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자막이 나오는 장면. 이윤석 씨의 상담 장면과는 관계없이 이 씨가 사랑하는 여성과 결혼해 가정을 이룬 것에 대해 ‘정상적인’이라고 자막을 내보낸 장면을 문제삼았다. ⓒKBS 캡처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23일 방송분의 ‘동성애 비하’ 논란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하지만 정작 논쟁의 진원지라던 시청자 게시판에는 동성애 관련 글이 많지 않다. ‘만들어진 이슈’일 가능성이 다소 높다는 얘기다.

방송 하루가 지난 24일 오후 9시까지도 게시판 상에서 프로그램 분류를 남자의 자격으로 선택했을 때 동성애 관련 글은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대다수 시청자들이 관련 내용을 ‘정상적’이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문제가 된 장면은 ‘남자, 그리고 형’을 주제로 한 이날 방송에서 개그맨 이윤석 씨가 “남자가 가끔 예뻐 보인다”는 한 남자 고등학생의 고민을 사연을 상담해 주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성 정체성 고민에 대해 교수이기도 한 이윤석 씨는 “자라나는 과정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우리 때도 이런 친구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멀쩡하게 여자친구 잘 만나고 잘 살더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이 씨에 대해 ‘한 가정의 가장,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계신’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계신’이라는 이 ‘정상적인’ 자막에 대해 커밍아웃을 한 이송희일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에 “<남자의 자격>은 <마초의 자격>을 꿈꾸나 봐요. 동성애를 고민하는 한 학생에 대한 이윤석의 폭력적인 상담은 성 정체성에 대한 한국 교육계의 무지를 그대로 답습하더군요. 이윤석 씨, 누가 당신더러 그만 비실거리고 정상으로 돌아오라고 하면 기분이 좋나요?”라고 적었다.

이같은 소식을 다룬 포털의 댓글 등에서도 “어쩌다 보니 내 주변에 게이나 트랜스가 많고, 난 그 애들과 친하고 무시하지 않지만, 그네들이 정상이라 보지는 않는다”, “솔직히 정상은 아니잖냐”, “비하라는 말 자체가 웃긴다. 동성애가 무슨 고귀한 거냐?” 등 냉소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연출자 신원호 PD는 인터뷰 등에서 “이날 방송분의 전체적 의도나 기조를 고려한다 해도 비하적인 뜻이 담긴 것은 아니었음을 대다수 시청자들이 이해해 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