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사도신경,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외 14인 | 주도홍 역 | CLC | 192쪽 | 10,000원

‘믿음’은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왜 믿는지가 설명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각 주제는 몇 시간 강의나 몇 권의 책으로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그만큼 각 주제는 무겁고, 방대합니다. 섬세하게 논증하지 않으면, 풀어 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믿음의 내용에 대해 정형화할 순 없지만, 오랜 시간 고백된 신조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유익합니다. 그것은 믿음의 선배들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입니다. 여러 신학적 논쟁이 있어왔고, 그 풍파를 겪고도 살아남았기에 여전히 매우 의미 있는 문장들임에 틀림없습니다.

책 『사도신경,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는 사도신경을 주제로 일반 청취자들에게 독일 라디오 방송에서 내보낸 내용입니다. 독특한 점은 가톨릭과 개신교, 신학자와 비신학자가 엇비슷한 비율로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공교회가 고백하는 사도신경이기에 참으로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방송을 염두에 둔 글이기에 논리적 치밀함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 장 기고자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신학적이며 성경적으로 사도신경 각 구절이 어떤 의미인지, 현재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사도신경
▲사도신경. ⓒ크투 DB
신학의 색채와 전제가 다르지만, 독일을 대표하는 신학자들의 고백과 논조를 듣는 것은 참 흥미롭고 귀한 일입니다. 판넨베르크(Wolfhart Pannenberg)와 칼 라너(Karl Rahner), 몰트만(Jürgen Moltmann)과 보른캄(Günther Bornkamm), 콘첼만(Hans Conzelmann)과 에벨링(Gerhard Ebeling) 등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죠.

특히 저자들이 중점에 두는 것은 ‘사도신경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하는 점입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고백인지, 그 안에 담겨 있는 참된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밝히려 노력합니다. 어떤 점에서는 사변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철저한 분석들이 흥미롭습니다.

그럼에도 저자들은 사도신경이 ‘믿음의 고백’임을 놓치지 않습니다.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2천 년 전 만들어진 신조가 여전히 유효함을 역설합니다. 저자들은 그 간극을 메꾸기 위해 사려 깊게 신학적 해석을 감행합니다.

여전히 사도신경은 온 세계에서 주일마다 고백됩니다. 그저 순서의 일부이니 습관적으로 암송했다면, 조금 더 문장마다 담긴 메시지에 주목해 보면 어떨까요? 이 책은 각 문장에 담긴 핵심적인 의도와 메시지를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우리의 읊조림이 참된 고백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모중현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