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27주년 겸 영락교회에서
신사참배 거부로 자진 폐교 후
서울에 다시 설립 70주년 맞아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 뜻 기려
숭실대학교 개교 127주년 및 서울 숭실 세움 70주년 감사예배가 지난 5월 29일(수) 오후 7시 서울 중구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예배에는 숭실대 구성원과 동문 등 90여 명이 참석해 일제시대 당시 자진 폐교의 의미를 되새기고, 1954년 개교식 당시의 감동을 다시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예배가 진행된 영락교회는 1897년 평양 숭실학당으로 시작한 숭실대가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 자진 폐교한 뒤 1954년 서울에서 다시 문을 열었던 장소라고 한다.
1953년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가 숭실대학 재건기성회와 숭실대학 재단이사회를 조직해 숭실대학 설립인가를 문교부에 요청했고, 1954년 인가로 숭실대는 서울에 다시 세워지게 됐다.
당시 교사가 없었던 숭실대는 영락교회 예배당을 빌려 개교식을 진행했으며, 현재 상도동 캠퍼스 건설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3년여 간 교회 건물을 임시교사로 사용했다.
올해 서울 숭실 세움 70주년을 맞아 서울 숭실대의 시작을 함께한 영락교회 본당에서 열린 이날 예배에서는 영락교회 방덕종 전담목사의 인도로 기도에 강순애 동문(사학 54, 서울숭실 1회 졸업생), 설교에 숭실대 법인이사인 김운성 목사, 특송 숭실대 웨스트민스터 합창단, 감사 인사에 숭실대 장범식 총장, 축도에 숭실대 김회권 교목실장 등이 진행됐다.
예배에 앞서 1954년 5월 10일 개교식 당시 사진을 재현한 구도로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또 한경직 목사가 거주했던 공간을 보존한 한경직 목사 기념관을 관람했다.
김운성 목사는 “하나님의 영이 임하면, 지난 세월의 영광보다 앞으로의 영광이 더 클 것”이라며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키고, 하나님의 삶을 재건하는 것이 숭실 교육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평양 숭실 재건의 날과 같은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가 이뤄지기를, 그러한 비전과 힘을 허락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장범식 총장은 “평양에서 일제 신사참배를 단호히 거부하며 자진 폐교를 택한 숭실대는 1954년 이곳 영락교회에서 다시 첫발을 내디뎠다. 현재의 숭실대를 있게 한 한경직 목사와 영락교회 성도들의 큰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믿음의 교육으로 세상의 기초를 다시 세우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자랑스러운 학교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예배 이후 다과회를 통해 친교를 나눴다. 장범식 총장은 한경직 목사의 사진으로 제작한 동판과 1954년 개교식 기념사진 액자를 영락교회에 선물했으며, 70주년 기념 케이크 커팅식을 끝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