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에게 필요한 세 가지 자질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선교사의 편지] 살아남고, 관계를 맺고, 효율을 추구하라

선교에는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선교사라 할 수 있습니다. 선교사는 개인적 부르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교회 또는 선교단체의 파송의 과정 가운데 선교지에 발을 내딛은 사람입니다.

선교에 대해 떠올릴 때 전략, 사역, 프로젝트 등 일에 포커스를 둔 많은 것들을 우선 떠올립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은 현장의 선교사를 빼놓고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결국 선교사의 몫이 될테니까요.

첫번째로, 선교사의 현장 거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생존해 내는 것입니다.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래야 쓸모가 있게 됩니다. 나도 그랬었고, 많은 분들 또한 그러하리라 하는 것은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생존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쉽게 당연시 여긴다는 것입니다. 생존하는 것은 저절로 쉽게 되는 것이 아니라 발버둥내지 처절한 싸움을 통해 얻어지는 것입니다. 선교사는 선교 현장에 존재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선교사의 존재성'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쉽게 영적으로 정서적으로 공격당할 수 있기에 선교사가 살아남으려면 긍정적 자아상, 부르심에 대한 확신, 건강한 가정, 재정의 후원, 문화 및 언어에의 적응이 필요합니다.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점들이 없습니다. 적어도 선교지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을 지나야 무언가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간다고 봅니다. 선교사의 생존을 위해 많은 격려와 기도가 필요합니다. 부르심에 순종해 선교지에서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많은 상급이 있을 줄로 생각합니다.

두번째 단계라고도 할 수 있는 선교사의 특징은 관계성입니다. 선교사는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 땅 가운데 거주할 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하면서, 현지인들과의 관계, 본국과의 관계, 동료 사역자들과의 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선교 초기 한 지역이나 종족에 혼자 거하면서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마치 영웅 같은 존재가 선교사였다면, 지금은 도시화가 이루어져 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사역의 대상들을 접하는 전략가 또는 야전 사령관 같은 역할을 선교사들이 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와 인터넷 발달은 또한 많은 지역에 도시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도시에는 대규모의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려면 재정과 시간을 투자해야 할 뿐 아니라, 지혜로운 접근 방법과 프로젝트들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런 전략과 이론보다 더 앞서는 것은 그 일을 진행해가는 선교사가 현지인들과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어떠한 영향력을 주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업무보다는 인간관계가 중요시되는 더운 문화권에서는, 선교사가 어떻게 현지인들과 관계를 형성하느냐가 아주 중요합니다.

제가 있었던 이집트의 경우 현지인들과의 관계 정도가 사역의 내용과 수준을 결정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을 진행하면서 주위 사역자들과는 어떻게 의사소통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느냐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세번째 선교사에게 중요한 특징은 바로 효율성입니다. 선교지에 존재하는 것은 귀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 존재를 뛰어넘어 관계 가운데에서 효율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기적 계획 가운데 한 시즌 한 시즌을 보내면서 계속 준비되는 것도 맞지만, 한 시즌마다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려 합니다. 그런데 선교사는 섬기고자 온 사람이기에 때로는 하고 싶은 것뿐 아니라 필요를 보고 섬길 줄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본인의 성격, 은사, 경험을 활용해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고, 섬겨서 유익하게 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이 고백한 것처럼 유익하게 하고자 선교사는 선교지에 머무는 것입니다. 선교지에서의 연차나 역할에 따라서 주력해서 섬겨야 하는 영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족은 가족대로, 싱글은 싱글대로, 신입은 신입대로, 선임은 선임대로 필요를 보면서 기꺼이 내어주고 헌신해야 합니다.

존재성, 관계성, 효율성은 단계별로 선교사에게 요구되기도 하고, 동시에 세 영역에서 배워 나가면서 싸워나가는 것이 선교사의 삶입니다.

오늘도 전세계 선교지에서 분투하시는 많은 선교사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할렐루야!

글쓴이 김영 선교사는 16세에 선교에 부르심을 받아 교회와 선교단체에서 성장하고 사역하다가 선교지에 파송받아 중동 이슬람 지역에서 무슬림사역, 훈련사역을 해왔다. 지난 해에 갑작스런 추방을 당해 현재 안식년 중에 있으며, 올 중반 중동 이슬람 지역으로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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