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대표, 오앤오
▲김성수 대표이사가 아기 캐릭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혜진 기자

기독교인들이라면 누구나 구약이 기록된 히브리어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목회를 준비하는 신학교 학생이 아닌 이상 히브리어를 실제로 접하고 공부하기는 쉽지 않다.

오앤오 코퍼레이션 김성수 대표는 히브리어, 헬라어에 디자인을 가미해서 보다 쉽게 읽고, 쓰고, 볼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일에 소명을 갖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서출판 로고스의 산하 단체인 오앤오 코퍼레이션(ONO Corporation, 이하 오앤오)은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이미지화하는 작업과 데이터 가공을 통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플 개발에 주력하는 업체다.

로고스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히브리어·헬라어 원어 성경을 출판한 회사로 잘 알려져 있으며, 김성수 대표는 로고스 설립자이자 전 대표인 김용환 장로의 아들이다.

인터뷰를 위해 회사 안에 들어서니 히브리어가 멋스럽게 적혀있는 가방, 옷 등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오앤오,
▲히브리어가 적힌 옷과 에코백, 달력 등의 모습. ⓒ강혜진 기자

히브리어 관련 사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묻자 김 대표는 “저는 예전에 한글 성경을 제대로 한 번 읽어보지 못했고, 어떤 내용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았다. 그런데 히브리어와 헬라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다 보니 한글 성경의 스토리도 더욱 잘 이해가 됐다. 저 같은 분들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제가 알게 된 방법을 소개해드리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히브리어로 믿음이라는 단어인 ‘아만’을 예로 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오앤오, 히브리어,
▲‘믿다’라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 ‘아만’과 아만에서 파생된 단어들인 ‘에문’, ‘에무나’, ‘아멘’ 등을 나무의 뿌리와 잎에 비유해서 설명한 그림. ⓒ강혜진 기자
“처음엔 믿음이 어떤 것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막연하게 받아들였어요. 어느 날 책을 보고, 성경을 찾다 보니 믿음이라는 단어가 성경 안에 있었어요. 출애굽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말렉과 전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모세가 산에 올라가 기도를 할 때, 손이 안 내려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내려오면 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손이 ‘내려오지 않는다’는 단어에 믿음이라는 뜻의 ‘아만’이 포함돼 있었던 거에요. 사전적인 용어를 살펴봐도 믿음은 ‘상대방을 세우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처음엔 히브리어 글자를 그대로 디자인에 넣었더니 굉장히 이국적인 느낌이 났다. 손글씨로 디자인을 살짝 가미해보니까 신기하게 하나의 디자인으로 나왔다. 그렇게 상품화하고 제품화시키면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디자인 작업을 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히브리어, 헬라어를 하나의 문화로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영어처럼 간판이든 생활용품이든 우리의 일상에 히브리어를 자주 노출시켜서 ‘아 저것이 히브리어구나’ 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에코백, 가방 티셔츠, 달력 등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오앤오,
▲로시, 아자르라는 아기 캐릭터를 사용해 히브리어를 설명하고 있다. 아기의 행동이 알파벳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강혜진 기자

이어 “향후 알파벳을 넘어 단어를 표현하고 더 나아가 원어 성경에 있는 스토리들을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로 표현하는 것까지 진행해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국교회가 성경의 본질적 메시지 이해하도록 돕고파...교회 후원 사업도 병행

김 대표가 이렇게 히브리어 이미지화에 힘을 쏟는 또 다른 이유는 ‘스트롱코드 성경’ 때문이다.

‘스트롱코드’란 미국의 신학자 제임스 스트롱이 원어 성경 연구의 편의를 위해 원어 성경의 단어들을 알파벳 순으로 배열해 번호를 붙여 놓은 것을 말한다. 로고스출판사에서 나온 ‘스트롱코드 성경’은 본문 상단에 스트롱코드가 표기돼 있다. 이 번호로 원어 사전의 단어를 찾아 보면, 그 의미를 새롭게 알 수 있다.

스트롱코드 성경
▲스트롱코드 성경(왼쪽)과 히브리어.헬라어 원어사전. ⓒ로고스출판사 제공

김 대표는 “지금 원어 출판사라고 하면 국내에서 손을 꼽을 정도로 드물다. 원어 성경을 출판하는 곳은 로고스 밖에 없다. 아직은 원어 성경 출판사나 한국에서 원어를 할 수 있는 분들의 수가 적기 때문에 감당하기에 버거운 부분이 있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히브리어 헬라어 합본 사전이 네이버 사전에서 서비스 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어려운 한국교회를 섬기고자 하는 소망을 내비쳤다.

그는 “요즘은 교회의 성도들이 많이 줄고 있다. 교회의 가르침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은 갈수록 커지고 소수이지만 목회자들에 대한 인식이 더욱 나빠지고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답은 오직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 성경의 스토리를 이해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통독이 되고, 성경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이해함과 동시에 기존에 갖고 있던 기복신앙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과 현실과의 괴리감이 줄어들 것이고, 더 나아가 이단에서는 대부분 원어를 갖고 이야기하지 않고 한글 성경의 일부를 발췌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주셨다. 어느 한 부분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가 성경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단에 대한 경계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여러가지 성경적인 컨텐츠들을 활용하여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이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잘 설명해주고 알려주면서 이들이 자연스럽게 교회 안에 많아질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오앤오에서는 교회 후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교회에서 수련회나 여러 행사를 진행할 경우, 히브리어가 새겨진 T-셔츠를 제공한다. 교회에서는 T-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된다. 현재 3곳의 교회에 후원을 진행했고, 9월 안으로 2곳에서 더 진행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시작은 미약하지만 우리를 발판으로 한국교회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모든 성도님들이 하나님을 바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이 출판 사업을 이끌어 가시는 가운데 우리가 쓰임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이루시고 하나님의 시간과 계획 가운데 있다고 믿는다”며 “회사를 위해서도 많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의 : 010-4143-9476, ono9476@naver.com, ss0906(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