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총장.

건강하려면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 그런데 더 건강하려면 마음도 잘 먹어야 한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변심(變心)하라는 게 아니라, 개심(改心)해야 한다. 예레미아 선지자의 말을 들어보자.

“그 어느 것보다도 비뚤어진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사람의 마음은 심히 악하기 때문에 아무도 그 속을 알 수 없다. 그러나 나 여호와는 사람의 속을 살필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시험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각 사람이 일하고 행동한 대로 갚을 수 있다. 남을 속여서 부자가 된 사람은 자기가 낳지도 않은 알을 품고 있는 자고새와 같아서, 인생의 중반에 이르면 그 재산을 잃어버릴 것이요, 늙으면 그의 어리석음이 밝히 드러날 것이다”(렘 17:9-11).

성경에는 수많은 마음이 언급되어 있다. 간절한 마음(행 17:11), 감사하는 마음(골 3:16), 거만한 마음(잠 16:18), 겸손한 마음(대하 30:11, 빌 2:3), 회개하지 않는 마음(롬 2:5), 교만한 마음(전 7:8, 고전 4:6), 굳건한 마음(행 11:23), 급한 마음(전 5:2, 7:9), 기쁜 마음(출 25:2, 대상 28:21, 엡 6:7), 순전한 마음(행 2:46), 즐거운 마음(신 28:47), 깨끗한 마음(딤후 2:22), 깨달은 마음(고전 14:19), 절제하는 마음(딤후 1:7), 멸시하는 마음(겔 25:15), 무서운 마음(히 10:27), 반역하는 마음(렘 5:23), 반항하는 마음(욥 23:2), 분한 마음(겔 3:14) 등이다.

또 온유한 마음(고전 4:21), 사악한 마음(시 101:4), 통회하는 마음(시 51:17), 정직한 마음(왕상 3:6), 성실한 마음(수 14:7, 엡 6:5), 슬기로운 마음(욥 20:3), 악한 계교를 꾀하는 마음(잠 6:18), 악한 마음(잠 26:23, 렘 3:17, 7:24, 겔 3:19), 어지러운 마음(사 19:14), 연단된 마음(벧후 2:14), 온전한 마음(창 20:5, 대상 28:9), 완악한 마음(시 9:9, 10:12), 완전한 마음(시 101:2), 음란한 마음(겔 6:9, 호 4:12), 자족하는 마음(딤전 6:6), 정직한 마음(대상 29:17), 정한 마음(시 51:10), 지혜로운 마음(출 31:6, 35:35), 착하고 좋은 마음(눅 8:15), 참는 마음(전 7:8), 청결한 마음(딤전 1:5), 초조한 마음(욥 20:2), 평온한 마음(잠 14:30), 허탄한 마음(사 44:20) 등이 언급돼 있다.

물론 성경이 ‘심리학’, 특히 ‘인성심리학’(Personality psychology) 교재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어떤 인성심리학(또는 성격심리학) 책에서도 이렇게 많은 유형의 마음을 다룬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68억 명의 지상 인구 한 사람 한 사람의 속내를 모두 파악하고 계시기 때문에, 성경만큼 많은 성격과 마음을 다룰 저서나 저자가 없는 것이다.

이 칼럼을 읽는 분도 위의 여러 마음 중에 자기에게 해당되는 마음을 골라보기 바란다. 그 다음엔 나와 가까이 살아왔거나 살고 있는 사람, 즉 배우자, 부모, 자녀, 직장 동료, 같은 교회 교인 및 친구들에게 부탁해, 나에게 해당되는 마음들을 지적해 달라고 해보시라. 그러면 나의 마음, 나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나아만은 겉모습으로는 계급장과 훈장을 줄줄이 붙인 장군이었지만, 옷을 벗고 나면 문둥병 환자였다. 우리도 겉옷과 사회적 타이틀을 벗고서 나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라. 그 다음엔 내 속에 있는 진짜 자아, 나의 마음, 나의 인격을 진단·파악해 보라.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런 다음에 세상 지식으로 분류된 마음의 종류도 알아보기로 하자.

①향기로운 마음: 남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이다. 벌과 나비에 꿀을 내주는 꽃처럼 베푸는 마음이다. ②여유로운 마음: 풍요를 선물하는 마음이다. 바람과 구름이 평화롭게 머물도록 넉넉한 공간을 비워놓는 하늘 같은 마음이다. ③사랑하는 마음: 존재에 대한 자기와의 약속이다. 믿음의 날실에다 이해라는 구슬을 꿰어놓은 것처럼, 관심 속에 바라봐 주는 마음이다. ④정성된 마음: 자기를 아끼지 않는 헌신의 마음이다. 뜨거움을 참아내며 은은한 향과 맛을 건네주는 녹차와 같은 마음이다.

⑤참는 마음: 나를 바라보는 선이다. 절제를 통해 부드럽게 마음을 비우는, 대나무 같은 마음이다. ⑥노력하는 마음: 목표를 향한 끊임없는 투지이다. 깨우침을 위해 세상의 유혹을 떨치고 머리칼을 자르며 공부하는 학생처럼, 꾸준하게 한 길을 걷는 집념이다. ⑦강직한 마음: 자기를 지키는 용기이다. 흔들림 없이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처럼 한결같은 믿음이다. ⑧선정된 마음: 나를 바라보게 하는 고요함이다.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게 하는 햇살처럼 어둠을 물리치고 세상을 환하게 하는 지혜이다.

불교에서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이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사람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마음의 동의 없이 결혼도 하고 직장 일도 하고 친구간 교제도 하고 신앙생활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이 없이 하는 모든 일은 가짜다. -인 척하는 시늉이요, 눈속임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원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