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결교회는 임직자들의 헌금을 어려운 이들을 위해 기꺼이 내어 놓았다. 지난달에는 25명의 장애우들이 교회의 지원에 힘입어 금강산 관광을 다녀오기도 했다. ⓒ 은평성결교회 제공

교회의 직분 임직이란 당사자들로서는 매우 소중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의 명예와 감투가 아닌 섬김과 헌신의 소명을 부여받고 십자가의 도(道)를 이어 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은평성결교회(담임 한태수 목사)는 교회 창립 46주년을 맞아 장로장립, 권사취임, 집사 안수 임직 감사예배가 열렸다. 이날 예배에서는 4명의 장로와 157명의 남·녀 권사, 40명의 안수집사가 새롭게 직분을 맡게 됐다.

하지만 이날 감사예배에는 여느 임직식과는 또 다른 소박함이 묻어났다. 임직 당사자들의 임직 헌금을 대부분 어려운 이들을 위해 돕기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직분을 부여받는 자리인 만큼 임직 헌금은 일반적으로 당사자들의 새 옷 마련에 사용되는 것이 관행. 하지만 3년 전 한태수 목사가 부임한 후 나눔과 섬김의 실천에 앞장서 왔던 은평성결교회는, 이번 임직 헌금의 대부분인 총 6천5백여만원을 지역사회와 어려운 이들을 위해 내어 놓기로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다.

은평성결교회는 먼저 이번 임직 헌금으로 은평구 지역의 역촌초등학교, 숭실중고등학교, 대성중고등학교, 명지중고등학교, 신진과학고등학교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 중 신진과학고등학교는 미션스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취지에서 선뜻 이 같은 뜻을 담았다. 지난해는 역촌초등학교의 백혈병 어린이를 위해 치료비 전액인 2천여만원을 지원하기도 했었다.

또한 은평성결교회는 해외 선교사 및 외국인 근로자 치료를 위해 세브란스 병원에 1천만원의 후원금을 지원했으며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은평구청에도 후원금을 지원했다.

12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희망연대의 활동과 더불어 은평성결교회는 지난 4월 14일~15일과 21~21일 진행됐던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금강산 나들이’ 지원에도 임직자들의 뜻을 함께 모았다. 교회에 배정된 25명의 장애인들의 활동비를 일체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는 25명의 교회 봉사자들도 직접 참여키도 했다.

이외에도 그간 교회에서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북한 양강도 고아원 지원 및 결핵어린이를 위해서도 힘을 실었으며 희귀질환 목회자 자녀 장기 이식 수술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은평성결교회의 결단은 타 교회에도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임직 예배에 축하차 참석했던 교단과 지역교회 목회자들은 “우리 교회들이 해야 할 일들에 먼저 모범을 보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나눔 활동에는 올해 초 발족한 한국교회희망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한 한태수 목사의 의지가 컸다. 지난 2005년 한 목사의 부임 이후 지역을 책임지고 섬기는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는 교회를 표방한 이래 은평성결교회는 의료, 노인 봉사, 방과 후 교실, 장애우를 위한 교실 운영 등을 활발히 펼쳐왔다.

감사예배를 준비했던 이길용 장로는 “한 목사님 부임 이후 드려진 첫번째 임직 행사를 통해 장로들 스스로도 자긍심을 얻었고 또한 기존 직분자들의 마음도 새로워지는 것 같아 감사했다”며 “앞으로 임직 행사도 지속적으로 사랑의 나눔 행사로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