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130년에 걸친 린튼가의 한국 사랑과 선교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고신 선후협, 제14회 선교포럼서 조명

▲지리산에서 인돈 부부와 네 아들. 왼쪽부터 윌리엄, 드와이트, 휴, 유진. 많은 미국인 선교사들은 한국에서 풍토병에 시달렸다. 이들은 당시 요양을 위해 지리산 노고단의 선교사 캠프를 마련했다.

▲지리산에서 인돈 부부와 네 아들. 왼쪽부터 윌리엄, 드와이트, 휴, 유진. 많은 미국인 선교사들은 한국에서 풍토병에 시달렸다. 이들은 당시 요양을 위해 지리산 노고단의 선교사 캠프를 마련했다.

예장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대표회장 노상규 목사, 이하 선후협)가 1-2일 켄싱턴리조트 경주에서 ‘선교로 5代를 이어온 한국사랑, 린튼가 사람들!’을 주제로 제14회 선교포럼을 개최했다.

선후협 대표회장 노상규 목사는 “한국선교의 양대 산맥은 언더우드가와 린튼가”라며 “언더우드가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린튼가는 그렇지 못하다. 언더우드가는 4대를 섬겼지만, 린튼가는 5대가 한국을 섬겨오고 있다. 이번 포럼은 선교로 5대를 이어오며 한국을 사랑하는 린튼가 사람들을 조명해 보며 한국선교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깊이 있게 헤아리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고신 김홍석 목사 총회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제14회 선후협 선교포럼에서 한국을 사랑한 린튼家의 모습을 돌아보며 고신교단과 한국교회를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과 섭리를 깨닫고, 미지의 땅 한국을 위해 생애를 바쳐가며 헌신한 선교사들의 사랑과 수고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또한 앞으로 고신총회가 세계선교에 더욱 힘 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제14회 선후협 선교포럼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선교의 귀한 사명에 함께 힘을 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첫 발제자 이상규 교수(전 고신대 신학과, 현 백석대 석좌교수)는 ‘Linton家 선교사들이 한국선교에 미친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남장로교회의 한국 선교 배경을 전한 뒤, 유진 벨(배유지)과 로티 벨 부부로 시작해 2대 살롯 벨과 윌리엄 린튼(인돈), 3대 휴 린튼(인휴)과 로이스 린튼(인애자), 4대 데이비드(인다윗), 스티브(인세반), 존(인요한)으로 이어지는, 린튼가의 4대 130년에 걸친 한국 선교사역에 대해 정리했다.

▲이상규 교수. ⓒ크투 DB

▲이상규 교수. ⓒ크투 DB

이상규 교수는 “언더우드는 북장로교, 유진 벨은 남장로교회가 파송한 대표적인 선교사였다”며 “유진 벨 목사 부부는 의사이자 목사인 오웬과 함께 남장로교회의 제2인 선교사로 1895년 4월 9일 내한했다. 유진 벨의 선교 헌신, 한국에서의 사역은 후대로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호남선교의 아버지’라고 불린 유진 벨(배유지, Eugene Bell, 1868-1925)은 나주, 목포, 광주 등지에서 일하며 30년간 봉사하다 건강을 잃으며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며 “유진 벨은 전도와 부녀자 계몽 사업에 힘썼고, 광주기독병원 설립에도 기여했다. 그는 교회와 학교, 병원을 망라하는 이른바 ‘삼각선교’를 실시했다. 전라노회 부회장 및 노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총회장 등으로 한국교회 치리회에도 관여했으며, 목포와 광주, 군산(쥴리아 다이샤트의 경우) 전도, 교회 설립, 교육활동에 관여하여 전도자, 목회자, 교육자, 신학자로 활동하며 한국교회 형성에 기여했다”고 했다.

이어 “린튼가의 제2대 선교사는 윌리엄 린튼(인돈, William A. Linton, 1891-1960)으로, 유진 벨의 사위였다. 그는 애틀랜타의 조지아공대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수석으로 졸업함과 동시에 제너럴 일렉트릭사 입사 요청을 받았지만, 변요한 선교사의 영향으로 이를 거절하고 한국선교를 지망했다. 21세에 내한한 그는 최연소 선교사로 48년간 한국에서 의료·교육 분야에서 활동했다”며 “그는 교육 활동 중 기독교대학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1956년 대전에 대전기독학관을 설립하고 학장에 취임, 이를 대전대학으로 개칭해 개교했다”고 했다.

▲대전 한남대의 린튼기념관.

▲대전 한남대의 린튼기념관.

제3대 선교사는 윌리엄 린튼의 셋째 아들인 휴 린튼(인휴, Hugh MacIntyre Linton, 1926-1984)과 4남인 토마스 린튼(Thomas Dwight Linton, 인도아, 1927-2010)이었다.

이 교수는 “휴는 부모의 신사참배 거부로 한국에서 추방된 후 미해군 장교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얼스킨대학, 얼스킨신학교, 콜롬비아신학교, 프린스턴신학교 대학원 등을 거쳤다.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한 바 있으며, 1954년 입국금지가 해제되자 아내 로이스와 세 아들과 함께 내한한 후, 순천과 인근의 섬마을, 농어촌을 돌아다니며 전도활동을 통해 섬 지방과 벽지 600여 곳에 교회를 세웠다고 한다. 아울러 10년에 걸쳐 대대적인 간척사업을 하며 20만 평의 땅을 개간해 땅 없는 이들에게 나눠 줬다. 또 순천고등성경학교에서 가르치기도 했고, 순천기독진료소, 순천기독결핵요양원, 보양원을 설립해 결핵 퇴치, 재활사업을 전개했으며, 1965년 결핵요양원 5개 병동을 건립했고, 1969년에는 난치결핵환자 요양원도 세웠다”고 했다. 또 “토마스는 휘튼대학, 얼스킨대학, 리치몬드대학, 콜롬비아신학교를 거친 후 1953년 내한한 후 전도와 교육 사업에 동참하고 호남신학교 조직신학 교수, 교장으로 봉사했다”고 했다.

이어 “휴 린튼의 5남 1녀 중 장남 데이비드(인다윗, David York Linton, 1949-), 차남 스티븐(인세반, Stephen W. Linton, 1950- )과 5남이자 막내인 존(인요한, John A. Linton, 1959-)이 4대째 한국 선교사가 됐다”고 했다. 인다윗은 일리노이주립대학교에서 박사과정(PhD)을 이수하고 1977년 이후 1980년까지 PCA선교사로 활동했고, 2016년 다시 내한해 순천 지방에서 활동하고 있다. 인세반은 ‘유진 벨’ 재단의 회장으로 북한을 돕는 사업과 결핵퇴치를 위해 일하고 있다. 인요한은 연세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외국인 진료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2023년 10월 23일에는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국민의힘 비례정당 국민의미래의 비례대표 후보 8번이자 선대위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4대에 걸친 이들의 사역은 첫째 선교지부 개척과 교회 설립과 양육 등 호남지방 기독교 형성에 기여했고, 둘째, 수피아여학교, 목포 정명학교 등 여러 학교를 설립하고 기독교 교육을 실시하여 근대 교육 발전에 기여했고, 셋째, 결핵치료 및 퇴치, 요양원 설립을 통해 의료활동, 의료발전에 기여했고, 넷째, 한국의 독립운동에 기여했다. 다섯째, 미국교회 특히 미국남장로교회에서의 선교운동과 선교 동원에도 영향을 끼쳤다. 린튼가의 선교활동은 해외 선교, 선교운동에 대한 도전과 자극을 주었고 선교동원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앞서 발제했던 린튼가의 주인공들이 함께하기도 했다. 린튼가의 4대째 장남인 인다윗 선교사(David y. Linton, 리폴드신학교 졸업, PCA 선교사), 그리고 그의 장남인 인대위 교수(David J. Linton, 한동국제법률대학원, 변호사)가 각각, ‘한국초기 선교사들의 삶과 사역’, ‘MK로서의 성장 과정과 삶 그리고 미래’를 발제했다.

첫날 개회예배에서는 김상수 목사(선후협 제3대 대표회장)가 “복음을 맡은 종의 자세”(눅 17:7-10)라는 주제로 설교했고, 2일 오전 폐회예배에서는 박정곤 목사(선후협 제 11대 대표회장)가 “가서 제자 삼으라!”(마 28:18-20)라는 주제로 설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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