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고령 감안, 행사 추가
기념행사 선구적 모범과 마중물
품격 있는 애국·보훈 운동 계속

새에덴교회 참전용사
▲행사 후 참전용사들과 교회 관계자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입춘이 지나면서 강추위도 풀린 정월대보름, 역전의 용사들이 용인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로 하나둘 모였다.

매년 6월 국내는 물론 해외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17년째 보은행사를 열고 있는 새에덴교회에서 한국전 정전 70주년을 맞아, 2월에도 국내 참전용사 초청 위로예배를 추가로 진행했다.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참전용사들을 모시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2월 5일 저녁에 드려진 예배에 앞서, 참전용사 80여 명이 초청돼 오후 5시부터 교회 앞 어린이들의 환영식을 시작으로 5시 30분부터 참전용사들에게 식사와 다과를 대접했다.

오후 7시 예배에서는 예비역 육군 소장 서정열 장로 사회로 참전용사들 입장, 예비역 육군 중장 이도상 집사의 대표기도, 준비위원 박선영 권사의 성경봉독, 호산나 찬양대의 ‘자유와 평화’ 찬양 등이 이어졌다.

새에덴교회 참전용사
▲소강석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소강석 목사는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듯(고전 11:23-25)’이라는 제목의 메시지에서 “참전용사들이 고령이셔서 소천하신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 연초부터 한 분이라도 좀 더 모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2월부터 모시게 됐다”며 “또 하나의 이유는 정전 70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6-7월 각종 민간단체와 정부, 지자체 등에서 여러 기념행사가 있을텐데, 저희 교회에서 선구적 모범과 마중물이 되고자 했다. 물론 6월에도 다시 모실 것”이라고 전했다.

소 목사는 “올해뿐 아니라 오래오래 사셔서 내년과 내후년에도, 5년·10년 후에도 작은 섬김을 받아주시면 감사하겠다. 저희는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며 “오늘의 주인공이신 참전용사 용인지회 어르신들과 악수를 해보니, 다행히 제 손을 꽉 잡으시는데 저보다 힘이 세시더라. 오래오래 사시고, 무엇보다 예수님을 믿고 영생하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그는 “십자가의 은혜를 기억하듯, 저희는 여러 어르신들의 희생을 기억한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은혜를 절대 잊지 말라고 기억하라고 하셨다. 이를 기억할 때 신앙의 본질과 가치를 끝까지 지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저희는 한국전쟁 때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워주신 어르신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에덴교회 참전용사
▲참전용사들이 예배에 참석한 모습.
뿐만 아니라 “다시는 전쟁 없는 나라 되기를 소망한다. 우리 후손과 자녀들이 전쟁으로 죽거나 피흘리는 일이 없길 기도한다”며 “6.25 이후 아슬아슬한 위기에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것에 감사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과거 고난의 역사를 잊어선 안 되고, 6.25 때 싸워주신 참전용사의 수고와 헌신도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보력을 키워야 한다. 국방력을 키우고 힘을 갖춰야 평화를 지켜낼 수 있다. 그렇다고 일부러 시비를 걸어 전쟁을 하자는 말은 아니다”며 “평화는 이상과 환상으로 이뤄낼 수 없다. 안보와 국방력을 튼튼히 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정신을 지켜내, 북한이 감히 우리를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힘을 갖출 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피흘림 없는 평화통일을 이뤄낼 수 있다”고 밝혔다.

소강석 목사는 “저희 교회는 그런 차원에서 17년째 참전용사 초청 보은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어르신들을 초청하게 돼 다행이고 감사하다”며 “이 일을 위해 김종대 장로님이 후두암으로 성대를 잃었음에도 천명으로 알고 이메일과 글로 소통하면서 오늘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이후 ‘참전용사들의 건강과 장수의 축복을 위해(서광수 장로)’, ‘국가 안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김재일 장로)’, ‘나라와 민족과 대통령을 위해(최진경 장로)’ 등을 제목으로 합심기도했으며, 축사와 격려사 후 소강석 목사의 축도로 예배는 마무리됐다.

새에덴교회 참전용사
▲위로예배 중 참전용사들이 거수경례하는 모습. ⓒ이대웅 기자
격려사를 전한 총회 총무 고영기 목사는 “목회든 공적 사역이든 생명 걸고 희생과 헌신으로 극한 목회, 극한 공적 사역을 수행하시는 소강석 목사님과 새에덴교회 당회와 온 성도님들께 칭찬과 격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참전용사 초청 보은행사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감사하며, 보훈의식 문화를 형성하고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는 사회통합까지 이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축사를 전한 총회 전 서기 김한성 목사는 “묵묵히 17년 간 행사를 진행해 오신 성도님들께 칭찬과 축하를 드린다”며 “참전용사님들께서 폭탄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신 걸음 덕분에, 우리가 지금 축복을 누리고 있다. 님들의 눈물은 대한민국의 생수였고 님들의 땀과 눈물은 대한민국의 걸음이었다. 님들이 계시기에 대한민국에 내일이 있다”고 말했다.

초청받은 참전용사들을 대표해 답사에 나선 참전용사 유공자회 용인시지회 서귀섭 회장은 “저희들을 초청해 주신 소 목사님과 성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새해를 맞아 저희 노병들이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님과 성도 여러분께 전능하신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서귀섭 회장은 “6.25 전쟁은 북한 공산당이 공산화 목적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침략한 전쟁이었다. 올해는 73주년이자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해”라며 “저희 노병들은 목숨 바쳐 나라를 구하던 그 비참한 상황을 잊을 수 없다. 그래서 유공자회는 생명이 남아있는 날까지 또 다시 그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들과 후손들에게 전쟁의 참극을 상기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서 회장은 “그러나 그동안 정부마저 우리 참전유공자들에게 예우와 복지 정책에 소홀했다. 이러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유공자들은 빈곤과 질병의 애환으로 기초생활수급자를 면치 못했다”며 “그러나 지난 17년 동안 관심 밖에 있던 저희 노병들과 16개국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을 매년 초청해서 위로해 주고 계신다. 저희 회원들은 소강석 목사님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요 새에덴교회가 애국하는 교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새에덴교회 참전용사
▲참전용사들이 예배에 참석한 모습.
새에덴교회와 소강석 목사는 2023년 연초부터 ‘품격 있는 애국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월 11일 오후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찾아 참전용사와 국가유공자, 병원 직원 등에게 감사를 전하는 보은 행사를 개최했다.

앞선 오전에는 새에덴교회가 지난 2007년부터 17년간 이어온 국내외 참전용사 초청 보은행사와 미국 워싱턴 한국전 참전용사 전사자 추모의 벽 건립 과정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 <워싱턴에 새겨진 한국전쟁의 별> 시사회를 갖기도 했다.

새에덴교회는 새 예배당 건축 빚이 상당한 가운데서도 소강석 목사의 결단으로 17년 전인 2007년부터 국내외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시작했다.

소강석 목사는 “2007년 1월 미국 LA에서 만난 참전용사 리딕 나다니엘 제임스 씨를 초청할 때 ‘대여섯 명 정도 오시겠지’ 했는데, 50명이 오시겠다고 해서 당황했지만 약속을 지켰다”고 했다. 이 소박한 약속은 16년간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에티오피아, 태국, 필리핀 등의 참전용사와 가족 초청으로 이어졌다. 16년 동안 한국 방문 또는 현지 행사에 연인원 5,500여 명이 초대되는 민간 최대의 보은과 보훈 행사가 됐다.

새에덴교회는 코로나 기간에도 줌과 메타버스 기술을 통해 온라인으로 국내외 참전용사를 초청했다. 지난해 6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가 대독됐으며, 국군 참전용사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등 300여 명을 초청해 보은행사를 가졌다.

이후 미국으로 떠나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준공식 전야인 7월 26일 워싱턴 쉐라톤 펜타곤 시티호텔에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소강석 목사를 초청자로 참전용사와 가족 등 400여 명을 초청해 위로와 만찬 행사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