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양극화, 교회가 대안 제시를
구제 넘어 하나님나라로의 초대로
‘제자’ 기르는 가정 사역 이뤄져야
올바른 신앙 교육, 부모들의 의무

제89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
▲제89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 기념사진. ⓒ주최측 제공

제89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가 ‘건강한 교회 세우기’를 주제로 16일 분당 한신교회(담임 윤교희 목사)에서 열렸다.

먼저 ‘공공성 실천의 주체로서의 교회: 교회 상담센터를 중심으로’를 주제발표한 구본경 박사(이화여대)는 “최근 들어 ‘묻지 마’ 폭행과 살인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 7월 신림동에서 발생한 범죄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으며, 8월에는 분당 서현역에서 피의자가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중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로 ‘묻지 마’ 범죄 예고가 SNS 및 온라인에 기하급수적으로 올라오면서, 원한을 가진 대상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 대한 무차별 공격으로 온 나라가 공포에 떨고 있다. 개인의 취약한 정신 건강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횟수와 범죄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

제89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
▲제89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 현장. ⓒ주최측 제공

구 박사는 “곳곳에서 발생하는 ‘묻지 마’ 범죄의 원인으로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사회의 양극화는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구성원들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교육이나 취업 등의 기회의 분배 역시 불평등하게 되어 부와 가난의 대물림이 나타나고, 사회의 분열을 야기하여 통합을 저해한다. 그로 인해 구성원의 정신 건강이 위협받고 범죄 발생률 또한 상승하여 사회 전반을 불안정하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교회와 신학의 개입, 공공성의 실천이 요구된다”고 했다.

또 “한스 큉(Hans Küng)은 교회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중요한 ‘본질’을 지니고 있으면서 동시에 이 ‘본질’을 발견하고 구현해내기 위해 계속 변화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 적극적인 개입과 관여는 기독교 신학과 교회가 집중해야 할 영역”이라며 “국가의 정책 수립과 집행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이들, 배제 속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교회가 그 역할을 해야 할 때다. 교회가 공공성을 실천하는 방법을 모색한다면 양극화로 고통당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 박사는 “성경과 교회는 역사 속에서 공공성을 주장하고 실천해 왔다. 구약은 고아, 나그네, 과부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생계에 관해 언급한다.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이들에 대한 배려와 돌봄을 제시하고 있다. 예수님도 사적 재산 일부로 간주되던 여성, 몸과 정신이 아픈 병자들,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하셨다”며 “교회가 공공성을 실천한다는 것은 사회적 약자, 경제적 양극화로 운신의 폭이 없는 소외 계층에게 경제적 도움을 제공하는 구제를 넘어, 그들을 하나님 나라로 초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회상담을 통한 공공성 실천의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며 접근이 용이한 교회의 상담 센터를 통한 공적 역할 수행 시도들을 소개했고, “이와 같은 교회의 사역을 위해 소외계층에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지역 교회와 깊이 연대할 수 있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신학을 실천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교회가 이들의 회복을 위해 역할을 해왔다.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들이 있는 한 모든 교회와 기독교신학의 공공성 실천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세대 신앙교육의 장으로서 가정의 성경적 역할: 출애굽기 12-13장 연구와 Grace Family Baptist Church 사례분석’을 발표한 문진형 박사(개신대)는 “다음세대에 대한 교회의 고민은 모든 세대의 모든 지역에서 가지고 있는 고민이다. 다음세대와 주일학교에 대한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성경 사사기에 보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다음 세대의 등장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으며, 이것은 곧 이스라엘 민족 전체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그는 “다음세대의 교육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제안되었고 시도되었지만, 뚜렷하게 나아지는 결과들을 도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교회학교와 다음 세대는 누군가의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며, 그들이 교회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가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성경은 가정을 신앙 교육의 장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문 박사는 “가정은 성경에서 증거하고 하나님이 허락한 사람 사이의 관계이며 조직이고, 이것은 당연히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성경은 또한 가정 안에서 하나님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신앙의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신약과 구약에 걸쳐서 명백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이전까지의 가정 사역이 가정을 위한 목회적 돌봄의 제공의 차원에서 이뤄졌다면, 현재의 가정사역은 가족 제자 양성을 중점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를 주장하는 학자들은 어떻게 교회를 떠나는 것을 막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왜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일에 실패했는가?’, ‘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제대로 전달하는 일에 성공하지 못하였는가’를 질문하고, 어떻게 하면 자라나는 세대를 하나님의 자녀로, 그리스도의 제자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중심으로 둔다. 이를 위한 것이 가정과 부모 역할이라 주장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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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 현장. ⓒ주최측 제공

그러면서 출애굽기 12-13장의 유월절을 지키는 방식에 대해 “이 과정에 중요한 부분은 자녀의 질문에 대한 아버지의 답변을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일을 선포하는 것이다. 부모는 하나님이 행하신 구원의 과정을 본인이 배운 그대로 경험한 모든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신앙 교육은 부모의 의무”라며 “단순한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부모 세대의 신앙고백의 연속이어야 하며, 경험을 만들어 주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또 가정안에서의 신앙 교육이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부모가 먼저 올바른 신앙인으로 성장하는 삶을 사는 것이 자녀세대에게 바른 신앙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자녀들에게 가장 귀한 신앙을 물려 주는 일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성경은 보여주고 있다. 가정 구성원의 연속적이고 계속적인 신앙의 성장은 일차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라며 “부모 세대는, 자녀를 그리스도의 제자로 만드는 목적에 부합하도록 목회적 결정을 해야하고,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을 목표로 부모 세대를 교육하고, 변하지 않는 목표 의식과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 채정명 박사(장신대), 이영미 박사(서울신대)가 각각 ‘뉴노멀 시대에 교회가 추구해야 할 복음적 프락시스의 설교: 기독교 이야기와 비전으로서의 십자가를 중심으로’, ‘목민심서에 나타난 건강한교회를 위한 리더십 고찰’을 주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