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때로는 고요의 소리가 더 명확합니다. 삶이 분주하거나, 마음의 생각이 여러 갈래로 길을 못 찾을 때, 차라리 고요의 소리가 더 명확한 길을 보여줍니다.

눈 감고, 귀를 닫고, 생각을 닫고, 눈 열어 먼 산을 보거나, 눈앞을 보아도 명확한 영상이 아니라 우두커니 바라보는 흐릿함을 보며, 깊은 묵상에 빠지면, 고요의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벌레 움직이는 사각 소리, 새의 깃털 부비는 소리, 때로는 풀잎이나 나뭇잎 바람에 스치는 소리, 낙엽 떨어져 활빙하거나 바닥에 닿는 소리. 그 모든 것조차 없는 무음의 망연한 소리.

그 모든 소리들은, 때로, 나를 보게 하고, 길을 보게 하며, 마음을 맑혀 고요 속에 햇빛 비추이는 선명을 보게 합니다.

나를 넘는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음을,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인다는 것, 가야할 길 간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투명 속에 형체를 만들고, 그 투명의 형체 속에 한없는 기쁨을 포함 한다는 것, 고요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는 이루기 힘든 일입니다.

고요는 어디에도 있습니다. 시장에도, 골방에도, 자동차 스치는 삶의 길과 길 중에도, 순간이 만들어 놓은 영원의 방에도, 나를 넘어, 하나님의 뜻을 수용케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