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칼럼] 성령의 인도하심과 복음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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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본철 교수의 성령론(72)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초대교회의 성도들처럼 우리도 성령의 인격적인 인도하심을 받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의 삶 전체가 주님의 것이 되어야만 한다. "주님 안에 거한다 함은 우리의 행위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으로 하여금 우리를 위해 우리 안에 그리고 우리를 통해 일하시도록 하는 일이다."(Andrew Murray) 다음은 필자가 어느 교회 금요 심야집회에 강사로 초청 받았을 때의 일이다.

<case> 몇 주 전부터 초청을 받고 나서는 계속 그 교회 집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집회 당일 새벽에 기도하는데 두 가지 영상(映像)이 내 마음에 떠올랐다. 하나는 어떤 여인이 앞줄 두 번째 자리에서 고개를 수그리고 엎드려 있었는데, 마침내 그 여인에게서 귀신이 쫓겨나는 영상이었다. 또 하나는 그 교회의 뒷좌석의 출입문 있는 부분에 마치 검은 곰 같기도 하고 검은 구름 같기도 한 어두운 세력이 크게 자리 잡고 있는 영상이었다. 나는 성령께서 그 교회를 방해하는 귀신들의 세력을 미리 보여주신 것으로 직감하고, 즉시 이 두 가지 세력을 추방하는 기도와 아울러 승리를 선포하였다.

그날 밤 그 교회 강단에 서자마자 나는 앞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아 힘없이 엎드려 있는 여인을 보게 되었다. 나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인식하면서 즉각 그 교회 담임목사님에게 정중히 부탁하였다.

"저 앞줄에 엎드려 있는 여자 분을 제 앞으로 좀 데려나올 수 있겠습니까?"

갑작스런 나의 부탁에 그 목사님은 잠시 당황하다가 답했다.

"아, 네? 어떤 분이요? 아 저 분이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는 그 여인에게 다가가 잠시 앞으로 나올 것을 권유하였다. 그러자 그 여인은 마치 기다리고나 있었다는 듯이 두말 않고 따라 나온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내 앞에 서자마자 그 여인은 부들부들 몸을 떨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인의 눈을 보니 눈동자가 이미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풀려 있었다.

나는 오랫동안 그 여인과 마주 대하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미 귀신은 묶여 있었던 것이고, 이젠 추방될 일만 남은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예수의 이름으로 귀신이 그 여인으로부터 떠날 것을 단 한 번 선포하자마자, 그 여인은 죽은 듯이 바닥에 쓰러졌다.

잠시 후 다가가 몸을 굽혀 안수하자, 그 여인은 매우 밝아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이 일로 인해 그 교회 집회는 시작 시간부터 강력한 회개의 영이 임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나는 검은 곰과도 같은 어둠의 세력으로 인해 눌려 있는 교회의 형편에 대해 선포하였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흐느껴 울면서 온 교회가 죄악을 통회 자복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회개의 기도 시간 이후 나눈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그 교회가 큰 힘을 얻게 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필자는 매일 매 순간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복음사역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거듭 깨닫곤 한다. 또 한 가지 사례는 호주 퍼스(Perth)에서 있었던 일이다.

<case> 퍼스에 오자마자 받은 성령의 주신 인도하심 가운데 특별히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어떤 교회 목사 사모님에 대한 것인데, 이상스럽게도 나이 지긋하신 이 목사님 내외분을 뵙게 된 그날부터 그 사모님에 대한 기도가 절로 되었고 또 그 사모님을 위해서 기도할 때마다 '극한 슬픔'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또 한 가지는 우리가 김 선교사님 댁에 도착하던 바로 그날 어떤 한국인 자매를 보았는데, 그 자매를 보는 순간 '갈망'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속에 떠올랐고 그 자매의 메말라 타는 듯한 영혼의 상태를 느꼈다. 역시 이 자매를 위해서도 그날 이후 계속 기도하게 되었다. 그리고 주님이 원하시면 그 자매를 만나 기도를 나눌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기도를 드렸다.  

김 선교사 사모님께서 아내에게 그 지역의 몇몇 한국인 부부들을 위해 가정사역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해오셨다. 아내는 강의안도 시드니에 남겨두고 몸만 달랑 왔기에 처음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잠시 당황했으나, 그러나 주님께서 강의안 없이도 일하실 것으로 믿고 수락하였다. 그날 밤 아내는 다음과 같은 꿈을 꾸었다.

'어떤 얼굴을 알 수 없는 크리스천 자매가 자신의 앞길에 대해 너무 궁금하여 점치는 무당을 찾아갔다. 그 광경을 목격한 아내가 그 자매에게 크리스천이 그런 일을 하면 안 된다고 충고하였다. 그랬더니 그 자매는 그런 줄은 알지만 너무나 답답해서 왔다고 힘들고 지친 얼굴로 아내에게 대답하였다.'

아내는 무언가 중요한 의미가 담긴 꿈이라 생각하여, 그 꿈의 내용을 주님께 올려드리면서 인도하심을 구했다. 그 다음날 몇 분의 젊은 커플 부부가 김 선교사님 댁에 방문하였다. 그런데 선교사 사모님 말씀이, 정작 초대한 분들은 못 오시고 오히려 다른 분들이 사모하는 마음으로 찾아오셨다는 것이다. 아! 그런데 그들 가운데 며칠 전 보았던 그 자매의 부부도 있었다. 그리고 제일 나중에 당도한 분들은 내가 기도해 온 그 목사님 내외였다! 그러자 선교사 사모님은 놀라면서 내게 말씀하셨다.

"어찌 된 일인지 제가 초대한 분들은 한 분도 못 오시고, 목사님이 기도해 온 분들만 다 오셨네요!"  

나는 그동안 성령께서 인도해주셨던 기도의 제목이 퍼뜩 떠오르면서, 그날 밤 하실 일에 대해 성령께 여쭙게 되었다. 무언가 굉장한 일을 주님께서 하실 것은 분명했다.    

그날 저녁 함께 식사를 하고 난 후 거실 소파에 편하게 둘러 앉아 아내의 가정사역 강의를 경청하였다. 아내는 비록 강의록은 안 갖고 와서 빈손이지만, 그러나 기도로서 무장하고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가 진행되어갈수록 성령의 기름부음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었다. 둘러앉은 부부들 가운데 눈물을 흘리고 또는 긴 한숨을 내쉬거나 하면서 성령의 만지심이 더해갔다.

강의 후 기도 시간을 내가 이어받았다. 뜨겁고 간절한 기도의 시간이 계속되어가는 가운데 둘러앉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큰 회개와 회복의 역사가 일어났다. 특히 부부끼리 손을 잡고 기도하는 시간에는 서로 미워했던 마음, 용서하지 못했던 마음 등을 서로 주고받으며 기도해주는 눈물의 시간이었다.    

이런 사례들은 성령의 인도하심을 민감히 분별하고 또 그 인도하심을 따라 순종하는 일 없이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양심을 통하여 주어지는 주님의 인도하심을 민감히 따르게 위해, 그리고 우리의 지성과 감정과 의지를 통해 하나님의 뜻이 날마다 우리를 통해 나타날 수 있도록, 순간마다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복종케'(고후 10:5) 하여 주님의 발 앞에 엎디어 있는 우리 영혼의 상태가 되게 하여야 한다. 이런 성숙한 이들에게 있어서 주님과 동행하는 삶은 하나의 자연스러운 삶의 스타일로 변화되어지게 되는 것이요, 이 같은 사람들은 실제로 그들의 생각과 감정과 의지를 통해 주님의 정확한 뜻과 인도하심을 잘 분별하여 따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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