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종교적 갈망과 규제의 위협 동시에 초래”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순교자의소리, 현지 교인들의 필요 지원

▲우크라이나 성도들. ⓒIMB선교회

▲우크라이나 성도들. ⓒIMB선교회
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가 “규제로 인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종교적인 갈망이 즉시 채워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영적인 갈증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Hyunsook Foley) 대표는 “전쟁 중에는 사람들이 음식과 피난처만큼 소망을 찾는다. 정치적 갈등으로 삶이 붕괴된 이들에게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 못지 않게 영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시급하다”며 “그들은 자신들과 함께 기도해 주고, 울어 주고, 모든 죽음과 파괴에 대하여 이해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폴란드순교자의소리, 우크라이나 현지의 수십 개 교회 및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와 몰도바의 교회들과 함께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소리는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은 물론이고 지역 교회를 찾아와 도움을 청하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인도적·영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또 지난주에는 우크라이나 현지 교회들이 시급한 필요를 해결하도록 1만 달러를 긴급 지원했고, 향후 헌금이 들어오는 대로 추가 기금을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제 언론이 우크라이나 분쟁의 종교적 측면에 관하여는 광범위하게 보도하지 않았지만, 일반 우크라이나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것이 열띤 토론 주제”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있는 정교회 신자의 수를 모두 합하면 세계(정교회)에서 가장 많다”고 했다.

최근 두 나라 정교회의 극심한 분열로, 우크라이나 정교회 신자들에 대한 감독권이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과 교회 구조 아래에 놓이게 되었다. 한쪽은 모스크바 정교회에 충성하고 있고, 다른 쪽은 전 세계 대다수 나라에 있는 정교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러시아와 친러 세력이 모스크바에 충성하지 않는 독립적인 정교회만 자신들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상대적으로 소수인 개신교 신자들도 점점 더 많은 제약과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친러 세력은 개신교 신자들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본다. 개신교 신자들이 친미·친서방 성향을 갖고 있고, 소위 ‘러시아 정교회 세계’에 대해 적대적인 외부 세력으로부터 자금과 지시를 받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라고 했다. 

2014년, 친러시아 세력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장악했을 때, 반개신교적 의혹들을 서로 결합하여 반개신교적 정책과 법률을 제정한 것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고, 그 정책과 법률은 같은 기간 러시아에서 시행된 것들과 유사했다고 말한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기독교인들에게는 지하교회의 삶이 이미 일상의 현실이 되어 있었다.

이와 관련, 현숙 폴리 대표는 “소위 도네츠크(Donetsk)와 루한스크(Luhansk) 인민공화국의 기독교인들은 이미 8년 동안 지하에서 활동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일부를 장악하고 인민 공화국을 세운 친러시아 세력은 자신들의 정부에 새로 등록해야 합법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고 개신교 교회들을 강압했지만, 막상 등록을 신청하면 받아주지 않았고, 이는 특히 루한스크 지역에서 심했다. 돈바스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 그들은 개신교 교회 건물을 몰수했고, 이 건물들을 지금도 여전히 친러시아 군대의 막사와 사령부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인민공화국의 새 헌법이 개신교에 대한 차별을 합법화하고 있다”며 “두 나라 헌법 모두 러시아 정교를 각국의 ‘기둥’으로 규정하고 있고, 어떤 종교가 러시아 정교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종교적인 선전을 금지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역의 개신교 신자들은 돈바스 지역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제약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할 경우, 자신들도 동일한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는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이 돈바스 지역 기독교인들로부터 영감을 받고 있으며, 누가 국가를 통치하든지 계속 교회로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는 본보기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돈바스 지역 개신교 교회가 건물과 법적 지위를 상실했기 때문에 심각하게 마비되었을 것으로 단정하거나,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독교인들이 돈바스 지역을 주목하면서 국외로 빠져나가는 것만을 유일한 희망으로 여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실수다. 때로 우리는 외면적인 것들, 이를 테면 법적 지위, 교회 건물, 목회자, 지역 사회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 같은 것들이 기독교 성장을 보여주는 요소라고 잘못 추정한다. 사실, 그런 것들이 기준이면, 신약의 어느 교회도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대신 성경은 이런 외적 요인들이 아니라 내적 요인들, 즉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성숙해지는 성도들, 특히 핍박 가운데서도 온전히 성숙해지는 성도들이 바로 기독교 발전의 정점을 보여 준다고 가르친다. 우리는 돈바스 지역에서 그러한 기독교인들을 많이 보았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작년 순교자의소리가 공동 후원한 성경 배포 사역에 돈바스 지역의 많은 교회가 동참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작년 현지 기독교인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역의 분쟁 지역 어린이들에게 신약 ‘액션 바이블(Action Bible, 어린이용 삽화 성경)’ 4만 권을 배포했다. 이것은 우리 단체가 ‘캐나다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Canada), ‘미션 유라시아’(Mission Eurasia), ‘벽 없는 학교’(School Without Walls)를 포함한 여러 사역 단체와 연합하여 지원한 사역 프로젝트였다. 사람들은 ‘전쟁 중에 성경을 나눠줄 사람이 있을까?’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현지 기독교인들이 그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교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갈급함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베드로전서 3장 15절은 우리가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자에게 항상 대답할 것을 예비해야 한다고 말씀한다. 그리고 ‘항상’이란 말은 ‘심지어 전쟁 중에도’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녀는 “순교자의소리가 러시아어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독교인 및 인접 국가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기독교인들과 정기적으로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있다. 현지 기독교인 대부분은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 떠나는 기독교인들도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올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키이우에 거주하는 우리 단체의 페이스북 구독자 라일라(Laila)가 우리 단체에서 주관하고 있는 기독교인 ‘수감자에게 편지 보내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편지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전쟁이 터지고 키예프가 공격을 받게 되자, 그녀는 편지를 부치지 못하게 될까봐 걱정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우리에게 핸드폰으로 전송하면서, 믿음 때문에 감옥에 갇힌 기독교인 수감자들에게 대신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녀의 요청에 따라 그 그림을 이 보도자료에 실었다”고 밝혔다.

순교자의소리는 돈바스 지역 지하 기독교인들이 삶으로 보여준 증언이 우크라이나 교회 전체를 준비시키고 담대하게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 성도들은 건물이나 법적 지위가 없어도, 심지어 전쟁 지역 한 가운데 있어도 온전한 교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형제자매들에게 8년 동안 보여주었다”고 했다.

그녀는 “순교자의소리와 접촉하는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기도하기도 하지만, 정치보다 더 깊은 믿음을 고백한다”며 “우리가 우크라이나 국내와 주변 난민 지역 기독교인들에게 제공하는 지원품에는 우리 단체에서 출판한 『지하교회를 준비하라(Preparing for the Underground)』 시리즈가 포함돼 있다. 이 책은 영어와 한국어로 기록되었으나 러시아어로 번역되어 있고, 온라인에서 무료로 읽거나 인쇄본을 구입할 수 있다. 이 책들은 지하에서 교회를 이루는 법을 기독교인들에게 가르친다”고 했다.

순교자의소리는 북한 지하교인에 관한 책, 『믿음의 세대들(These are the Generations)』 러시아어 번역판도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키이우 지역이 폭격을 받고 있을 때, 그곳의 기독교인은 기독교인 수감자를 위하여 그린 그림을 우리에게 보내주었다. 그녀는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에 『믿음의 세대들(These are the Generations)』 책을 읽었다고 하면서 ‘북한 사람들, 특히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배우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믿기 힘든 어려움이 닥쳐도 인내심을 가지고 담대하게 그러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저는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면서, 하나님께 찬양을 드렸다’고 했다. 위기에 처한 기독교인들은 위기에 처한 다른 기독교인들에게 항상 위로를 얻는다. 그래서 순교자의소리는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에게 육신의 빵 뿐만 아니라 지하교회라는 영적인 빵도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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