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화가가
큰 스승을 찾아가 길을 물었습니다.
"저는 평생 그림으로 진리를 이루고
하나님께 이르고자 하였으나
세월이 흐를수록 찾아드는 것은
초조함과 슬픔뿐입니다.
진리도 하나님도 만날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스승이 대답하였습니다.
"아, 그렇소!
그렇다면, 당신 작품 좀 봅시다!"
그 화가는 얼마 후 수레에
자기가 그린 그림을 가득 싣고서 다시 찾아왔습니다.
걸작 가운데 걸작만 골라 가지고 온 것입니다."
스승이 다시 화가에게 물었습니다.
"하나님을 꼭 만나고 싶소?"
"예, 꼭 그리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자네의 그 그림으로
오늘 저녁 내 방을 좀 덮히게!"
화가는 한 동안 망설이더니,
이를 깨물고 일어나,
자기 작품으로 아궁이에 불을 지폈습니다.
아궁이에서 자기 생명 같던 작품이
불꽃을 내며 타들어갔습니다.
화가는 자기의 창자가 끊어지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으로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타들어가는 작품을 보면서
차츰 자기 마음의 고통과 어둠과 한계도
타들어가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화가는
드디어 그 불꽃 속에서 활짝 웃으며
맞이하는 하나님의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웃으시자,
화가도 함께 웃었습니다.
하늘의 달도 웃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만물이 살아나 찬양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를 섬기는 이는
하나님을 섬길 수가 없습니다.
자기 집착의 우상을 벗은 이에게
하늘의 기쁨과 평화
사랑과 자유가 임합니다.
<2005.11.9. 다시 묵상함. 연>
<오늘의 단상>
진정한 행복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데서 옵니다.
<이주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