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원로목회자들이 단상에 올라 스스로 종아리를 걷고 회초리를 때리고 있다. ⓒ송경호 기자

“저부터 회개합니다. 제가 먼저 회초리를 맞겠습니다.”

한국교회 원로들은 스스로 종아리를 걷었다. 그들이 회초리를 들 때마다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는 회개의 기도도 따라서 커졌다. 7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2015 회초리 기도대성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교회에 ‘나부터 회개’를 촉구했다.

이날 대성회는 김진옥 목사(준비위원장)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임원순 목사(명예대회장)의 인사, 김영창 목사(104세 대한민국 최고령 목회자)의 취지문 낭독, 이상모 목사(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명예회장)의 대표기도, 이상형 사관(한국범죄예방국민운동본부 실무회장)의 성경봉독,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의 설교, 이영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의 특별메시지, 강영선 목사(대회장)의 메시지, 회개 메시지 선포와 기도, 신신묵 목사(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의 축도로 진행됐다.

임원순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이제 우리 삶의 현장에서 ‘나부터 회개’의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이번 대성회가 이 운동을 위한 영적 근원지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기도하는 사람들의 회개를 통해 한국교회가 먼저 변화되고, 이어 우리 사회가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영창 목사는 취지문을 낭독하며 “지금의 한국교회는 지도자들의 도덕성 하락과 부정, 습관처럼 반복되는 분열과 분쟁으로 심각한 진통을 겪으며 혼란에 빠져 있다. 이는 교회의 성장과 선교를 막고 교회가 세상에게 비방을 받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성회를 통해 은퇴·원로 목회자들이 앞장서서 허물과 죄를 회개하겠다.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회초리를 들자. 남이 아닌 내 종아리를 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용기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어 ‘사랑과 징계’(히12:1~13)를 제목으로 설교한 조용기 목사는 “하나님은 사랑하는 이에게 징계를 내리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을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회개·자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오늘 스스로 종아리를 때리기 위해 모였다. 지금의 잘못이 남이 아닌 내 탓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목사는 “지금이라도 우리는 스스로 죄를 고백하고 회개해 하나님의 긍휼을 받아야 한다. 하나님은 오직 우리의 유익을 위해, 그리고 그의 거룩하심에 참여하게 하시기 위해 징계를 내리신다”며 “그러므로 우리는 그 복을 얻기 위해 눈물로 기도하며 회개하는 자가 돼야 할 것”이라고 권면했다.

이영훈 목사는 특별메시지에서 “130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 급성장한 한국교회는 심각한 교만에 빠졌다. 교회의 문턱은 높아지고 있고, 선교 대국이라는 자만에 젖어 있다”며 “그렇기에 바로 지금, 더 늦기 전에 회개의 고삐를 잡아야 한다. 오늘날 제가,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그리고 모든 교인들이 회개의 고백을 드리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강영선 목사는 “지금 한국교회의 가장 절실한 것이 교회의 내적인 부흥과 성장, 그리고 사회적 공신력의 회복”이라며 “이는 복음의 삶으로 돌아갈 때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 이는 지속적으로 교회가 이뤄가야 할 과제이자 사명이다. 오늘 회개 기도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자”고 촉구했다.

이후 한은수 감독(한국범죄예방국민운동본부 대표회장), 최복규(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증경회장)·김명혁(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김동권(예장 합동 증경총회장)·김진호(기감 증경감독회장)·송용필(한국기독교스포츠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회개의 메시지를 선포했다.

▲2015 회초리 기도대성회가 진행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우선 이번 대성회의 ‘회개기도문’을 낭독한 한은수 감독은 “지금이야말로 우리들 모두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상하고 통회하는 회개의 제사를 드려야 할 때”라며 “사도 바울의 철저한 참회의 고백이 우리들의 고백이 되기를 소원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다윗과 사도 바울, 길선주·이기풍 목사 등 신앙의 선진들에게 부어 주셨던, 상하고 통회하는 회개와 참회의 영을 부어주시기를 간구한다”고 했다.

김명혁 목사도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 받으시는 제사는 상하고 통회하는 회개와 참회의 제사인 것을 알면서도, 뻔뻔하고 염치없는 죄인은 그것을 멀리하게 됐다”며 “자격이 전혀 없는, 죄인 중의 괴수가 예수님의 피와 하나님의 긍휼, 그 사랑과 용서를 의지해 회개의 기도를 드린다”고 고백했다.

이어 박태희(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상임회장)·서상기(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대표회장)·엄신형(전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황수원(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강평(서울기독대 총장)·김성길(17개 광역시도 대표)·임석순(한국중앙교회 담임) 목사, 심영식 장로(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대표회장)가 차례로 나와 회개의 기도를 인도한 뒤, 순서자 및 참석자들이 자신의 종아리를 걷고 회초리를 직접 때리는 것으로 이날 대성회 일정은 모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