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명의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이 교회 폭탄 테러 사건에 항의하며 소수종교인 보호를 촉구하는 집회를 16일(이하 현지시각) 열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날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에서의 시위에 참가한 교인들은 “박해받는 소수종교인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진지한 행동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시위대는 라호르 시내 도로와 버스정류장 등을 막고 경찰과 대치했다.

앞서 15일 발생한 테러로 인해 약 10명의 사망자와 6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테러는 시내에 있는 개신교회 및 가톨릭교회에서 각각 일어났으며, 두 교회 모두 당시 주일예배 중이었다. 테러가 발생한 이후, 파키스탄 탈레반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CSW)에 따르면, 파키스탄 교계는 정부가 교회와 교인들에 대한 폭력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 지난 2013년에는 페샤와르 올세인트교회를 대상으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해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낳았다.

CSW의 머빈 토마스 총재는 이번 테러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고, 파키스탄 정부에게 “테러 용의자들을 반드시 잡아 처벌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2013년 페샤와르 테러 사건에서 우리가 배운 것이 있다면, 범죄자들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고, 정부가 소수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공격에 신속해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라호르에서 시위를 벌인 현지 교인들 역시 정부에 정의의 심판을 요구했다. 50세의 마크불 바티는 “우리는 정의를 위해 이곳에 나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