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독립선언과 3.1운동, 그리고 기독교

▲2·8독립선언 100주년기념 학술심포지엄 및 국민 대토론회 기념 사진. ⓒ김신의 기자

2·8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2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8독립선언 지나온 100년 이어갈 100년’을 주제로 심포지엄과 국민 대토론회 및 사진전을 개최됐다. 행사는 서울YMCA가 주관했다.

먼저 개회식에서는 이종걸 국회의원(2·8독립선언 100주년기념 기념사업위원장)이 “절망적이었던 일제강점기에 굳은 의지와 신앙심으로 2·8독립선언을 주도하고 민족 독립을 이끈 YMCA 선각자를 비롯한 항일 열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상기하면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겠다”고, 김인복 서울YMCA 이사장은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미래 100년 역사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귀한 밀알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각각 인사를 전했다. 이후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 등이 축사했다.

‘2·8독립선언서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한 김학준 단국대학교 석좌교수(인천대학교 이사장)는 2·8독립선언이 발표된 시기의 배경과 전개 및 의의와 영향에 대해 살폈다.

김 교수는 “1919년 2월 8일 동경 조선유학생들이 조선청년독립단의 이름으로 2·8독립선언서를 발표했다. 선언을 주도한 최팔용, 윤창석, 김도연, 이종근, 이광수, 송계백, 김철수, 최근우, 백관수, 김상덕, 서춘 등 11인은 동경의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서 한국유학생대회를 열고 6백명이 참석해 대회 열기를 북돋았다”며 “2.8독립선언은 국권을 빼앗긴 이후 처음 발표된 독립선언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3·1독립선언서는 2·8독립선언서의 뜻을 대체로 이어받았다”고 했다.

▲2·8독립선언서. 2·8독립선언 100주년기념 학술심포지엄 및 국민 대토론회 사진전시 중. ⓒ김신의 기자

김숭배 상임연구위원(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은 2·8독립선언의 정치역학적 배경과 이에 대한 일본의 인식을 살피며 “2·8독립선언이 ‘민족 자결’을 발현시켰다”고 했다.

그는 “2·8독립선언은 3·1독립운동의 전사적 성격이 아니라, 1919년 시점에서 민족을 지탱했던 역사였고 민족의 자결을 천명한 것이었다. 이는 유학생이라는 신분, 기독교 사상이라는 배경, 세계사의 조류를 인지한 결과였다”고 했다.

이명화 수석연구위원(전 독립기념관)은 “유학생들은 천시받고 적대시될수록 더욱 강한 민족의식과 항일의식을 품었고, 기독교 신앙과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한 기독청년으로서 사회화를 도모하며 YMCA운동으로 신앙 공동체를 이룩해 나갔다”며 “이는 기독교 종교단체로서 유학생들의 정신적 안식처이면서 동시에 유학생사회를 이끌어갔던 민족운동의 지렛대 역할을 수행했다”고 했다.

▲재일본동경조선기독교회 교회원들(1915). 2·8독립선언 100주년기념 학술심포지엄 및 국민 대토론회 사진전시 중. ⓒ김신의 기자

또 “조선YMCA는 각기 다른 환경과 계층의 유학생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고리가 되었고, 2·8독립선언의 진원지가 되었다. 관동대지진 때는 조선인 학살의 공포 속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학살 조사활동에 나섰다”며 “조선YMCA는 종교적 친목 단체를 넘어 민족공동체의 장이 되었고, 동시에 기독교 정신과 배치되지 않음으로써 일본YMCA와 국제YMCA의 지지와 협력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박용옥 교수(전 성신여자대학교)는 “김마리아는 2·8독립선언서에 서명했어야 할 위대한 애국지도자였다. 그는 고문후유증으로 1944년 3월 13일에 운명했지만, 그의 정신은 오늘도 살아 있어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을 비춘다”며 김마리아와 황에스더, 차경신을 비롯한 여성 인물들을 조명하기도 했다.

여성독립운동을 준비하던 김마리아는 3년의 투옥생활과 심한 고문을 당했고, 중국 상해로 망명에 성공한 뒤 상해에서 개최된 국민대표회의에서 정부를 적극 옹호했다. 이후 독립의 힘을 실력 양성이라 보고 미국으로 재망명해 팍대학 시카고대학원을 거쳐 뉴욕의 콜롬비아대학에서 교육 행정학 석사를 받고 뉴욕신학대학교에서 종교학을 수학, 1932년 7월 조국에 돌아와 원산의 마르타윌스여자신학교 교수로 성경 강의를 했다. 동방요배와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했다.

이 밖에 오영섭 교수(연세대학교), 김권정 학예연구사(대한민국역사박물관), 김석근 수석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박종현 원장(한국교회사학연구원), 고혜령 편사부장(전 국사편찬위원회)이 발제 및 토론했다.

한편 2·8독립선언100주년기념사업회는 재일본한국YMCA 회관을 민족독립운동의 사적지로 정하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