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총장.

행동심리학자이자 인간의 잠재력과 스트레스 대응법의 전문가인 데니스 웨이틀리(Denis Waitley) 박사는 베트남 포로들과 이란의 인질, 올림픽 선수들과 아폴로 달 탐사계획에 참가한 우주인들을 두루 두루 상담한 결과,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모을(수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사고 팔거나 소유하고 저축하거나 옷처럼 입거나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순간순간 사랑과 은혜와 감사로 살아가는 영적 체험인 것이다. 인생이라는 선물은 사냥해서 손에 넣을 수 있는 보물이 아니다. 행복의 비밀은 수집해서 모으는 삶에서 감사하고 나누는 삶으로 바뀔 때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감사의 비결을 정확히 터득한 대표적인 인물이 바울(Paul)이다. 바울은 항상 기쁜 소식(福音)에 대해 감사하며 살았다.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께 감사했고, 그분께 찬송을 올렸다. 그러나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는 인생 초기에 사울(Saul)이었다. 예루살렘 영문 밖에서 십자가형으로 사망한 나사렛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핍박하는 사람이었다.

바리새인으로 있을 때 그는 권력과 지위를 추구했고, 동료인 율법주의자들 중에게도 특출한 인물로 간주되었다.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 베냐민 지파이며, 율법을 완벽하게 지키는 자로 정평이 나 있었다. 스데반 집사가 순교 당할 때도 현장 증인이었다(행 7장). 더 많은 크리스천들을 찾아 투옥시키기 위해 다마스커스까지 가던 중 찬란한 빛으로 둘러싸였고,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행 9:4)는 음성을 들었다.

예수님은 사울의 사상과 신념 체계를 바꾸기 위해 며칠 동안 그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 다시 눈을 뜨게 되면서 사울은 바울로 변했고, 그 후 인생을 전연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되었다. 그는 지금까지 자랑하던 신분, 출신, 학벌과 용기를 쓰레기(배설물)처럼 버렸고, 참된 의(義)는 율법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게 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그 때부터 모으던 일은 베푸는 일로 바뀌었고, 복음 핍박자가 복음 증거자로 살게 되었다. 그리고 로마 감옥에 투옥되어 있으면서도 기쁨으로 찬양하며 살았다. 그는 인간적으로 매우 고독했지만, 항상 편지 서두를 기쁨과 감사로 시작하였다(빌 1:3).

바울은 전도하면서도 사례를 받지 않는다는 엄격한 원칙을 지켰다. 복음을 전하면서도 천막 짓는 일을 통하여 자비량 전도자로 살았다(살전 2:9). 그러나 예외적으로 빌립보 교회의 도움만은 받았고, 그들을 동역자라고 불렀다. 바울이 처한 환경은 기뻐하고 감사할 수 없었지만, 하나님과의 관계 덕분에 그는 항상 기뻐했다(빌 3:1, 4:4).

감사와 고마움은 찬양과 믿음의 생활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감사하는 마음이 모든 선행과 미덕의 뿌리가 되기 때문이다. 사단은 하와에게서 감사를 빼앗음으로 하나님과 같이 되려고(창 3:5) 도전하게 만들었다. “하나님께서 많은 것을 주셨지만 충분하지는 않다”고 생각하게 함으로, 감사에서 욕망으로 그 마음을 바꾸어 버렸다.

C. S. Lewis는 “최상의 찬양을 드리는 사람이 최대로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에 항상 감사하고 찬양을 드림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소유물로는 행복할 수 없어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복할 수 있다.

의미요법(Logo therapy)을 창시한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은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통해, 수 년간 고문을 받았고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과 아내까지 죽거나 가스실로 보내졌고, 그와 여동생만 살아남았음을 담담히 술회한다. 그곳에서 많은 이가 절망으로 인해 스스로 죽어 갔지만, 그는 “인생이 우리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기 전에,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팻 러시포드(Pat Rushford)는 「크리스마스 편지」를 통해 우리 인생에서 ‘레몬을 주스’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다음과 같이 찬양했다. “그분은 아무런 희망도 없는 저에게 소망을 주시고, 비가 올 때에도 건너편의 무지개를 보여주셨어요. 장미 향기를 맡다가 가시에 찔린 저의 상처를 싸매어 주시고 내 상처를 눈물로 보듬어 주셨어요. 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게 기쁨을 주셔서 다시 웃을 수 있도록 해주셨지요.”

기쁨(Joy)은 ‘Jesus first, Others next, Yourself last’의 순서로 살 때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행복은 나를 중심으로 수집하고 모으는 일이 아니라, 남을 위해 나누고 섬길 때(share and care)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