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연구원이 2015년 사회·문화 부문 10대 이슈를 선정했다. 연구원 측은 "특별히 올해 10가지 이슈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헬조선'과 '표절', '동성애'"라며 "한국 교회가 내일을 준비하고 한국 사회가 교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문화선교연구원이 꼽은 10대 뉴스와 그에 대한 연구원 측의 설명.

1. 헬조선 - 젊은 세대의 불안과 체념

"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헬(Hell)'에 신분차별을 의미하는 '조선'을 붙여 만든 신조어로 2015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SNS와 언론에 등장했다. 주로 20,30대 젊은층이 사용하는 용어인데, '3포 세대'니 '7포 세대'니 하는 말들과 함께, 실업자, 미취업자, 비정규직으로 노예처럼 사느니 차라리 조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는 편이 낫다며 사용했다.

교회에 출석하는 청년들도 마찬가지 상황에 처해 있다. 기독청년들도 일자리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고, 생존을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교회에 와서는 이 문제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하나님의 은혜와 기도의 능력을 고백하고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정도이다. 자칫 교회에 다니지 않는 젊은이들보다 기독청년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부당한 상황에 더 잘 순응하거나 체념할 수도 있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동체 안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대안을 고민할 수 있도록 교회가 그들에게 공론장을 배려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교회의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젊은이들은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에 함께 참여하여 교회 밖 동시대 청년들에게 참여와 연대의 가치를 전하는 역할을 감당한다면 선교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소망을 전하는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2. 신경숙 표절사태 - '표절'이 있던 자리

신경숙 표절사태는 신경숙 개인과 문단전체에 대한 관점에서 논의가 이루어졌다. 신경숙을 옹호하는 쪽은 문제가 된 구절이 전체가 아닌 일부분이기 때문에 표절이 아니며, 이를 창작 방법의 하나로 보자는 입장이다. 비판하는 쪽은 짧거나 길거나 표절은 표절이기 때문에 범죄이고 작가는 이를 계기로 절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경숙 파문의 영향은 기독교계까지 확산된다. 교계는 이 문제에 두 가지의 반응을 보인다. 설교는 표절이 아니라 주석이며 좋은 설교는 인용할 수 있다는 입장, 그리고 표절은 범죄행위라는 입장이다.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예장통합의 '목회자 윤리지침(안)'(2015.7.) 발표는 의미 있는 일이라 할 것이다. 목회자 윤리지침은 '개인윤리 부분'에 '나는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정직한 행위인 표절을 거부한다' '나는 부정의한 방법과 수단으로 학력을 위조하거나 취득하지 않는다'와 같은 조항이 담겼다.

작가, 한국 문단 그리고 한 작가를 사랑했던 독자대중에게 이 사건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 작가가 던진 돌의 파문이 우리 사회에 주는 시사점은 한국사회가 편법이 아닌 적법 혹은 정석의 과정으로 가고 있는 과도기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발전에는 과도기의 과정이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어있다. 어수선한 이 시기를 지나면 한국문단과 문학은 견고하게 자리를 잡을 것이다. 

3. 동성애 - 복음적 변혁을 모색할 때

퀴어문화축제 반대집회
▲동성애 반대집회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동성애 문제는 2015년 한국 사회의 중요한 이슈였다. 김조광조와 김승환 커플이 동성결혼의 법적 허락을 요구하면서 제기한 "가족관계등록 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사건"과, 자신을 레즈비언이라 공개적으로 밝힌 서울대 총학생후보의 당선 사건 등은 동성애 문제를 사회이슈로 더더욱 부각시켰다. 보수 기독교단체를 중심으로 한 동성애 반대 움직임과 찬반 갈등에 대한 주요언론의 집중 조명 속에서 한국 교회는 동성애 문제와 관련한 한국 교회와 사회의 관계 설정에 대해 새로운 고민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성지향성 때문에 차별받을 수 없다는 이른바 인권법 제정 움직임은 한국 교회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사회 문화적 도전이 되고 있다.

동성애 이슈는 앞으로 더 활발하게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인권문제와 연계되면서 한국 사회의 갈등요소로 자리하게 될 것인데, 이에 대한 지혜롭고 전략적인 대응이 요청되는 때이다. 이에 몇 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첫째, 교회는 동성애가 성경에서 말하는 죄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는 목회의 분명한 대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셋째, 동성애가 다른 죄와 달리 취급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넷째,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한국교회는 인권을 존중하고자 하는 인권법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그러한 법이 종교적 신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또한 영유아, 초등·중·고등학생들에게 동성애 등의 교육내용이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문제에 대한 대안도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여섯째, 문화적 영향력에 주목하고 교회학교 청소년들로 하여금 동성애에 대한 올바른 비판의식을 키워주고 교육하는데 힘써야 한다.일곱째, 가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주목하면서 성도들이 성과 결혼 가정의 바른 의미를 배우고 체화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훈련해야 할 것이다. 

4. 메르스 - 위험 사회가 온다

올해 '메르스'는 상반기 거의 모든 뉴스를 차지할 만큼 강력하게 우리 사회 전체를 흔들었다. '메르스'의 정확한 이름은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 불렀다. 그 전염병으로 사망자만 37명, 격리자는 1만6000여 명에 이르렀으며 제정 손실만도 6조3627억 원에 이른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였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메르스'의 원인이 하나님의 저주라는 식의 독법이 돌아다녔고 각종 예배와 모임의 진행 여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부딪쳤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해당 부처는 우선 각종 전염병 예방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위험에 대한 심리학적, 사회학적, 문화적 접근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위험의 증폭과 감소는 단순히 전염병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넘어 주관적 위험 인식의 측면도 아주 크다.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여론주도층, 정부기관, 시민사회, 뉴스매체 등을 사회의 다양한 층위에서 연구하여 위험 사회 전체를 다루는 과제를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 교회는 위험 요소가 등장했을 때 대단위 예배 모임과 소규모 공동체의 틀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지혜로운 방법으로 대응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위험 사회에서 교회는 공공성을 담보한 해석과 대처 방식을 준비하여 대사회적 공적 신뢰를 확보해 나가는 진지한 태도가 요구된다.

5. 간통죄 폐지 - 자발적 책임을 요청하다

헌법재판소

지난 2월 26일,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241조 간통죄가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간통죄는 1953년 입법 이후 62년간 4차례의 합헌 결정을 해야 할 만큼 논란이 있었던 사안이었다. 형법 제정 당시 간통죄는 상대적으로 성윤리 의식이 부족한 남성들로부터 사회경제적 약자인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개인의 행복 추구권으로서 성적 자기결정권보다 가족과 혼인제도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간통으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적 해악을 예방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제 간통불벌의 세계적인 추세와 국민의 인식 변화에 따라 우리 사회의 윤리적 지침이었던 간통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번 판결은 국민의 사생활에 대한 국가 형벌권 개입의 한계에 대한 것일 뿐, 가정파괴의 불법행위에 면죄부를 부여한 것이 아니다. 그 책임이 민사영역으로 이관됨에도 불구하고, 간통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것으로 오해해 소위 '외도 붐'을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간통제 폐지 이후 불륜과 관련된 콘돔·피임약·아웃도어 업체·여행사 주가가 오르고 불륜을 조장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호황을 누리고 있기도 하다.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 <애인있어요>와 <두번째 스무살>이 기존의 불륜 드라마 공식에서 벗어나 순수하고 낭만적인 사랑에 초점을 두는 흐름 역시 간통죄 폐지와도 얽혀있다. 반면 불륜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사설 흥신소를 이용하거나 배우자의 불륜을 인터넷이나 SNS로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개인의 자율성이 커지고 국가의 책임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한국 교회는 대사회적으로 성윤리에 대한 도덕적 규범을 세우는 나침반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인 십계명 중 '간음하지 말라'와 '다른 사람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는 계명이 허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의 삶의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책임 역시 주어졌다. 결혼은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부부의 결합으로 상대에게 온전히 자기 자신을 바치는 사랑의 언약이어야 한다. 한국 교회는 언약으로서 결혼의 신성함과 하나님께서 세우신 가정의 가치를 일깨우되 이러한 결혼과 가정의 유지가 이제는 타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율적 헌신과 신뢰, 사랑에 기초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도 형성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6. 한국 영화 - 역사를 새로 말하다

2015년 한국 영화 흥행작들을 보면, <베테랑>이 1300만 고지를 넘었고,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사도>는 청룡영화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올해 흥행한 한국 영화 Top3 안에 들었다. 영화는 사회를 반영한다는 말처럼, 올해 사회적 이슈에 충실한 한국 영화가 많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역사물인 <암살>과 <사도>는 과거를 통해 현재의 사회적 현실을 반추하면서 대중의 공감대를 얻고 흥행으로 이어졌다.

영화 <암살>과 <사도>는 한국사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픈 근대사의 기억을 끄집어내고 역사적 고증을 설명하는 인터넷 강좌가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2017년부터 수능 필수과목으로 한국사가 지정되는 등 국민적 자질로서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함과 동시에 가볍고 재밌게 역사를 이해하고자 대중의 욕구가 맞닿으면서, MBC <무한도전>의 '배달의 특집', 웹툰과 각종 도서 등 역사를 다루는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회자되기도 했다. 이러한 관심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로 이어져 '올바른 역사'에 대한 논의로도 진행 중이다.

과거의 역사 없이는 현재와 미래도 없으며, 지나간 역사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열어갈 지혜도 얻을 수 있다. 한국 교회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이제껏 걸어온 길을 다시 조명하고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다수의 그리스도인들과 역사적 교감을 위해서라도 교회사를 딱딱한 신학서적으로 활자화하는 데 그치지 말고, 사람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의식적으로 찾아야 한다.

7. 음악 프로그램 - 혼종 융합에서 돌파구를 찾다

<슈퍼스타K>를 중심으로 근 몇 년간 대단한 관심과 인기를 차지했던 서바이벌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주춤하고 있다. 힘겹게 1위를 차지해도 대중가요계의 샛별이 되는 것은 판타지에 불과하다는 공감대가 퍼지거나 냉혹한 심사와 경쟁을 거쳐 오직 한 사람만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방식이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준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스토리와 결합된 음악이라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음악+버라이어티' 형식의 예능프로그램은 다음 단계로 진화하였다. 2015년 뜨거운 반응을 불러낸 <복면가왕>, <히든싱어> 등이 바로 그것이다. 얼굴도, 춤이나 의상 등 화려한 겉치장도 제거한 채, 어떠한 편견의 개입 없이 오직 목소리를 통해서만 노래의 즐거움을 누리는 방식이 어필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한 분야의 예술을 함에 있어 전통적 방식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매체, 다른 장르와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들이 대중에게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지닌 이들에게는 안타깝겠고 미래시장을 읽어내려는 이에게는 새로운 기회일 수 있겠다.

이러한 대중문화 현상에서 교회가 교훈을 얻는다면, 교회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오늘의 어떤 매체와의 융합을 통해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을지 연구해야 할 것이다.

8. 쿡방(Cook+방송의 합성어) - 요리하는 남성들의 전성시대

남자들이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백 주부(요리사 백종원과 주부의 조합)'와 '차줌마(배우 '차승원'과 '아줌마'의 합성어)'다. 거기에 <냉장고를 부탁해> 등 종편과 케이블, 공중파까지 남성 셰프 중심의 쿡방 프로그램들이 대세다.

기존의 요리방송은 특정 대상을 위한 여성 요리연구가 중심의 교양·교육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예능 프로그램과 결합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일상의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냈다. 재미난 토크와 맛깔난 음식이 역동적인 움직임과 버무려지는 방송을 보며 시청자들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고 대리만족을 한다. 실제로 레시피를 따라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사먹는 요리'에서 '해먹는 요리'로 산업 지형까지 바뀌고 있다. 한편 잘생긴 남성 셰프들이 방송계로 진출했지만 요리하는 여성의 자리는 전문직인 '셰프'가 아니라 여전히 보조적인 '엄마' 혹은 '아줌마'라는 점에서 오히려 성차별의 벽이 더욱 견고해진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의 축복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쁨을 주셨다. '쿡방' 열풍은 음식 먹는 즐거움의 전 과정인 요리를 특정한 사람의 것에서 보편의 것으로, 생존을 위한 것에서 유희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독교는 본디 예수 그리스도의 성만찬 이후 종말의 잔치를 소망하며 살아가는 식탁 공동체이다. 마지막 날, 주님과 함께 아름답고 풍성한 잔치를 누리기 위해 교회는 앞으로 남녀노소, 직분을 막론하고 함께 섬기고 사랑함으로 식탁을 마련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9. 조성진 신드롬 - 고전 음악의 짧은 붐

지난 11월 21일, 폴란드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5년 마다 열리며 서양 고전음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청년 조성진이 우승을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의 연주가 기술에서는 뛰어날지 몰라도 정신과 상상력이 빈곤하다고 지적해 왔다. 인종적, 문화적 우월감을 가진 서양인들의 눈에 동양인의 연주는 모방 그 이상을 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성진의 연주는 단순히 기술적인 탁월함이 아닌 고전 음악 그 중에서도 쇼팽의 낭만주의 정신의 정수를 보여줬다.

조성진이라는 젊은 연주자가 앞으로 더 기대되는 것은 쇼팽 콩쿠르 우승이 도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사실에 있다. 그가 단지 기교가 화려한 연주자나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 우승자로 남지 않고 한 사람의 예술가이자 구도자, 혹은 음악의 스승이 되기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출중한 기량에 삶에 대한 사색과 철학을 담을 때에 그는 영향력 있는 구도자가 될 것이며, 서구 고전 음악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독특하게 해석할 수 있는 동양의 예술가가 될 것이다. 사람들이 조성진의 연주에 환호하고 있다. 이 환호가 조성진 개인뿐만 아니라 순수 음악의 길을 우직하게 가는 음악인들을 격려하는 갈채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짧은 고전 음악 붐으로 클래식 음악계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게 되었다. 훌륭한 음악인을 길러내고 고전 음악의 저변을 확대하고 새로운 문화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 그것이다.

10. 대안 아카데미 - 신학의 대중화를 이끌다

최근 신학은 신학교에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의 변화와, 신앙을 가진 모두에게 건강한 신학을 세우고자하는 '신학의 대중화'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기독연구원, 청어람ARMC, 기독청년아카데미,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그리고 얼마 전 출범한 새물결아카데미 등을 들 수 있다. 각자마다 관점이나 특화된 이슈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신학과 인문학, 자연과학 등 여러 영역을 다룬다. 게다가 사회의 여러 이슈와 흐름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대사회적, 시대적 고민을 하는 기독교인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각 교회별로도 기독교세계관운동이나 제자훈련, 예배학교, 인문학강좌들을 통해 성도들의 신학과 인문학적 사고를 돕고 있다.

이런 현장들에 대한 몇 가지 원인들을 살펴보면, 교회의 예배와 설교를 통해서 사회의 여러 현상과 이슈들에 만족스러운 신앙적, 성서적인 대답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배라는 특수한 형식의 한계도 있지만, 설교 안에 성서적이면서도 인문학적이고 사회적인 분석이 결여되어 있기에 삶의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적절한 응답을 얻지 못한다는 말이다. 또 다른 이유는 성도들의 신학적 수준과 관심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자신의 전공분야와 직업 안에서 신학적인 연결고리를 찾기도 하고, 여러 서적들과 세미나를 통해 궁금증들을 해소하기를 원한다. 또한 신학생들은 교단 신학의 한계로 인해 배우지 못했던 다양한 신학자의 사상과 서적들을 접할 수도 있고, 교단에서 강의할 곳을 얻지 못한 신학자들이 가르칠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한다.

'신학 교육의 대중화'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며 신학교와 출판사, 연구기관들을 통해서 확산될 것이라 전망한다. 신학은 신학자와 목회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신앙을 가지고 살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두에게 열려 있는 학문의 장이다. 교단신학과 성서의 테두리를 넘어서 각자의 신학함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교회 중심적이면서 비이성적이고 사변적인 신앙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현실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학문들과 대화하면서 신앙의 깊이와 너비를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 교회의 건강한 지적 생태계의 복원을 기대해 본다.

연구자 : 임성빈, 백광훈, 성석환, 정경은, 강영롱, 전기일, 김준영, 이재윤, 김승환, 김지혜
설문 : (주)지앤컴퍼니
대상: 만 19세 이상 일반 개신교인 900명, 담임목회자 100명
기간: 2015년 11월 17일~ 25일(9일간)
설문방식: 온라인 및 일 대 일 면접조사
표본오차: 개신교인 95% 신뢰수준에서 ±3.3%, 목회자 95% 신뢰수준에서 ±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