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사진)가 6일(현지시각) 휴스턴에서 대규모 기도집회를 개최, 그의 종교성에 대한 조명이 새롭게 이뤄지고 있다. 복음주의적 기독교 신앙에 근거해 다소 강한 정치색을 띠어온 그는, 텍사스의 보수 기독교인들의 지지에 힘입어 벌써 3선에 이르렀고, 차기 대선에 있어서 유력한 공화당측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런 그가 대규모 기도집회를 직접 주최하고 이끈다는 점은 기독교인들에겐 반가운 소식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종교 편향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법안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다. 2005년에는 18세 이하의 여성이 낙태를 하려면 반드시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고, 최근에는 낙태하려는 여성에게 법적으로 무조건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보도록 하는 반낙태법안을 이끌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절대 반대 입장을 갖고 있으며 동성애에 관해서도 “전통적 결혼관을 지지한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현재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그가 기독교적 정책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기독교적 행동들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4월 텍사스에 가뭄과 산불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자 “하나님께 비를 구하는 3일간의 기도를 하자”고 선포했다. 낙태와 관련된 법안은 한 복음주의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학교의 행사장에서 서명했다. 9.11 테러 후 동부 텍사스의 한 중학교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석해 기도하기도 했다. 비판론자들은 그의 행동들이 공립학교와 종교의 분리를 주장하는 1962년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어긋난다고 비난을 가했지만 페리 주지사는 “이것은 그 판결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가 개최하는 기도 집회를 앞두고 뉴욕타임스, 월스트릿저널 등은 “보수적 크리스천들에게는 큰 주목을 끌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그가 지나친 기독교주의자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이 기도집회에 관해 “하나님께 감사하며 미국이 처한 작금의 위기인 부채, 테러, 자연재해 등에 해법을 구하는 집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