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자 도킨스, ‘문화적 기독교’ 쇠퇴 한탄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부활절 맞아 언론인 레이첼 존슨과 인터뷰

▲리처드 도킨스. ⓒLBC 유튜브 영상 캡쳐

▲리처드 도킨스. ⓒLBC 유튜브 영상 캡쳐

유명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박사가 자신을 ‘문화적 기독교인’으로 묘사하며 유럽에서 신앙의 문화적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독교의 핵심 교리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킨스 박사는 부활절을 맞아 영국 언론인 레이첼 존슨(Rachel Johnson)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국은 기본적으로 기독교 국가이며, 기독교에서 나온 종교를 믿지 않지만 여전히 개인적으로 기독교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진화론자이자 ‘만들어진 신’의 저자인 그는 “난 스스로를 문화적 기독교인이라고 부른다. 난 신자는 아니지만 믿는 기독교인이 되는 것과 문화적 기독교인이 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난 찬송가와 크리스마스 캐럴을 좋아하고 기독교 정신에 편안함을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기독교 국가라고 느낀다”고 했다. 

그는 영국에서 기독교를 실천하는 사람의 수가 급감하고 있어 “행복하다”면서도 기독교가 쇠퇴하며 유럽에서 이슬람교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부활절 기간 동안 런던의 옥스포드 거리를 장식한 라마단 조명에 대해 “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와 이슬람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난 언제나 기독교를 선택하겠다”며 “내 생각에 기독교는 근본적으로 괜찮은 종교인 것 같다. 그러나 이슬람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도킨스 박사는 특히 여성과 동성애자 대우와 관련해 이슬람교가 기독교보다 영국의 가치와 양립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매우 다른 개별 무슬림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며 “그러나 이슬람의 교리인 하디스와 꾸란은 근본적으로 여성과 동성애자에게 적대적이다. 그리고 나는 기독교 신앙의 단 한마디도 믿지 않지만, 문화적으로 기독교 국가에 살고 싶다”고 했다. 

존슨이 기독교 신앙이 쇠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문화적으로 지배적인 이슬람이 군주제와 같은 영국 제도에 미칠 영향에 관한 예측에 대해 묻자, 그는 “내 생각엔 끔찍한 일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기독교를 이슬람에 대한 보루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난 그것이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두 종교의 선교사들이 활동하는 아프리카에서 나는 ‘팀 기독교인’(Team Christian)에 속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킨스는 동정녀 탄생이나 부활과 같은 기독교의 근본적인 주장을 일축하고, 그러한 초자연적 주장이 말도 안 된다며 자신의 무신론적 신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문화적 관점에서 기독교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2022년 5개 기독교 단체가 영국 성인 3,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만이 ‘실천적인 기독교인’으로, 42%는 ‘비실천적인 기독교인’으로 나타났다.

2022년 영국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 내 기독교인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으며 1801년 영국 최초의 인구 조사 이후 기독교인으로 확인되는 인구는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따르면, 6,700만 명 이상의 국가 인구 중 46.2%(2,750만 명)만이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인구 조사에서는 인구의 59.3%(3,330만 명)이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혔다. 

이와 대조적으로 영국 내에서 이슬람교는 2011년 270만 명에서 2021년 390만 명으로 급증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반 고흐 성경이 있는 정물

성경이 너무 낯설거나, 너무 익숙해져버린 이들에게

초신자나 비기독교인 등 ‘성경’이 아직 낯선 이들을 위한 ‘입문용’ 도서가 잇따라 발간됐다. 두 권의 책 모두 혼자 또는 같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으며, 각자의 스타일이 뚜렷하다. 기독교 세계관 24 키워드로 읽을 때 맥락 놓치지 않도록 성경 이야기 …

에스더 10 27 특별철야 기도회

손현보 목사 “10월 27일 전과 후, 완전히 달라질 것”

믿음, 행동 옮길 때 하나님 역사 일어나 동성 커플 건강보험 피부양자 판결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강력한 감동 주셔 바알에 무릎 안 꿇은 성도들 모두 참여 댐 무너지는데, 내 집만 지킨다고 되나 이제 물러설 곳 없어, 결단해야 할 이유 못 막아내면 바벨…

대통령실 추석 선물 2024

집배원이 교회에 대통령 추석 선물 전달하며, “술인데 받을 건가”?

종교계엔 술 대신 청 포함 이미 발표 집배원, 선물 보여주니 말 없이 나가 교회 목사 “정부·기독교계 이간질?” 우체국 집배원이 대통령실 명절 선물을 전달하면서 “교회에 ‘술’을 보냈으니 반송하라”는 가짜뉴스를 전하고 다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조용기 3주기

영산 조용기 목사 3주기 추모예배,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수님 지상명령 완수 위해 고인 뜻 본받아 충성 헌신 다짐 영산 조용기 목사 3주기 추모예배가 14일 오전 개최됐다. 이날 추모예배는 생전 조용기 목사가 직접 작사하고 김성혜 사모가 작곡한 찬송가 614장 ‘얼마나 아프셨나’를 부르면서 유가족을 비롯해 목…

사단법인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서울교육감 선거, 교육 미래 가를 것… 신앙교육권 보장하라”

기독교 교육계가 사립학교의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사립학교법 개정과 2025 고교학점제 수정, 헌법소원의 조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특히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궐위로 공석이 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10월 16일)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사단법…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국무부 본부 건물.

美,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 지정만 하면 뭐하나… 제재율 1.8% 불과

미국에서 의회가 설립한 연방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국무부가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CPC)을 지정한 이후 25년 동안 단 세 번만 해당 위반과 관련된 제재를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IRFA)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