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권위-임원회 연석회의 후 유충국 부총회장(좌)과 이진해 서기(우)가 기자들에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총회장 전광훈 목사)가 백석총회(총회장 장종현 목사)와의 통합에 한 걸음 더 내디뎠다. 그러나 대신측 내부에 통합 반대 여론이 여전히 거세,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신측은 5일 오후 총회회관에서 통합전권위(이하 전권위) 회의 및 전권위-임원회 연석회의를 잇따라 열고, 지난 2일 대신-백석 양측 관계자들이 서명한 ‘8개항’대로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신측은 2일 합의에 대해 “전권위원장이 ‘일단 합의문을 받아오면 그 안을 가지고 논의하자’고 위임해 줘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이 통합 조건으로 합의한 8개항의 주요 내용은 ▲교단 명칭은 ‘대신-백석’으로 하되, 대신측에서 통합에 합류하는 교회가 90% 이상이면 ‘대신’ 60% 이하면 ‘백석’으로 한다 ▲백석대 신대원의 명칭은 대신측에서 80% 이상 합류할 시 ‘백석대 대신신대원’으로 한다 ▲총대는 양측 동수로 하며, 통합 후 합류하는 교단들에 대해서는 양측이 협의해 결정한다 ▲교단 역사는 백석의 것으로 하되, 통합 이후 역사편찬위를 구성한다. 위원은 양측 동수로, 위원장은 대신측 최복규 목사로 한다 ▲양 교단의 총회장과 임원은 현행대로 하고, 2015년 9월의 통합총회장은 장종현 목사로 한다. 임원은 정·부를 대신·백석이 교차로 한다 ▲양 교단의 현 사무총장·총무는 공동으로 하고 임기는 3년으로 한다 ▲양 교단의 직원은 그대로 승계하고 2015년 1월 31일 이전까지 총회사무실을 백석총회 사무실에서 통합 운영한다 ▲통합총회는 2014년 12월 16일(화요일) 오전 11시 천안 백석대학교에서 개최한다 등이다. “위 사항을 파기하는 교단은 재산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라는 단서도 달았다.

5일 전권위-임원회 연석회의 후 유충국 목사부총회장, 이진해 서기, 홍호수 총무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 내용에 대해 논의한 결과 총 20명 중 11명이 참석해 7명이 서명했고, 전권위원장인 최순영 목사는 ‘모든 위원들의 동의를 얻은 후에 하겠다’며 서명을 유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홍호수 총무는 통합 추진에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본래 임기인 2년을 채운 뒤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유충국 부총회장은 “총회장님께서 90% 이상 동참하지 않으면 통합을 하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저도 같은 의견이다. 교단이 깨지면서까지 통합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이제 오늘 결의했으니 반대하는 분들을 찾아가 하나되려고 노력하고, 내년 9월 총회는 축제의 장을 만들 것이다. 통합이 보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 부총회장은 또 “12월 16일에는 통합을 선언하는 것이고, 공식적인 통합은 내년 9월 총회에서 이뤄진다”며 “그 때까지는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가면서 모든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이고, 오해되거나 법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문에 ‘통합선언총회’가 아닌 ‘통합총회’라고 돼 있는 것에 대해서는 “기록만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신총회수호협의회는 5일 성명을 통해 ▲대신-백석총회 통합합의서는 제49회 총회 결의사항(4개항)과 일치되지 않고 통합전권위원회를 배제한 내용이기에 불법이다 ▲12월 16일 백석대학교회에서 개최될 대신-백석 통합총회는 원인무효이고, 강행할 경우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비상총회를 개최할 것이다 ▲불법 통합합의서를 따라 통합총회에 참석하는 자는 대신총회 이탈자로 간주할 것이다 ▲대신총회의 신학과 전통성을 마지막까지 수호할 것이다 등을 선언했다.

대신총회 유지재단이사장 정영식 목사도 성명을 통해 ▲유지재단은 대신총회수호협의회를 적극 지지한다 ▲유지재단에 출연된 재산은 적극 보호하겠다 ▲총회에서 발표한 교단통합합의서 맨 마지막에 언급한, “통합합의서 파기 시 교단의 재산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등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