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작은교회 추구는 의도적으로 해야 할 일”

작은교회연구소 이재학 목사(하늘땅교회)
▲작은교회연구소 이재학 목사(하늘땅교회)는 “가장 작은 한 영혼(羊)을 크게(大) 여기는 아름다운 곳(美)이 작은교회다.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말고, 진실하게, 진심으로, 진리를 살아내고 전하자"고 독려했다. ⓒ이재학 목사 제공
“작은교회는 신앙생활이 불편할지라도 주님의 제자도를 이루는 훈련을 받는 유일한 곳입니다”

2010년 개척한 경기도 오산시 하늘땅교회 담임이자 작은교회연구소장으로서 ‘작지만 큰’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이재학 목사가 강변했다.

지난 3일부터 사단법인 크로스로드(대표 정성진 목사) 주최로 진행되고 있는 2020, 제1회 개척목회컨퍼런스에서 이재학 목사는 “건강한 작은교회를 추구하는 일은 의도적으로라도 해야 하는 일”이라며 “그 작음 안에서 이뤄지는 진정성 있는 만남이 필요한 시대다. 공동체 중심의 작은 교회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오늘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고속질주다. 언젠가부터 그들 가슴 이면에는 작고(Small), 천천히(Slow), 단순하게(Simple) 살아가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천천히 올레길을 걸으며 자연을 보고 인생의 의미(Meaning)을 찾아가고 싶은 소망”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이런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공동체를 찾고 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예수 이야기와 신앙이야기가, 교회의 대형화로 인해 끊어졌다. 사실 현재 머물고 있는 교회가 자기 삶과 무관하게 느껴지는 고통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누가 현대인들의 삶에 자리잡은 ‘섬’을 채워줄 수 있을까? 이 목사는 “허무, 고독, 소외는 현대인의 가장 큰 질병이다. 관계의 단절을 극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기 위해 인간은 공동체를 끊임없이 갈망한다”며 “시대적 사명을 다했던 부모 세대는 너무 외로워서 울고 있다. 그 눈물을 닦아주고 누군가가 가슴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공동체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고향 같고 가족 같은 교회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에 의하면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관계’ 맺기가 두려워 ‘익명성’을 원하지만, ‘관계’ 맺기가 가능한 ‘공동체’를 찾고 있다. “자신의 영혼에 말을 걸어줄 친구를 찾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모습과 교회가 채워야 할 ‘섬’이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비록 작은 교회가 생존의 시급한 문제 앞에 높여 있다고 해도, 사람 사이에 있는 섬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관계 그물 형성을 위해서라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목회자 이중직 실천, 작은교회를 위한 10년의 몸부림
“작은교회는 제자도 이루는 훈련을 받을 유일한 곳”
"한 영혼의 무게 알기에 부흥 달라고 기도하지 않았다"

하늘땅교회는 2010년 12월 12일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가정집에서 아무 연고 없이 시작되었다. 가정에서 6개월, 근처 초등학교에서 축구하며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사역의 출발이었다. 10명이 모이자 평택 가곡리 빈 창고에서 1년간 광야생활을 했다. 그마저 주일만 사용 가능했기에, 저녁에는 기도할 처소가 없어 논에서 기도했다. 이곳에서 아이들만 70명이 모였다.

진실 하나만 믿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이들과 축구하고 농장을 운영하며, 깨진 가장들과 조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부모 역할을 했다. 농장에서 나오는 배추로 오산시 독거노인을 위해 200포기 김장을 제공했다. 작은교회도 얼마든지 마음만 있으면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지역신문에 소개됐다.

이 목사는 “밀리고 밀려 먹고살기 위해 내려오는 사람이 많은 오산은 전국에서 자살률이 몇 손가락 안에 든다. 그래도 대한민국 중심이 오산이라는 마음으로 교인들부터 깨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앙의 의식화가 되어야 생활화가 되어 변화된 삶이 가능하기에, 1년에 한 사람만이라도 정확하게 세우자는 마음이었다. “한 영혼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알기에, 감히 수많은 영혼을 달라고 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년차가 되면서 상가건물로 들어갔다. “100명 이상이 되면 20명씩 떼어 분리 개척의 한 모델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이 목사는 말했다. “혼자 커지기보다 함께하면 더 커지는 방식”을 택했다. 그렇게 두 번째 교회를 개척하고 현재 세 번째 교회를 준비 중이다.

작은음악회, 체육대회, 오산천 살리기, 자연환경 가꾸기 등 많은 부분에서 지역 주민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면서 개척 당시부터 목회자 이중직을 몸소 3년 실천해, 생소한 오산시를 알게 되었고 지역 내 작은 신우회들도 만들어졌다. “주변 학교들과 연계해 장애인 지원, 인문학 특강, 인생학교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목회자와 교회세우기를 위한 작은교회연구소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교회개척론, 교회론 등을 학교에서 강의하며 200여 명의 목회자들과 개척 및 교회 리빌딩을 위해 매달 1회씩 모임을 진행한다. 이 목사는 “많은 목회자들이 본질목회, 공동체목회에 관심을 갖고 성경연구와 독서나눔, 기도합주회 등으로 30개 교회가 설립예배를 드렸다”고 말했다. 현재는 바른 분리개척 모델을 성경적·신학적으로 세워가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이 목사는 “작은교회는 신앙생활이 불편할지라도 주님의 제자도를 이루는 훈련을 받는 유일한 곳”이라며 “사람을 품고, 사람이 머물고, 사람이 치유되고, 사람이 이야기하는 터전은 천국 가는 여정으로서 작은교회의 귀한 사명과 목적이다. 가장 작은 한 영혼(羊)을 크게(大) 여기는 아름다운 곳(美)이 작은교회다. 최전방에 선 작은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고 있음이 우리 자부심이 되어 자기 걸음으로 묵묵히 걸어가길 바란다.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말고, 진실하게, 진심으로, 진리를 살아내고 전하는 공동체가 되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