쁜 놈이다. 1년에 참새 한 마리가 먹어치우는 곡식의 양이 4.5킬로그램이다. 참새 100만 마리를 잡으면 인구 6만 명을 더 먹여 살릴 수 있다.

‘제사해 운동’은 1958년에 출범했고, 엄청난 기세로 진행되었다. 1년 사이 참새 10억 마리가 소탕되었다.

10억 마리의 참새가 사라지자, 천적이 없어진 중국의 메뚜기들이 엄청난 숫자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곡식을 조금씩 쪼아 먹는 참새와 달리, 메뚜기 떼는 거대한 공포의 구름을 이루어 중국의 논밭을 통째로 싹쓸이했다.

1959년에서 1962년까지 중국은 대기근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대기근으로 인한 사망자는 적게는 1,500만 명에서 많게는 3,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불로초

진시황은 전국시대 일곱 왕국을 한 나라로 통일하는 위업을 이루었다. 이런 일은 중국 역사상 최초였다.

진시황은 개혁을 시행하여 현대적 국가 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화폐, 서체, 도량형을 통일했다. 도로망과 기초적 우편제도 등 정보와 물자의 원활한 교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만리장성 축조도 시작했다.

그러나 야심 많은 진시황은 불로불사에 집착했다. 막강한 황제로서의 위세를 총동원하면, 영생의 비밀을 손에 쥘 수 있으리라 굳게 믿었다. 그는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고 의사, 군인, 상인 등 온갖 심부름꾼을 동원해 방방곡곡 외딴 벽지까지 불로초를 찾아 나섰다.

전국 각지에서 황궁에 정기적으로 경과 보고를 올리게 했고, 약초와 영약을 채취해 황제가 친히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그가 몸소 검사한 영약의 상당수에 수은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은 중독에 따른 건강 악화로 죽고 만다.

코브라 효과

영국 정부는 인도 델리에서 유해 동물 방제 운동의 일환으로, 죽은 코브라를 가져오면 포상금을 주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코브라를 길러 손쉽게 포상금을 타갔다.

이에 영국은 포상금을 폐지했다. 사람들은 쓸모 없어진 코브라를 방생했다. 결과는 코브라의 창궐로 이어졌다.

차량 운휴제

1989년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시정부는 특정 요일에 특정 차량의 운행을 금지하는 방법으로 대기오염을 개선하고자 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버스를 타는 대신, 자가용을 더 구입해 그날그날 운행 금지에 걸리지 않는 차를 타고 나왔다. 대기오염은 배로 증가했다.

러시아 침공

역사상 러시아를 대규모로 침공해 성공한 주인공은 몽골이 유일하다.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침공했으나 처참히 패배했다.

이로써 나폴레옹은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히틀러는 나폴레옹의 실패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히틀러는 나폴레옹과 같은 선택을 했다. 러시아를 침공했다.

러시아는 나폴레옹 때와 같은 전략으로, 겨울이 올 때까지 독일군의 발을 묶어놓았다. 겨울이 되자 독일군은 당황했다. 전투복은 너무 얇았다. 물자는 부족했고, 전차에 사용할 부동액조차 없었다.

히틀러는 퇴각하지 말고 강추위 속에서 버티고 싸우라고 명령했지만, 결과는 전혀 나아질 게 없었다. 역사상 두 번째로, 유럽 대륙을 거의 정복했던 군대가 공연히 러시아를 침공했다가 전력에 처참한 손실을 보면서 역전을 자초하고 말았다.

인간의 흑역사
인공지능과 싸울 정도로 똑똑하지만
아메리카노 하나 살 때도 오랜 고민
인간의 역사는 ‘실수와 실패’의 기록
하나님, 인간의 약함 능력으로 승화

인간은 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일까? 저자는 인간의 약함을 이야기한다.

“우리 머리는 교향곡을 작곡하고 도시를 계획하고 상대성 이론을 생각해내지만, 가게에서 포테이토칩 하나를 살 때도 무슨 종류를 살지 족히 5분은 고민해야 겨우 결정할 수 있다.”

인간의 약함은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드러난다. 인공지능과 싸울 정도로 똑똑해 보이지만, 여전히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사이에서 오랜 시간 고민한다. 인간의 역사는 성공의 기록이 아니라 실수와 실패의 기록이다. 저자는 인간은 실수를 반복해왔고 앞으로도 반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다가올 수십 년, 수백 년은 인류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참신하고 획기적인 실수를 줄줄이 저지르는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실수를 전혀 저지르지 않는 방법을 찾을지고 모른다.

하지만 만약 내기를 걸어야 한다면, 아무래도 과거에 저질렀던 것과 똑같은 실수들을 계속 저지를 것이라는 데 거는 게 현명할 것 같다.”

인간의 역사는 인간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는 인간의 약함을 능력으로 이끄신다. 아담과 하와의 실패를 우린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간의 실패를 능력으로 덮어주셨다.

인간이 위대한 것은 실패를 모르거나 약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실패와 약함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약함은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다.

하나님은 약한 자를 사용하신다. 우리가 약함을 인정할 때,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다. 약할수록 강해지는 역설의 능력이 우리 삶에 나타나기를 소망한다.

김현수 목사
행복한나무교회 담임, 저서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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