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배본철 교수(성결대, 교회사)는 지난 한 해 필리핀, 아프리카, 영국 등 세계를 돌며 성령의 역사를 체험했습니다. 스스로 이 순회를 ‘세계순회 성령사역’이라 이름 붙였죠. 그는 이 순회를 통해 “신념과 주장을 좀 더 힘 있게 나눌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배 교수가 가졌던 신념과 주장은 무엇일까요. “나의 거듭난 삶 자체가 하나님께서 거저 주신 은혜”라고 고백하는 배 교수가 자신의 신념과 주장을 글에 녹여 본지에 기고했습니다. 질풍노도의 기간을 지나 하나님을 만나고, 성령을 좇아 세계를 순회했던 모든 과정을 매주 화요일 소개합니다. 배 교수와 함께 성령이 운행하는 세계로 다시 떠나봅시다.

마지막 사역

임마누엘성결신학대학(Immanuel Holiness Theological College)에서 석 달 동안 행한 성령론 강의의 종강 시간을 맞았다. 나는 신학생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했다. 성령님만이 우리의 모든 삶과 사역의 희망임을 다시 한 번 역설했다. 그리고 성령의 다스리심에 순종하는 삶을 힘차게 살아가자고 역설했다. 그 다음날은 필리핀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이 함께 하는 채플이 있었다. 나는 구약성경 역대하의 본문을 가지고 부흥의 핵심가치에 대해서 말씀을 나눴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 -역대하 7:14

모두들 진지하게 필리핀의 부흥을 생각하는 시간이었고, 진정한 부흥을 위하여 자신을 ‘잘 썩는 밀알’로 주님께 드릴 것을 결단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점심시간에는 우리 부부가 정성껏 마련한 통돼지 바비큐 파티가 열렸다. 신학생들은 물론 목회자들과 학교 교직원들이 모두 즐거운 오찬을 즐길 수 있었다.

마지막 금요 로마서 기도회 날이다. 로마서의 말씀을 가지고 성도의 사랑에 대해 말씀을 증거할 때, 성도끼리 불화한 마음들에 감동을 주었으며, 고린도전서 12장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상처 입은 것에 대해 너무 가슴 아파 울며 회개하는 기도들이 터졌다. 마침내 서로들 얼싸 안고 화해하고 놀랍도록 하나 되게 하는 일을 이루셨다. 특별히 오랜 동안 교회 내의 리더들과 갈등관계를 갖고 있던 분들이 회복 되는 일들이 있었다.

마지막 주일. 이 날은 그동안 정들었던 일로일로성결교회에서 마지막으로 설교 하는 날이었다. 예배 후에는 세례식 집례가 있었다. 엉성하게 개조해서 만든 필리핀의 영업용 택시인 찌뿌니와 승합차 등에 모두들 나눠 타고 바닷가로 나갔다. 나는 오 선교사님과 함께 세례 받을 이들을 이끌고 물이 가슴팍까지 차는 곳까지 들어가, 거기서 28명의 성도들에게 세례를 주었다. 옛 사람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또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을 향해 새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나는 이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였다.

‘주님. 오늘 세례 받는 이들이 모두 성령 안에서도 세례 되는 영광스러운 경험 가운데 들어가게 해주십시오.’

안식년의 모든 사역을 마치고 한국으로 떠나오기 전날 밤. 아내는 3개월 동안 일로일로에서의 모든 사역을 마치면서 큐티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다.

볼지어다 아름다운 소식을 알리고 화평을 전하는 자의 발이 산 위에 있도다 유다야 네 절기를 지키고 네 서원을 갚을지어다 악인이 진멸되었으니 그가 다시는 네 가운데로 통행하지 아니하리로다 하시니라 -나훔 1:15

그렇다. 우리가 발로 밟으며 복음을 외친 곳마다 악한 영의 역사가 진멸되며 성령의 다스리심이 임하는 역사가 일어나는 것, 그것이 우리 부부의 기도이다. 우리가 떠난 뒤에도 각 선교지로부터 부흥의 좋은 소식들을 계속 들을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이 14개월 동안의 순회사역을 마치는 우리 부부의 염원이다.

이제 귀국한다. 14개월 동안의 유목민과도 같은 고된 순회사역의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하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린다. 그러나 이제 편히 쉬기 위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또 다른 선교지와도 같은 한국교회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다시 일어나야 한다. 성령의 다스리시는 능력 가운데서 한국교회가 새로운 부흥을 경험해야 한다. 그래서 세계선교의 완수를 위해 크게 쓰임 받는 순결하고 능력 있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부부 역시 다시금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며 부흥을 위한 잘 썩는 밀알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