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얼마 전 조찬으로 저희 교회 제3회 9.30세미나를 위한 준비 모임이 있었습니다. 올해 주제는 ‘인재 양성 사역의 비전과 성과, 그리고 미래를 향한 과제’입니다. 본 교회 지원으로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학생 출신들이 모여서 콘퍼런스를 가질 것입니다.

100명 정도 학위자 중에 해외에서 사역 중인 분들, 교수 안식년으로 해외 체류 중인 분들, 그리고 수업이 정오부터 저녁 때까지라 도저히 조절이 안 되시는 분들을 제외하고, 그래도 모두가 열심히 모이기를 애쓰는 마음으로 힘을 합해 국내의 전국 20여 개 대학 위주로, 교수 연구원 담임목사로 사역하시는 분들 50여 명이 모여서 정오부터 저녁까지 모임을 가집니다.

준비 모임은 논문 발표자와 구분별 사회자들로, 이번 콘퍼런스 책임을 맡은 이들의 모임이었습니다. 다들 정말 오랜만에 만난 것이었습니다. 1기 해외 장학생들의 경우 벌써 16년이 되었으니, 30대 초중반에 만난 이들이 50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이들은 소장학사가 아니라 벌써 학계의 중견으로 책임 있는 이들이 되었으며, 일부는 담임목사로서 의미 있는 사역을 하고, 또 연구원으로서 애를 써 결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회고적이고, 이전에 했던 이야기의 복기입니다. 이분들은 저희 교회에서 자주 사용되는 어휘들 중 장학생 수련회를 통해 습득한 것을 웃음으로 다시 나누고, 젊었던 시절(?)을 피워 올리며 즐거워했습니다. 삶의 공유는 시간의 공유이고, 시간의 공유는 어휘의 공유이며, 어휘의 공유가 하나됨입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한 분이 이 때다 싶으셨는지 슬며시 책 한 권을 꺼내어 건네셨습니다. 저희 장학생들은 기회가 되어 서로를 볼 때면, 학위논문이라든가 아니면 저술한 책을 건넵니다. 작은 정성이었지만, 진심 어린 후원과 사랑의 기도에 대한 보답의 마음으로 내미는 저술물입니다. 학자는 연구와 저술 결과로 나온 책을 통해 자신을 대변하고, 그것을 건넴으로 마음을 표합니다.

그날 아침에, 후에 한번 해 보자고 이런 약속을 했습니다. 저희 교회 100여 명 장학생 출신들이 쓴 책을 다 한 권씩 교회에 기증해 그것을 진열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 1,000권쯤 될 것이고, 작은 벽은 한 면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성도들의 사랑과 기도의 결실이며, 이분들이 각 학교에서 평생 가르치는 학생 숫자 계산하면, 한 사람이 1,000명을 돕겠다는 우리의 ‘인류애 실천’ 기도의 한 부분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기도하고 애쓸 것이며, 기도한 대로 ‘한 사람이 천 명을 돕는’ 역사를 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