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아이 스마트폰 유아 휴대전화 핸드폰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아이들. ⓒ픽사베이
◈새로운 집단

기준이 있으면 접근이 훨씬 쉽다. 종종 다음 세대와 관련된 세미나를 하다 보면 이렇게 묻는 분들이 계신다. “이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러니까 다음 세대를 ‘Z세대’이니 ‘알파세대’이니 이렇게 나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그분 말도 일리가 있다. 다음 세대 아이들을 출생에 따라 나눈다 해서 그 아이가 정확하게 그 범주에 속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더구나 사역을 해보니 지역마다 있는 특색도 무시하지 못한다. 다만 경험해 보니 무슨 일이든 기준이 있으면 접근이 쉽다. 그리고 시행착오도 적다.

예를 들어보자. 군대에 가면 제식훈련을 가장 먼저 한다. 이때 배우는 기본이 ‘오(伍)와 열(列)’이다. 오는 가로줄, 열은 세로줄이다. 오와 열을 맞춘다는 것은 새롭게 위치를 조정하는 행위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기준이다. ‘기준’이라고 외친 병사는 정해진 자리에서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 기준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대열이 만들어진다. 기준이 있으면 대열이 빨리 만들어진다. 시행착오가 적기 때문이다.

다음 세대에도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 Z세대의 뒤를 잇는가 싶더니, 누군가 기준을 잡고 이렇게 외쳤다. “알파로 헤쳐 모여”. 새롭게 오와 열을 맞추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 세대를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 Gen Alpha for short)라고 한다. 2022년 11월 28일 헤럴드 경제는 이들의 등장을 이렇게 소개했다.

‘디지털 원주민’ 알파세대… Z 다음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종족’

알파 세대라는 새로운 집단이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다. 그리고 다가올 것이다(일반적으로 알파 세대의 마지막을 2025년까지로 보기 때문이다).

◈알파 세대란?

알파 세대란 어떤 세대일까? 영문판 위키피디어의 설명을 들어보자.

알파 세대(Alpha generation)는 Z세대의 뒤를 잇는 인구집단이다.

-알파 세대라는 말은 호주 사회학자 마크 맥트린들(Mark McCrindle)이 운영하는 연구소에서 2008년 조사를 통해 만들어졌다.
-그리스 알파벳 첫 글자인 ‘알파’에서 따온 알파 세대는 세대 전원이 21세기 출생했다.
-인류통계학자들에 따르면 알파세대의 시작은 2010-2011년생으로 본다. 마지막은 2025년생으로 본다.
-알파 세대는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몸의 일부처럼 사용했다. 약 90%의 어린아이들이 한 살 때 휴대용 전자기기를 사용했다. 심지어 어떤 경우는 태어난 지 몇 달이 지나 바로 사용하기도 했다.

최은영 교사는 《알파세대가 학교에 온다》에서 말한다.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세상에 터치스크린 아이패드를 최초로 선보인 2010년 이후 탄생한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디지털 기기와 상호 작용을 통해서 성장했다. 오감을 통해 외부 자극을 이해하는 발달기 때부터 아이들은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구분 없이 동시에 수용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자란 우리 아이들을 우리는 ‘알파 세대’라고 부른다.”

교회학교 현장에서 우리는 아직 Z세대도 버겁다. 이해하려 해도 이해 영역을 벗어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또 다른 세대가 줄을 서기 시작했다. 알파 세대! 이 또한 다음 세대의 또 다른 주역이다.

◈우리는 포노사피엔스

알파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포노 사피엔스’다. 무슨 뜻일까? 네이버 지식백과사전을 보면 이렇게 정의한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ce)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혜 있는 인간’이라는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 포노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전화기)라고 부른 데서 나왔다.
-‘스마트폰(smart phone)’+’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의 합성이이다.

알파 세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데이터형 존재라는 것이다. 이들은 스마트폰이 되지 않으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다. 한 예로 이들과 수련회를 간 적이 있다. 이들이 수련회 필수품으로 무엇을 들고 왔겠는가? 멀티탭이다. 친구들과 전기를 공유하며 끊임없이 핸드폰을 충전했다. 이들에게 수련회의 명당자리는 ‘콘센권’이었던 것이다.

교회는 데이터에 특화되어 있는 알파 세대의 특징을 잘 이해해야 한다. 이들이 아직 알고리즘이나 빅데이터를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해도, 이제 데이터와 분리될 수 없다.

그런데도 교회는 자꾸 이들을 데이터와 분리시키려고만 한다. 예배 시간에 스마트폰을 뺏으려는 교사와 뺏기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실랑이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데이터를 하나의 종교처럼 생각하는 이들에게 진정한 믿음의 대상은 하나님이 한 분 밖에 없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빼앗음으로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들기보다는 역으로 이용함으로, 신앙과 데이터를 이어주는 접근이 필요하다.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들을 활용해 보자. 아이들이 많이 접속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반 모임을 해보자. 조금 더 준비해 짧은 수련회도 여기서 진행해 보자.

수련회를 마친 후 사진 콘테스트도 해보자. 어차피 쓰는 데이터이고 접속하는 플랫폼이라면, 여기서 신앙의 재미를 찾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 아닐까?

오늘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맡겨주신 아이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남들이 찾아주는 답은 우리 아이들에게 특화된 대답은 아니다.

고민하고 대답을 찾는 것. 이것도 오늘 우리에게 주신 하나의 사명이다. 함께 알파 세대를 잡으러 가보자! 세상에 빼앗기지 말자!

김정준 다음 세대
▲김정준 목사. ⓒ크투 DB
김정준 목사
울산대흥교회 교육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한남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