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읽으면서 남들만 떠올린다?
하나님 말씀은 ‘내게’ 하시는 것
묵상, 하나님 관점에서 이해해야
적용, 하나님 말씀 내 마음에 담기
주관적이지만 마음대로는 안 돼
관찰-해석-적용, 신앙을 생활로

마이크
▲ⓒPixabay
“이 설교를 배우자가 들었어야 하는 건데, 같이 못 와서 아쉽다!”

성도가 설교를 듣다, 가족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아내가(혹은 우리 애가) 저 말씀을 들으면 습관을 고칠 텐데…’ 하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은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옳게 행하는 일입니다(에베소서 6장 1절, #쉬운성경)”. 이런 구절을 들으면 자동으로 자녀 얼굴이 떠오른다. 성도가 설교를 몇십 년 들어도 바뀌지 않는 이유다.

사실 필자도 그랬다. 설교를 듣다 보면, 가족이 떠오른다. 그리고 본인은 제3자가 된다. 그래서 집에 가서는 가족에게 그 설교 부분을 이야기하게 된다. 하지만 가족에게는 잔소리일 뿐이다. 필자의 의도를 가족들이 알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감사하게도 설교는 필자에게 하시는 하나님 말씀을 듣는 것임을 깨닫게 됐다. 그 이후로도 가족이 떠오르곤 했지만, 그럴 때마다 필자에게 하시는 말씀임을 마음 깊이 되새겼다. 예배는 나의 몸과 마음을 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큐티가 바로 그렇다. 성경을 읽으면서, 자신이 아닌 남을 떠올리게 된다. 자신은 제3자가 되어 하나님 말씀을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알려주려 한다. 그들이 하나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다. 뻔한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하나님 말씀은 ‘내게 하시는 말씀’이기 때문이다. 내게 하시는 말씀을 들었으니, 내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 적용을 내게 해야 하는 이유다.

묵상과 적용을 구별해야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묵상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객관적이라기보다, 하나님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 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게 된다.

이에 반해 적용은 주관적이어야 한다. 하나님 말씀을 내가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적용은 개인적이지만, 개인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 적용은 묵상을 통해 깨달은 하나님 마음을 내 마음에 담는 것인 까닭이다. 바꾸어 이야기하자면 묵상한 것을 내가 소화하는 것이 적용이다.

이 부분을 잘 설명해 준 책이 있다. <서재의 마법>에서 저자 김승 교수는 ‘지식 체계를 만드는 과정의 사고 도출 단계’를 설명한다. ‘관찰, 해석, 적용’이다. 독서법에서는 이것을 본 것, 깨달은 것, 적용할 것으로 표현한다.

그는 ‘관찰, 해석, 적용’을 지식 체계를 만드는 과정의 사고 도출 단계로서 쉽게 풀어 알려준다. 1차로 ‘관찰’은 읽기다. 읽기는 남의 것을 의미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과정은 ‘해석’이다. 해석은 소화해 내는 과정을 의미한다. 남의 것이 아닌 내 것이 돼야 한다. 내 생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큐티에서는 이 과정을 ‘묵상’이라 한다.

세 번째 과정인 ‘적용’은 내 것임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생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대로 삶을 살게 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김승 교수가 설명하는 ‘관찰, 해석(묵상), 적용’은 남의 것을 내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이다.

이 지식 체계를 만드는 과정이 바로 큐티 과정과 같다. 하나님 말씀을 관할하고 묵상한 말씀을 내 일상에 적용하면, 내 삶이 신앙생활이 되는 까닭이다.

지난 편에서 ‘적용’은 <꽃들에게 희망을>이라고 말씀드렸다. 어떻게 나비가 될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하시는 말씀을 내 삶에 적용하면 된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바뀌기를 원하신다. 그래야 다른 이웃들에게 사랑을 흘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 말씀을 볼 때, 오롯이 자신을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다.

이석현 읽고 쓴다
▲이석현 목사.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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