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변증가들

“초대 교회에는 많은 변증가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그 가운데 6인물을 꼭 기억하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그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스틴 마터(d. 약 165)

이레니우스(약 130-200)
클레멘트(d. 약 217)
터툴리안(약 155-230)
오리겐(약 182-251)
키프리안(d. 258)



“어때요? 낯익은 인물들이 있죠? ‘핍박들’이란 주제를 통해 이미 이런 분들의 순교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만일 기억이 나지 않으시거나 생소하다면 ‘교수가 잘못 가르친 것입니다. 제 잘못이고 저의 부덕입니다. 다음부터는 기억이 나도록 잘 가르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학생들이 한 바탕 웃으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기억납니다. 교수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또 한 바탕 웃음이 학생들에게서 터져 나왔다. 아무튼 생소한 주제이거나 이름들이 아님에는 틀림없었다.

“이 6명의 사람들을 서로 짝을 이루고 있다는 특징도 갖고 있습니다. 먼저 동방교회의 저스틴 마터와 이레니우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와 그의 제자 오리겐, 그리고 카르타고의 터툴리안과 그의 제자 키프리안으로 짝을 이룹니다. 연대순은 아니지만 이렇게 짝을 지워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교수님, 질문이 있습니다. 말씀하신 6인물 외에 어떤 변증가들이 2-3세기에 활동했는지, 아니면 어떤 지도자들이 있었는지 이름이라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장이권씨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그 외에도 변증가들로 활동한 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히폴리투스(Hippolytus, 236), 코넬리우스(Cornelius, 253), 노바티안(Novatian, 257), 대 디오니시우스(Dionysius the Great, c. 264), 디오니시우스(Dionysius, 268), 피르밀리안(Firmillian, 268), 그레고리 타우마투르구스(Gregory Thaumaturgus, 268), 아르켈라우스(Archelaus, 282) 등입니다. 혹시 낯익은 인물들이 있는지요?” 그러자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하고 모두들 시선을 책상만 보고 있었다.

“자 그러면, 먼저 저스틴 마터라는 분에 대해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1.1.1. 저스틴 마터

▲저스틴 마터
“‘저스틴 마터’라는 이름은 ‘저스틴 순교자’라는 말입니다. ‘마터’란 영어로 ‘martyr’, 즉 순교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요. 라틴어로 읽게 되면, ‘유스티누스’라고도 합니다. ‘저스틴’이란 말은 영어식 이름이지요. 혼돈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저스틴은 순교하신 분이심이 틀림없음을 이름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저스틴은 철학자, 순교자, 그리고 기독교 변증가입니다. 지난 번 ‘핍박들’이란 주제를 다루면서 로마제국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시대에 순교하신 분이심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전반적으로 그분에 대해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철학사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저스틴은 약 110년경에 태어나 165년경에 순교하신 인물입니다. 야곱의 우물 근교이며 현재 나블로우스, 즉 사마리아의 플라비아 네아폴리스에서 태어난 이방인이었습니다. 부친과 조부는 로마인으로 여겨집니다. 분명히 교육을 잘 받은 인물로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한 편으로는 경쟁을 즐겼고,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의 영혼의 갈망을 채울 수 있는 지식을 찾기를 원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스토아 철학과 플라톤주의에 심취했다고 할 수 있죠. 플라톤 철학의 목적이 바로 하나님을 찾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저스틴이 가르친 당시의 에베소
“게다가 나이 많은 분이 진리를 찾고자 하는 저스틴과 함께 철학적 주제들을 논의하면서 예수님에 대해 말했습니다. 저스틴에게 철학자들이 있기 전에 있었던 히브리인 선지자들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이런 설명을 들은 저스틴은 진리에 대해 새로운 통찰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 영혼이 불붙는 것 같았습니다. 선지들에 대한 열망, 그리스도 친구들에 대한 열망으로 저는 사로잡혔습니다. 그분의 말씀을 듣는 가운데 그분이야말로 참된 철학을 하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하여 저스틴은 이러한 분, 즉 구세주를 따르는 기독교인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기독교를 보다 알기 위해 기독교인들의 삶에 관심을 보다 깊게 갖게 되었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철학자의 옷을 입고 여전히 다녔습니다. 에베소에서 학생들에게 철학을 가르쳤고 후에 로마에서도 철학을 가르쳤습니다.”

▲담대하게 죽음을 기도로 맞이하는 순교자들
“그런데 죽음 앞에서도 담대하게 서고 두려워하지 않는 초월적인 용감함을 보고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구약성경의 가르침에 놀랍게도 견고히 고수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저스틴은 기독교로 개종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죠. 당시 기독교인들의 순교는 그야말로 이방인들, 즉 비기독교인들에게 커다란 충격적인 사실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순결한 삶은 이방인들에게 큰 도전과 아울러 감동적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복음의 전파가 이러한 것으로 인해 널리 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저스틴이었습니다.”

“개종한 저스틴은 복음전도자로서 기회 있는 대로 복음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철학임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구원을 얻는 유일한 길임을 알렸습니다. 여러 곳으로 여행을 하던 중 에베소에 거하기도 했고, 상당한 기간 동안 로마에 거주하기도 했습니다. 로마에 거하면서 아마도 기독교 교사직을 감당했던 것으로 믿어집니다. 그곳에 거하면서 견유학파(Cynics)가 그에 대해 음모를 꾸며 검거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저스틴은 순교로 자신의 진실성을 증명했습니다. 165년 그는 참수형을 당해 순교를 하게 이릅니다.”

1.1.1.1. 스토아 철학

“저스틴의 삶보다도 더 유명한 것은 그가 쓴 작품들에서 나옵니다. 언제 어디서 자신의 작품들을 썼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로마제국 황제 안토니누스 피우스 시기에 살면서 작품을 썼다고 믿어집니다. 그리고 아우렐리우스 시대에 순교를 당했다고 믿어집니다.” “저... 교수님!” 정현숙씨가 질문을 한다. “죄송하지만 저스틴이 로마에 거하면서 ‘견유학파’를 만났고, 그들이 그에 대해 음모를 꾸몄다고 하셨는데 그 학파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예, 그렇군요. 제가 보다 잘 설명하지 못했네요. 질문을 잘 하셨습니다.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추종자였던 안티스테네스(약 445-365 B.C.)가 세운 학파입니다. 견유학파는 자연에 따라 사는 것이 곧 덕스러운 삶이라고 보며 덕행을 행하게 되면 행복을 얻게 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은 기존의 가치관, 즉 부귀영화와 사회적 신분과 같은 가치관을 포기했습니다. 그런 가치관은 자연과 위배된다고 여겼기 때문이지요. 견유학파는 그렇게 잘 조직적인 철학학파는 아니었습니다. 철학 체제라기보다는 하나의 삶의 한 방법이라고 보는 것이 더 나은 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들의 많은 사상들은 스토아 철학(Stoicism), 즉 금욕주의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어느 정도 이해가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질문이 있으시나요?” “예, 교수님! 또 질문이 있는데요. ‘스토아 철학’이 무엇인가?”하고 정현숙씨가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죄송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다시 물었다.

▲제노
“‘스토아 철학’이란 우주처럼 사람들의 정치적이고 개인적 삶을 질서 있기를 바라는 헬라 철학을 말합니다. 모든 스토아 철학자들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가장 근본적 명령이 자연법을 따르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초기 스토아 철학자는 에베소의 헤라클리투스입니다. 그는 스토아 철학의 아버지라 불립니다. 개인이 자연법이나 로고스에 복종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연을 사랑했던 견유학파들처럼 덕스러운 사람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다가 300년B.C.경 제노라는 사람이 아테네에서 강의하면서 상당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는 헬라인들에게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를 규명했습니다. 그런 후 A.D. 1-2세기에 이르러 이미 보았던 세네카와 황제 아우렐리우스에 오면서 스토아 철학을 더욱 발전시켰습니다. 세네카(약 4년 B.C.-A.D. 65)는 황제 네로의 스승이기도 했죠.”

“이들은 윤리를 나무의 열매처럼 표현했습니다. 삶은 우주의 은택과 질서를 따라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런 삶의 결과는 영적 평안과 부귀를 얻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영혼의 행복은 신성을 닮아 가는데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최종적 목적은 하나님처럼 자선적이고, 자발적이고, 그리고 한결같아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 언제든 덕행을 쌓아야한다고 믿었죠. 최고의 덕행은 행위가 아니라 선과 악을 구별하는 지성이며,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함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것을 어떻게 나눠줄 것을 아는 공의이며, 자제심입니다.”

1.1.1.2. 작품들

▲저스틴의 전집 안표지
“저스틴의 작품들은 2세기에 쓰인 것으로 기독교인들을 위한 『변증서』로 유명합니다. 현존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변증서 1』과 『변증서 2』로 나눠집니다. 『변증서 1』은 로마제국 황제 안토니누스 피우스(138-161)에게, 그의 아들들 루키우스와 마르쿠스 아렐리우스, 그리고 로마 원로원들과 로마인들에게 보낸 작품이었습니다. 두 번째 책인 『변증서 2』는 로마 원로원들에게 보낸 작품입니다. 결국 이 두 작품은 로마인들의 핍박에 대한 변증서란 말이죠. 이 작품은 당시의 이교도들과 기독교인들 간에 있었던 관계들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우리들에게 전해 줍니다.”

“그 외 그의 작품은 『트리포와의 대화』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유대인 트리포에게 구약성경에 나타난 메시아가 바로 그리스도이심을 논리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그 외 저스틴의 작품들은 소실되었지만 ‘헬라인들에게 주는 글’ ‘헬라인들에게 주는 권면’ ‘하나님의 유일한 통치에 대해’ ‘디오그네투스 서신’ ‘부활에 관한 여러 말씀들’ ‘여러 파편들’ ‘참된 신앙 해설’ ‘정통을 위한 답변’ ‘이방인들에게 묻는 기독교 질문들’ ‘기독교인들에게 묻는 이방인들의 질문들’ ‘제나스와 세레누스 서신’ ‘아리스토텔레스 어떤 교리들에 대한 논박’ 등입니다. 어때요? 상당한 많은 작품들을 썼죠?”

“교수님! 질문이 있습니다.” “말씀해 보세요.”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지금 저스틴의 귀한 작품들을 저희들에게 소개해 주셨는데요. 그런 내용을 저희들이 접할 수 있나요?”하고 뒷자리에 앉아있는 한 남자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죄송하지만 한글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아시다시피 영어로는 번역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선상에서 무료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수님, 그 사이트를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http://www.iclnet.org/pub/resources/christian-history.html 에 들어가시면 저스틴의 작품들만 아니라 초대교회, 즉 우리가 배우는 모든 교부들의 작품들을 영어로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스틴의 작품들 중 『변증서 1』의 구성은 기독교인들이 핍박을 받는 것이 불공정한 것임을 철학자의 입장에서 기독교를 변증한 내용입니다. 기독교인들은 참된 철학을 가진 자라고 했습니다. 1-12장은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증거들을 제시한 후, 13장부터 긍정적인 증거들을 설명합니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즉 모든 만물의 창조자를 경배하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가르침은 올바른 도덕성을 가지도록 했고, 부활에 대한 확신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61-67장에서 기독교인들의 매일의 삶들을, 즉 세례, 성찬, 그리고 주일예배 등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변증서 2』는 부록으로서 핍박 아래 살았던 기독교인들의 삶을 강조하면서 인내할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트리포와의 대화』는 서론에 이어 10-30장에서 기독교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법임을 설명합니다. 31-108장에서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심을 성경에서 증명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인 부분인 109-142장에서 기독교인들이야말로 하나님의 참된 백성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때요? 제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이러한 책들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죠? 그러면...”

잔잔한 미소를 띠시면서 학생들을 한 번 훑어본 후 조용히 “그러면... 영어를 잘해야죠? 하하하. 이렇게 말하면 어떤 분들은 ‘영어 잘한다고 잘난 체하네’라고 하시는 분들이 혹 혹시 있을지 모르지만 넓은 마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허허허.” 웃으시면서 그동안 강의를 하시면서 쓰셨던 내용들을 지우셨다.

라은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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