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확진자 중 과반인 신천지, 반 년 사이 3600여명 중국서 입국
특별입국절차 확대 불구, 26일 자정 기준 신규 37.5%가 해외 유입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백경란 이사장 페이스북 캡처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이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외국인 입국과 관련해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부는 지난 3월 19일부터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확대했다고 했지만, 26일 질병관리본부는 브리핑을 통해 “최근 해외유입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26일 자정 기준, 신규 확진자 중 해외 유입 관련 사례가 37.5%다.

이러한 상황에 26일, 백 이사장은 “일부러 치료 받으러 국내에 들어온다고 하기도(한다)”며 “우리 국민 치료도 힘들고 의료진도 지쳤다. 외국인까지 치료해주고 있을 정도로 일선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나라는 이미 한국을 다 막았다”고 했다. 26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금지 및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는 180국이다.

백 이사장은 “일선 의사들이 소식을 전한다. 외국인이 입원해 간호사들이 통역기를 요구해서 통역기를 샀다”며 “혹시 중앙방역대책위원회 같은 데 연결되시면 외국인을 막아주시기 바란다”며 “이제 지친다”고 한 번 더 호소했다.

27일에는 “지난 2주 이내 해외에서 입국하신 분들께 부탁드린다”며 “자가 격리 통지를 받지 않으셨더라도 2주 동안 자발적 자가 격리를 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 19일에는 “중국발 입국 제한이 안 되면 2주 자가 격리를 권고했는데, 그것도 안 했다”고도 하소연했다.

이밖에 “건강한 사람은 야외 공간이나 개별 실내 공간 등에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부의 방침에 반발해 대한의사협회가 “건강한 일반인도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안을 발표했던 12일에는, “마크스 착용 필요 없다 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며 실외에서 2m 가량 떨어져 줄 선 해외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지난 1월 20일, 국내 1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었다. 이후 24일 ‘양성’으로 판정된 2번째 확진자는 중국 우한에서 근무하던 한국인으로 밝혀졌다. 25일 3번째 확진자도 우한에서 거주하던 한국인이었다. 26일 ‘양성’으로 판정된 4번째 확진자는 우한발 공항에서 입국해 감염, 5번째 확진자도 우한 방문 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대응’이 중요한 시점에 정부는 확진자 격리와 감염예방 수칙 준수 공지 외에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1월이 채 지나기 전 2차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명륜교회의 6번째 확진자는 우한에 거주했던 사람과 식당에서 접촉돼 2차 감염됐다. 정부는 2월 4일에서야 ‘후베이성 입국자’만 겨우 차단했다. 국내 첫 환자 발생 후 15일, 중국 정부가 우한 봉쇄령을 내린 후 12일이나 지난 다음이었다. 2월 4일 당시 중국 저장성(절강성), 광둥성(광동성), 허난성(하남성), 후난성(호남성)에서 500~90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 베이징을 포함한 14개 지역에서 100~5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이었다.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과반수가 발생한 이단 사이비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의 경우 2019년 7월 1일~2020년 2월 27일 국내외 신도 40여명이 우한에서, 3,610명이 중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특별입국절차’를 확대한 바로 다음 날인 3월 20일에야 1월 23일 시작한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한 청원에 답변했다. 이 청원은 나흘 만에 20만명이 참여했지만, 답변은 약 2달이 지나서야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