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예장통합 전국장로회연합회 제41회 전국장로수련회 첫째 날인 8일 오후,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가 수련회 주제인 ‘처음 사랑을 회복하자(계 2:4-5)’라는 제목으로 주제강의했다.

이 목사는 “이번 수련회 주제에 나오는 ‘사랑’은 무엇보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라는 전제 아래, ‘하나님에 대한 처음 사랑을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우리가 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회복해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자”고 운을 뗐다.

이 목사는 먼저 ‘하나님의 기쁨 추구하기’를 회복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다윗이 하나님의 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오다 ‘웃사의 사건(삼하 6:6-7)’을 경험한 것을 설명하면서 “하나님의 궤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데, 이 임재는 하나님을 바로 섬기는 이들에게는 큰 복이지만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지 않는 자들에게는 오히려 큰 화가 될 수 있다”며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궤가 어떤 인간적 목적에 이용되는 것을 거부하셨듯, 한국교회도 교회 수와 신자 수가 아무리 많아도 잘못 믿으면 사회와 나라에 복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각자의 삶이나 교회 일에 있어서도 모두 하나님 말씀을 따라,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의 기쁨을 위해 해야 한다”며 “매사를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의 명령대로, 하나님의 규례대로 행할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나의 기쁨을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며 “교회가 무슨 일을 할 때, 사람들이 다 좋아한다 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도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둘째로는 ‘하나님의 때를 따라 살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요구를 거절하시며 ‘내 때가 아직 차지 않았다(요 7:8)’고 하신 말씀을 증거하면서 “예수님의 거절은 세상적·인간적·물질적 동기에 의한 것들”이라며 “예수님의 언행일치, 그리고 가르침과 삶의 일관성 중심에는 바로 ‘하나님의 때’였다”고 말했다.

▲이수영 목사가 주제강연을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우리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나 편한 방법으로 행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때에 하나님이 명하시는 방법대로 행하며 살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수영 목사는 “신앙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주님을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주님 가시는 길을 내가 따르는 것이고, 내가 원하는 일에 하나님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원하시는 일에 우리를 복종시키는 것”이라며 “내 때가 아니라 하나님의 때를 좇음으로써, 주께서 동행하시는 삶을 살아가자”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는 ‘하나님의 일에 관심 갖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향유 옥합을 깨뜨린 여인(막 14:1-8)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보통 사람들 눈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여인의 그 행위는, 바로 복음의 신비를 드러낸 것이자 복음을 선포한 것이었다”며 “복음이란 죄로 말미암아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들에게 하나님 아들이 대신 십자가에 돌아가심으로써 구원의 문이 열린 것 아니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주님을 몸으로 가까이 따르는 제자라 할지라도, 개인적 욕심에 사로잡히면 눈이 멀어 정말 주님께 좋은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된다”며 “우리는 이기적이고 세속적인 관심에 사로잡혀 막상 주님께 좋은 일들은 잊고 지내지 않는지 스스로에게 물어 보자”고 권면했다.

마지막으로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귀한 향유 옥합을 아낄 때와 깰 때를 바르게 분별할 줄 아는 우리 모두가 돼야 하겠다”며 “언제나 하나님의 기쁨을 추구하고 하나님의 때를 따라 살며 진정 하나님의 일에 관심 갖기를 다짐하고 힘씀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회복하자. 그것이 한국교회가 사는 길”이라고 했다.

◈“타오르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얀 후스 순교 600주년

저녁식사 후 첫 번째 ‘은혜의 시간’에서는 주현신 목사(과천교회)가 ‘프라하의 봄(요 8:31-32)’이라는 제목으로 체코의 종교개혁자 얀 후스(Jan Hus)에 대해 전했다. 그는 “작년 8월 영성순례의 마지막 방문지가 프라하였다”며 “거기서 종교개혁자 얀 후스가 꿈꿨던 ‘프라하의 봄’을 호흡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한국장로성가단이 예배 도중 찬양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주 목사는 “얀 후스가 꿈꾸었던 ‘프라하의 봄’을 마틴 루터가 이어받았기 때문에, 후스가 없었다면 루터도 없었다”며 “얀 후스가 가톨릭에 의해 이단자로 몰려 화형당한 것이 1415년인데, 엊그제 7월 6일이 정확히 그가 순교한지 6백주년 되는 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스라는 이름은 영어로 구스(Goose) 즉 거위로, 그는 화형당하기 전 ‘나는 거위같이 불에 타 죽지만, 1백년 뒤 불타 죽지 않는 백조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후스의 화형 102년 뒤인 1517년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했으니, 그 백조는 바로 루터 아니었을까”라고 전했다.

주현신 목사는 “후스는 라틴어 성경을 체코어로 번역하고 체코어 찬송가를 보급했고, 가슴 뜨거운 설교자로 3천 명이 모이던 베들레헴 채플에서 체코어로 설교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파문감이고 화형감이었다”며 “저는 후스가 담대히 설교했던 그 교회 강대상 앞에서 그의 깊은 ‘성경 사랑 민족 사랑 성도 사랑’을 가슴에 새겼다”고 고백했다.

그는 “후스가 꿈꿨던 ‘프라하의 봄’은 진리의 말씀인 성경에서 시작됐고, 말씀의 은혜가 넘치는 예배 자체가 이미 강력한 개혁운동이었다”며 “이를 이어받은 루터는 교황무오설이나 성직계급 구조, 사제 면책특권 같은 비성경적 교리와 전통과 제도를 전면 부정했고, 성직자들의 부정축재와 윤리적 방종을 호되게 비판했으며, 무엇보다 면죄부 판매를 격렬히 반대하면서 박해가 심각해졌다”고 했다.

주 목사는 “후스가 꿈꾼 ‘프라하의 봄’이라는 신앙 유산을 받은 우리는 지금 어떤 모습인가? 후스가 오늘 한국교회를 살펴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라고 질문한 뒤 “우리는 후스의 개혁정신을 이어받은 프랑스 위그노들이 화형당할 때 외쳤던 말인 ‘타오르지만 사라지지 않는다’를 기억하면서, 나부터 이러한 순교자의 삶을 살아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