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박명수 교수
▲26년간의 서울신학대학교 교수직을 마무리한 박명수 교수(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장)가 13일 정년퇴임기념예배에서 환한 웃음을 보이고 있다. 박 교수 뒤에는 아내인 장경윤 건국대 교수. ⓒ송경호 기자
성결교회와 복음주의 교회의 역사와 신학의 지평을 넓히고 나아가 한국 근현대사의 정립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서울신학대학교(이하 서울신대) 박명수 교수가 정년퇴임식을 가졌다.

박 교수의 퇴임식은 13일 오전 서울신대 성결인의 집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제24회 영익기념강좌를 겸하여 1부 퇴임기념예배, 2부 논문집 헌정식, 3부 퇴임기념강연 순으로 진행됐다.

박창훈 교수(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부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퇴임기념예배에서는 이기용 목사(신길교회 담임목사)의 기도, 이종기 목사(남군산교회 원로)의 설교, 축사 및 이용규 목사(성남성결교회 원로)의 축도가 있었다.

설교를 전한 이종기 목사는 “바울과 같이 예수님께 붙잡힌 바 되어 마라톤 선수가 정해진 코스를 완주하듯 한 길로 달려오셨다”며 “많은 연구 업적이 있지만 <한국성결교회 100년사>를 편찬해 한국성결교회의 정사를 쓰셨고, <이명직과 한국성결교회>를 통해 한국성결교의 정신사를 정리하셨다”고 치하했다.

이 목사는 “교회 사학자인데 역사학자도 잘 건드리지 않는 현대사의 많은 왜곡된 부분을 꾸준한 논문을 발표해 역사 바로세우기를 펼쳐오셨다”며 “보수 진영에 서서 한 번도 옆길로 가지 않으시고 정도를 걸어오시는 모습을 보며 많은 감동을 입었다. 100세 시대이니 앞으로도 성결교회와 한국교회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 달라”고 전했다.

<한국성결교회 100년사> 등으로 성결교 역사와 정신사 정리
교회사학자·역사학자로서 왜곡된 근현대사 바로세우기 펼쳐
단독 및 공동저서 54권, 학술논문 114편 편찬 등 왕성한 활동

서울신대 박명수 교수 퇴임 기념예배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가운데)가 정년퇴임 기념예배에 참석한 내빈들과 케익 커팅식을 갖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어진 축사에서 황덕영 서울신대 총장은 “제가 알기로 박 교수님처럼 성공적인 교수활동을 하신 분은 드물지 않을까 싶다”며 “대표적인 우파 사상가이자 뛰어난 역사학자로서 이렇게 탁월하신 분이 드물다. 귀한 분과 함께 한 자리에서 역사를 지켜왔다는 것은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황 총장은 “저희 학교는 박 교수님을 보내드리고 싶지 않다. 퇴임하시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하시는 교수님께 앞으로도 많은 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준 목사(수정성결교회)는 “처음 신대원에 들어왔을 때 젊고 열정적이었던 교수님의 모습이 각인되어 있는데 벌써 은퇴하신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지금도 식지 않고 활활 불타고 계신다. 최선을 다해 달려갈 길을 달려가고 귀한 업적과 함께 은퇴의 방점을 찍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교수님의 학문적 열정에 많은 제자들이 전염되었다. 시야가 확대되었고 지적으로 풍요로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모든 체험을 아낌없이 쏟아부으셨다”며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더 큰 일하실 것을 믿는다. 더욱 열정적인 연구로 필생의 역작은 퇴임 이후에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역시 박 교수가 오순절 운동에 긍정적 역할을 미친 부분에 감사를 표했다. 이 목사는 “한국 복음주의를 대표하고 한국교회사에 큰 기여를 하신 역사신학자로 그동안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특히 성결교회와 오순절 성령운동의 역사적 연관성에 대한 깊은 연구로 오순절 성령운동의 지경을 넓혀주신 공로를 치하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2부 논문집 헌정식에서 헌사한 허명섭 목사(시흥제일교회)는 박 교수에 대해 “부단히 연구하고 지평을 넓혀온 노력하는 학자, 하나님과 교회를 각별히 사랑하는 성결한 목회자, 투박하면서도 구수한 언어와 친밀감으로 쌀집아저씨로 불리는 교수로 제자들과 후학들 사이에서 회자된다”고 소개했다.

허 목사는 “지난 26년 동안 서울신대 강단을 지키며 남기신 학문적·신앙적 삶의 궤적들은 후학들의 뇌리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며 “단독저서 16권, 공동저서 38권, 번역서 5권, 학술지 논문 114편, 기타 논문 및 칼럼 76편을 비롯해 여러 교회와 학교, 단체 등에 선포되었던 설교문 등 방대하고 알찬 연구실적들은 그간 얼마나 열정적으로 달려왔는가를 가늠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와 같은 애씀이 있었기에 성결교회 및 복음주의 교회의 역사와 신학을 이해할 수 있는 지평이 넓혀지고 깊이가 더해졌다. 한국교회사 및 한국현대사에 있어서 왜곡되고 축소 편향된 역사도 학계와 세간의 이목을 끌어내며 바로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의 논문집 증정과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의 감사패 전달, 박 교수의 가정이 학교 측에 전달하는 도서기증 및 후원금 전달식이 진행됐다.

박문수 박사(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의 사회로 진행된 3부 퇴임기념강연에서는 영익기념강좌의 설립 기금을 마련한 故김영익 집사의 장남 김승환 씨의 유가족 인사에 이어 박 교수가 ‘성결운동, 복음주의, 한국현대사회’를 주제로 퇴임기념강연이 이어졌다.

박 교수는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보면 많은 분께 은혜를 입었다. 약 35년의 세월을 보내며 학문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 물질을 주신 서울신대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를 설립해 주신 故 김영익 집사님, 민현경 권사님 가족에게 감사드린다. 이 연구소가 아니었으면 그동안의 연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박 교수는 “성결교회의 정체성을 찾는 데 학문을 시작했고 이것은 한국교회의 정체성, 나아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며 “여건이 지속되는 대로 한국 근현대사와 기독교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이은선 교수(안양대학교), 허명섭 목사(시흥제일교회)의 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