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몫을 받게 된 요셉 자손에게서 배우는 교훈

입력 : 2018.02.14 22:31

[권혁승 칼럼] 여호수아서 연구(35)

권혁승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여호수아서 16장과 17장은 요셉자손이 제비뽑아 분배받은 땅을 소개하고 있다. 유다지파에 이어 두 번째로 땅을 분배받은 요셉자손은 므낫세와 에브라임 두 지파에게 나뉘어져 있었다. 요셉자손이 두 지파로 나뉘어져 땅을 분배받게 된 것은 창세기 48장에 나오는 야곱의 축복기도 속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요셉은 나이가 많아 눈이 어두워진 야곱 앞으로 자신의 두 아들을 데리고 가 아버지의 축복기도를 받았다. 그때 요셉은 자신의 장자인 므낫세 머리 위에 아버지 야곱의 오른손이 얹어지게 하였다. 그러나 야곱은 의도적으로 팔을 어긋나게 하여 차자인 에브라임의 머리 위에 오른 손을 얹고 기도하였다. 이것은 후에 에브라임지파가 비록 차자의 후손이었지만 장자였던 므낫세의 후손보다 역사적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을 예고한 예언자적인 행위였다.

그러한 므낫세와 에브라임의 관계는 여호수아서에서도 분명하게 언급되어 있다. 여호수아서 16:4에서 요셉자손은 태어난 순서를 따라 므낫세와 에브라임로 언급이 되어 있다. 그러나 지파별로 분배받은 땅을 언급할 때에는 에브라임지파가 먼저이고(수 16:5-10) 그 뒤를 므낫세지파가 따르고 있다(수 17:1-13). 이것은 한 가정 안에서 질서의 기준이 되는 가족관계를 무시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성경은 하나님께서 그러한 일반논리를 뛰어넘어 자신의 섭리역사를 진행하시는 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에브라임지파와 므낫세지파가 차지한 곳은 지정학적으로나 자연환 경적으로나 모두가 부러움을 살만한 땅이었다. 이들 지파의 영역 한가운데 있는 세겜은 신앙적으로 중요시되는 곳이면서 비옥한 계곡지대이었다. 서쪽경계를 이루고 있는 해안지방의 샤론평야나 북쪽의 이스르엘 계곡평원은 해안길이 지나가는 중요 길목이면서 또한 풍요로운 곡창지대였다. 야곱이 요셉을 위하여 빌었던 축복기도에서 "하늘의 복과 아래로 원천의 복"(창 49:25)을 언급한 것은 곧 이들 두 지파가 누릴 풍요의 땅을 지칭한 것이다. 후에 모세도 요셉자손이 누릴 복을 "하늘의 보물인 이슬과 땅 아래 저장한 물"(신 33:13)이라고 표현하였다. 항상 물이 부족한 이스라엘에서는 이슬이나 지하수와 같은 물은 곧 하나님이 베풀어 주시는 풍요로운 삶을 의미한다. 이들이 누렸던 그런 삶의 축복과 풍요로움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들 두 지파의 조상이었던 요셉이 오래 전에 뿌려놓았던 신앙의 씨앗이 아름답게 결실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신앙의 계보 속에서 여호수아라는 당대의 걸출한 인물이 배출되기도 하였다.

그런 좋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들 두 지파는 자신들이 분배받은 땅에 만족하지 못하고 땅이 부족하다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므낫세가 요단강 서편뿐 아니라 동편에서도 땅을 얻었음을 고려한다면 이들 두 지파가 분배받은 땅의 면적은 다른 지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었다. 그뿐 아니라 이들이 차지한 땅은 이스라엘의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좋은 조건의 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의 땅에 만족함을 갖지 못했다. 그것은 제비뽑기라는 하나님의 방식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으로 전체 공동체의 분위기를 깨뜨리는 배신행위에 해당하였다. 더구나 그들은 자신들을 '큰 민족'이라고 과시하면서 더 큰 땅을 요구하였다. 그런 그들의 부당한 요구를 여호수아는 의연하면서도 지혜로운 방법으로 대처하였다. 그렇게 '큰 민족'이라면 스스로 가나안 족속의 땅으로 올라가 그들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영역을 확대하라는 권면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의 거만스러운 과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임으로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았다. 또한 그런 힘을 정당하게 활용할 것을 권면함으로서 가진 자의 책임이 무엇인가를 부각시켰다. 여호수아의 뛰어난 리더십 앞에 그들의 부당한 요구는 설득력을 잃고 말았다.

권혁승 교수(서울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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