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자, 역사 왜곡, 궤변… 코미디 같은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

|  

[김형태 칼럼] 염치: 수오지심(羞惡之心)

▲관련 뉴스 화면. ⓒYTN 캡쳐
▲관련 뉴스 화면. ⓒYTN 캡쳐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鄭道傳, 1342-1398)은 조선이 갖춰야 할 정부 형태와 조세제도는 물론 법률제도의 바탕을 만들었으며,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를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확립했다. 또한 수도(개경)를 한양(서울)으로 결정하고 이전 사업도 단행하였다.

개혁 정치를 주도했고 임금 한 사람보다는 재상 중심의 협업 통치를 꿈꾸었다. 한양(수도)을 위해 궁과 성벽의 배치를 설계부터 완공까지 건설 사업을 주도했으며 경복궁의 전각이나 문(門) 등의 이름도 거의 다 정도전이 정했다.

한양(수도)에 4대 문의 이름도 유교의 5상(五常)이며 인성의 근본인 仁, 義, 禮, 智, 信으로 정했다. ①동대문(仁: 興仁門, 측은지심) ②서대문(義: 敦義門, 수오지심) ③남대문(禮: 崇禮門, 사양지심) ④북대문(智: 弘智門, 시비지심) ⑤궁궐 중앙(信: 普信閣, 光明之心)으로 나누어 표시하였다.

여기서 義로움(正義, 公義)은 수오지심(羞惡之心)으로 표시했는데, 자신의 바르지 못함을 부끄럽게 느끼며 다른 사람의 옳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이다. <맹자>의 공손추 상(公孫丑 上)에 언급된 사단(四端)의 하나로써 인간의 염치를 가리키는 덕목이다.

22대 총선에 각 당의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 이 염치 없는 후보들을 적지 않게 보아 왔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할 수 있고 잘 하려다 실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때 마음에는 주저함과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응당한 것이다(그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런데 우리나라 속담에 ‘방귀 뀐 놈이 오히려 성낸다’는 식의 후안무치(厚顔無恥)를 보일 때 절망하게 된다. 무법천지요, 정글의 법칙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거나 ‘가랑잎이 솔잎 보고 시끄럽다’고 하는 소위 적반하장(賊反荷杖) 현상을 보게 되니, 정치 불신에 스스로 창피한 자괴감마저 들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합당한 사람은 내치고 흠결 있고 범죄 이력도 있으며 염치도 없는 사람을 내세우는 편법, 사천이 많았다.

이런 사례가 구약 <사사기>에 나오는 것이 신기하다. “산 속에서 나무들이 기름을 부어(안수하여) 자기들의 왕을 세우기로 하였다. 그들은 올리브 나무에게 말했다. ‘네가 우리들을 다스려 다오.’ 그러자 올리브 나무가 말했다. ‘내가 어찌 신(神)과 사람들을 영화롭게 하는 이 기름 짜는 귀한 일을 버리고 나무들 위에서 이래라저래라 하겠느냐?’

그러자 나무들이 무화과 나무에게 ‘네가 와서 우리들을 다스려 다오’라고 청했다. 그러자 무화과 나무가 말했다. ‘내가 어찌 군침 도는 단맛의 과일 내는 귀한 일을 버리고 나무들 위에서 이래라저래라 하겠느냐?’

그러자 나무들은 포도 나무에게 ‘네가 와서 우리를 다스려 달라’고 청했다. 포도나무는 ‘내가 어찌 신과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포도주 만드는 귀한 일을 버리고 나무들 위에서 이래라저래라 하겠느냐?’며 사양했다.

그러자 나무들은 풀덤불에게 갔다. ‘네가 와서 우리를 다스려 다오.’ 그러자 풀덤불이 나무들에게 말했다. ‘진정으로 나를 너희 왕으로 삼고자 한다면, 모두 와서 내 그늘 아래로 피하라. 그렇지 않으면 이 풀덤불에서 불을 뿜어내 레바논의 백향목들을 모두 불살라버리겠다.’”(사사기 9:7-15)

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들 중 전과자가 상당수 있는데, 그들이 이 똑똑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지도하며 국가 경영을 하겠단다. 코미디 같은 현상을 겪어야 되는 국민들은 괴롭고, 슬프다.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무법천지, 무도한 나라, 잘못한 사람이 큰소리치고 활보하는 나라가 되었는가.

국회의원이라고 꼭 성직자다울 필요까진 없겠으나, 자기의 전과 기록을 무슨 훈장처럼 자랑하는 것은 좀 불편하다. 징역 언도를 받은 자가 실형 대신 정당을 만들어 전국을 누비며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사회는 살고 싶지 않다.

역사 왜곡에 궤변을 주장하는 자가 사회 지도층에 들어갈 수 있는 나라는 분명 정상적인 나라는 아닌 것이다. 원칙이 통하지 않으면 변칙이 성행하게 돼 있다. 생명이 질식되면 죽음이 넘실거린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행사모

“사모가 건강해야, 교회가 힘이 납니다”

영적·정신적·신체적·대인관계 건강 목회자 부부 행복해야 교회도 행복 은혜받은 사모들이 다른 사모 도와 ‘행복한 사모대학’ 20주년 기념 감사예배 및 행복축제가 12월 1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담임 최원호 목사)에서 개최됐다. 한국가정상담…

제주평화인권헌장

“제주평화인권헌장 선포 보류 환영… 완전 폐지하라”

합의 없는 일방적 제정 안 돼 도민 참여단 100명, 공개해야 이미 헌법으로 보호받고 있어 의견 전달 설명식 공청회 문제 제주평화인권헌장 선포가 제주도민들의 반대로 보류된 가운데, 인권헌장을 완전히 폐지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10일 오전 제주시 제주…

중국 박해

中 정부, 가정교회 헌금을 ‘사기범죄’로 규정

중국 정부가 미등록 가정교회를 ‘사기 단체’로 규정한 데 대해, 변호사, 인권운동가, 종교 지도자들은 “종교 또는 신앙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중국 인권 변호사 단체는 최근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이 가…

기침 총회

기침 이욥 총회장 “교단 화합 위해 헌신하겠다”

기독교대한침례회(기침)는 12월 9일 대전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피영민) 교단기념 대강당에서 제80대 총회장 이욥 목사와 22대 총무 김일엽 목사의 이·취임 감사예배를 개최했다. 1부 이·취임 감사예배는 총회 교육부장 김성열 목사(만남의교회) 사회로 한국침…

한림원

“유신진화론, 무신론·불가지론으로 귀결될 위험 있어”

루터, 이행득의에서 이신득의로 하나님의 義, 심판에서 십자가로 로마가톨릭 전통 뿌리채 뒤엎어 기독교 넘어 세계 역사의 새 지평 깊은 성경연구로 복음진리 발견 교회 위협 반복음적 사상 배격을 ‘유신진화론,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대…

이영훈 김영걸 손현보

비상계엄 후 첫 주일 설교… “정쟁 그치고, 사랑과 용서로 하나 돼야”

이영훈 목사 “하나님 심판 있어” 김영걸 목사 “성명서보다 기도” 손현보 목사 “염려 대신 기도를” 이찬수·박한수 목사 “기도할 때”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주일인 12월 8일, 교단장들을 비롯한 한국교회 주요 목회자들은 나라를 위한 기도를 강력히…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