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순복음가족신문에 게재된, 이영훈 목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매우 어려운 시기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직을 맡으셨습니다. 한국교회의 연합과 변화가 시급한 이 때,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당선된 소감은 어떠신지요?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한기총은 한경직 목사님과 조용기 목사님, 김준곤 목사님을 중심으로 시작된, 기독교 보수 신앙을 강조해 온 모든 한국교회를 대표해온 기독교 연합단체입니다. 최근 한기총은 여러 가지 일로 몸살을 앓아 왔지만 많은 선배 목사님들이 대내외 모든 도전과 시련에도 흔들림 없이 한국교회의 신앙 전통을 지켜왔습니다. 저는 이 같은 신앙의 스승이요 선배들이 지키려고 노력했던 복음적 보수신앙을 온전히 수용하고 계승할 것입니다. 물론 주위의 많은 분들이 이번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에 대해 염려를 하셨던 것도 사실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근본은 ‘십자가의 신앙’입니다. 저는 감히 한국 기독교의 개혁갱신을 위해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대표회장직을 감당해 나가고자 합니다.”

-대표회장 취임 이후 첫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표회장으로 당선된 후 주요일간지의 사회부 기자가 ‘한기총 대표가 기독교 대통령으로 일컬어지기도 하는데, 섬김의 자세로 직무를 수행할 의사가 없는가’ 하는 취지의 글을 실었습니다. 저는 그 글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기독교계의 머슴’이요 ‘종’의 모습으로 헌신하려 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뜻에 대한 ‘절대 순종’과 교회와 사회에 대한 ‘절대 섬김’의 자세로 더 낮은 모습으로 헌신하는 선한 일꾼이 되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지역, 이념, 세대, 계층 간의 갈등으로 신음할 때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과 희생의 정신을 통해 상처를 싸매어주고 갈라진 것을 하나가 되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한기총은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서 교단, 교파, 교회 간 또한 교회 내부의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종식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연합된 본연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한기총을 떠났던 교단들의 조건 없는 복귀를 원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연합이 이루어지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를 촉구합니다.”

-보수 기독교를 지향하는 한기총은 진보단체인 NCCK와 양 날개를 이루며 성장을 이뤘습니다. 그랬던 한기총이 내부적 문제로 분열되어 두기총·세기총이라고 불릴 정도로 불명예스럽게 되었습니다. 한기총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말씀해주십시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90%에 해당하는 보수교단과 10%에 해당하는 진보교단으로 이루어진 한국 기독교를, 1989년 본교단 조용기 원로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 김준곤 목사님 등 교계 원로들이 구심점이 되어 한국교회의 보수신앙을 대표하는 연합단체로 한국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했습니다. 그러나 보수신앙을 대변해온 한기총이 지난 3년간 내부 사정으로 대외적 어려움을 겪어온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적 이념, 사회적 사상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없습니다. ‘십자가’ 중심의 건전한 기독교 신앙을 대변해 온 한기총은 정통보수, 복음적 신앙을 지키기 위한 교회연합체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고자 시작됐습니다. 이러한 한기총의 설립정신을 회복하여 건전한 기독교 보수, 복음적 신앙연합체로서의 역할을 회복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으로서 처리해야 할 모든 현안들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올바르게 처리하며, 신뢰와 정의를 회복하고 갈등과 분열을 종식하여 화합과 연합의 중심에 서는 한기총이 되도록 앞장서겠습니다.”

-한기총은 보수적인 기독교 단체입니다. 최근 한국교회 안팎으로 급진적 진보사상과 좌경화된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실 계획이십니까?

“저의 신학적 토대와 배경은 오순절 성령충만의 신앙과 함께 복음적 신앙과 보수신학의 정통을 따르고 있습니다. 전통적 보수 신앙을 표방하는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공부한 이유도 보수신학의 전통을 깊이 배우기 위해서였습니다. 보수신학의 전통을 따른 저는 진보주의적이고 좌경화된 신학을 경계하며, 오직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빛 아래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보수적이고 복음적인 신앙전통을 수호하고 계승하며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나친 흑백논리입니다. 즉 정치, 경제, 사회적인 중요 사안들에 대해 사사건건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적’ 아니면 ‘동지’라는 논리로 소모적인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수와 진보는 공존해야 합니다. 그런데 보수이든 진보이든 건전하고 발전적인 모습이어야 합니다. 기하성이 1997년 NCCK에 가입한 것도 조용기 목사님께서 진보로 치우쳐 있는 단체에 성령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변화시키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한 것입니다. 기하성이 가입한 이래 그리고 제가 2011년에 NCCK 회장으로 섬기면서 NCCK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NCCK 내의 급진적 진보사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에 기하성의 입장은 정통 보수, 복음적 신앙을 견지할 것이며 한기총에서의 활동도 이와 같은 사상으로 앞으로의 대외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것에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할 수 없습니다. 저는 특별히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여러 가지 활동은, 그 사안에 따라 한기총과 NCCK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회장 선거에 앞서 소견서를 통해 통일을 준비하는 한국교회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기총이 통일을 위한 계획이 있으시다면.

“내년이면 우리나라가 분단된 지 만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입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하루속히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의 복음 가운데서 통일이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평화의 왕으로 오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 외에는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남북간에 오랜 신뢰의 축적과 교류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의 기로에 서 있는 우리에게 남북한의 대화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이 대화는 분명 평화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평양에 260병상 규모의 심장병원을 건립 중에 있습니다. 심장 수술을 전문으로 하지만 종합병원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건축비와 의료장비 구입비 등을 합쳐 350억원의 재원이 투입되었지만, 안타까운 것은 현재 공사가 5년째 중단된 상태라는 점입니다. 평양은 1907년 ‘기독교 대부흥 운동’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평양 심장병원은 단순한 병원을 넘어 민족의 화해와 사랑을 통한 민족통일, 민족일치 운동의 상징입니다. 저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가장 간절히 기도하고 품에 안아야 할 화두가 북한이요 통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일 염원의 불씨를 지피는 데 한국교회가 선봉장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바로 저의 바람입니다. 그리고 한기총도 선봉장의 역할로 모든 힘을 아낌없이 지원할 계획입니다. 통일시대를 위한 ‘기독교통일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며, 교단 및 교회와 기독기업인들이 협의해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도 연구할 계획입니다.”

-한국교회는 많은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이 중 이단 사이비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이단 사이비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은 있으신가요?

“사실 최근 몇 년간 한기총 내부와 외부에서 일어났던 많은 문제들도, 이단 사이비 문제에 대한 분명한 원리와 원칙을 세우고 이를 통해 각종 사안들을 해결하지 못해 일어나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단 사이비와 관련된 문제는 각 교단 신학계의 고견과 입장을 대변하는 협의체를 통해 분명한 교리적 원칙과 정확무오한 성경적 근거를 만들어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세월호 사고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이단 사이비 문제는 교회 내부를 넘어 한국 사회의 통합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단 사이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모든 것을 임원회와 실행위를 거쳐 처리하여 한 치의 의혹이나 오해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단 사이비 문제에 대한 저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이단 사이비는 이 땅에서 분명히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뿌리까지 찾아 척결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단 사이비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교회를 대표하여 지난 9월 12일 금요일 오전에 언론을 통해 이단 사이비 단체들과 대결을 벌이고 있는 국민일보에 ‘이단 사이비 척결 대책 특별기금’으로 5000만원을 기탁했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로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으로서, 굿피플 이사장으로서 성경 속 초대교회에서 보여준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계십니다. 한기총에서도 이러한 나눔사역이 계속될까요?

“우리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는 2010년부터 큰 교회와 작은 교회의 동반성장 정책으로 미자립교회 자립을 위한 선교 후원 및 목회자 자녀 장학금 지원사업 등을 펼쳐왔습니다. 또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13년에 서울시 저소득층 1만8000여 세대를 대상으로 각 1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시행해온 심장병 환우 수술비 지원은 누적 수혜자가 4500명을 웃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여의도순복음교회가 100% 출연해 설립한 국제구호개발단체 ‘굿피플’을 통하여 저개발국가의 주거, 교육, 보건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학교와 보건소 건립, 집 짓기, 의약품 및 생필품 지원 등의 주요 사업으로 굿피플은 국내 소외계층을 보살피는 사회공헌활동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단과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이러한 나눔을 실천하는 이유는 초대교회 공동체가 바로 이런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초대교회는 공동분배가 이뤄졌던 사회였습니다. 당시 교회 안에는 가난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많이 가진 자들이 모두 내놓아 없는 자들에게 나눠줬기 때문입니다. 초대교회의 가장 큰 사업이 바로 헐벗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救濟)하는 일이었습니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로 놀라운 부흥을 이루었고 또 많은 복을 받았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그동안 받은 사랑을 사회와 나누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섬기는 교회로 그 중점을 옮겨가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사회적 성화의 실천이 이전보다 더욱 중시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성화의 실천이란 한마디로 나눔이요, 섬김입니다. 이러한 모습이 회복될 때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더욱 존경받고 영향력 있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한국교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기총의 역할과 방향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와 민족의 소망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통해 나라와 민족, 시대와 세대를 거룩하게 하시고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모습으로 일으켜 세워 주십니다. 1907년 ‘동방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렸던 평양에서 일어난 대부흥은 앞으로의 한국교회의 나아갈 바를 노정한 영적 나침반이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한국교회의 크고 작은 부흥과 성장은 평양 대부흥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흥의 불길이 식어 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있어서 기독교는 더 이상 영향력을 주지 못하고, 손가락질만 받을지도 모릅니다. 한국교계와 교회연합기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심어주는 가장 큰 이유는 교권주의 금권선거와 물량주의였습니다. 관행처럼 이루어지던 교권주의 금권선거와 물량주의를 배격함으로써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서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회복하고 차세대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 뿐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모범이 될 수 있는 한기총을 만들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참된 회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간절한 기도, 성령 충만을 통한 능력 있는 신앙을 회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한기총은 소모적인 논쟁과 파괴적인 비판을 지양하고 연합기관으로서 영적 지도력 회복운동, 대각성운동, 기도운동을 한국교회 가운데 더욱 확산시키는 일에 전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는 한국교회가 추진해야 할 영적 과제인 동시에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