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이란·아프간 난민 사역 선교사 발표
잠깐 거쳐가는 곳에서 리더로 훈련시킬 공동체 개척
할 것도 갈 곳도 없자, 난민들 하나님 찾아 온라인行

국제이주자선교포럼
▲주요 인사들의 기념촬영 모습. ⓒIFMM

국제이주자선교포럼(이사장 유종만 목사, IFMM)은 지난 6월 28일 서울 노량진 CTS기독교TV 컨벤션홀에서 ‘코로나 이후 이주민 사역: 길을 내시는 하나님(WAY MAKER Breakthrough)’라는 주제로 코로나 이후 선교, 한국교회와 이주자 선교의 나아갈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날 1부 ‘코로나 시대 속에서 길을 내시는 하나님’에서는 말레이시아 난민 사역을 하고 있는 신길벗 선교사(도시사역선교회)는 ‘코로나와 말레이시아 난민 사역의 Breakthrough’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코로나를 계기로 부흥하고 있는 난민 사역 현장을 보고했다.

신길벗 선교사는 “이란에서 6년간 사역하다 말레이시아에서 1년 가까이 안식년을 보내면서, 이란·아프가니스탄 난민 공동체를 도와드리게 됐다. 이란 사역자로서, 이란인들과 그들의 언어로 함께 소리높여 주님을 예배하고 싶은 소원을 6년만에 그곳에서 이룰 수 있었다”며 “난민 공동체를 분주하게 섬기다 보니, 난민들의 삶과 그들의 영적 필요들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 선교사는 “난민들에게는 잠깐 거쳐가는 곳이고, 그들은 결국 제3국에 정착할 소망을 갖고 있다. 떠날 날을 기대하며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자들에게는 하나님도 그러한 존재였다. 필요에 의해, 타지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어떤 도움이라도 받기 위해 교회에 모이는 자들이었다”며 “이들이 3국으로 가면 신앙생활도, 교회도, 하나님도 자연스레 멀어지게 될 것이다. 때문에 동역자들도 큰 그림과 비전 없이 그저 난민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예수님을 만나게 하는 역할까지만 하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그는 “단지 필요만 채워주는 공동체를 섬기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던 시점에, 인근 인도네시아와 태국에는 복음을 듣고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이란·아프간 사람들이 사역자를 요청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이들을 단지 신앙생활 잘 하는 성도로 양육시키는데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훈련시켜 리더로 만들어 어디서든 새로운 공동체를 개척하고 제자 삼는 자로 세우자는 결심을 하고, 기존 섬기던 공동체를 떠나 기도모임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길벗 선교사는 “2020년 2월 22일 드디어 이란인 한 가정과 그러한 꿈을 품은 ‘아말’ 공동체를 오픈했지만, 코로나로 한 달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며 “코로나 전까지 운영되던 이란·아프간 공동체 7곳 중 6곳도 와해됐다. 그러나 우리는 온라인 모임을 통해 예배가 지속됐다. 그리고 코로나로 해고당해 생활비도 없는 난민들에게 작지만 손을 내밀어 구제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다. 구제사역과 온라인 예배를 지속하니, 소문을 듣고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고 간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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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벗 선교사가 온라인으로 강의하고 있다. ⓒIFMM
신 선교사는 “그들 중 한 명의 이란 여성과 아프가니스탄 부부가 연결됐고, 예수님을 구주로 모실 것을 결단하고 무슬림에서 돌아섰다. 새신자반 성경공부 중인 이들은 가을쯤 세례를 받을 예정”이라며 “이렇듯 우리 하나님은 절망적이고 낙담적인 상황 속에서도 일하시며 그 일을 이루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버티고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을 때, 일하셨고, 길을 확장해 주셨다”고 강조했다.

또 “저희 공동체는 코로나가 심해지고 이동제한이 확대될 때마다 오히려 부흥되고 있다. 아무것도 할 것도 갈 곳도 없을 때, 사람들은 하나님을 찾아 온라인으로 모이기 시작했다”며 “코로나 팬데믹이 오히려 저희의 시야와 비전을 확장시켰다. 올해는 저희 공동체에서 한 가정이 사역자로 파송돼 함께 이란·아프간 사역을 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시대에 모두 움츠러들고 현상 유지에 급급하지만, 돌아보면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도 단순히 버티고 살아남는 것이 최선이 아닌,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형제자매들을 훈련시킬 것”이라며 “그래서 환란과 핍박이 끝나 코로나 시대가 종식될 때, 이들을 파송시켜 ‘흩어지는 교회’가 될 것이다. 각 개인이 각 나라와 족속으로 흩어져 교회가 되고, 그곳에서 제자를 삼고 훈련시켜 주님 오실 길을 예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 재한 이주민 사역 위기 불러… 공동체 소멸
해외 선교에서 ‘일상의 순교’… 이주민 위한 밀알로
교회, 재한 외국인 2세 언어지체 현상 치료 나서야

앞서 주제발제는 ‘코로나와 길을 내시는 하나님: 코로나 시대 상황 속에서 이주민 사역의 Breakthrough와 WAY MAKER’라는 제목으로 몽골 이주민 사역을 하고 있는 다하나국제교회 대표 이해동 목사가 맡았다.

이해동 목사는 “코로나라는 상황으로 적어도 한국교회는 몇십 년만에 사회적으로 대단히 큰 비난을 받게 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이는 오히려 그동안 잠자던 교회의 본질적인 면이 드러나 정상 상태로 회복할 기회가 되고 있다”며 “교회는 이제 온전하게 될 가능성에 직면하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목사는 “교회는 핍박과 비난을 받아야 본성이 되살아난다. 그 이유는 교회를 시작하신 예수님이 박해 받는 교회의 성질(요 15:18-20)을 말씀하셨기에, 교회는 태생적으로 핍박과 박해 상황이 되면 본질에 다가가는 특이한 성질을 보유하게 된 것”이라며 “이는 분명 교회의 역사와 현재 재한 이주민 교회와 이주민 사역에도 적용된다”고 전했다.

그는 “역사를 긴 호흡으로 돌아보면, 교회는 예루살렘에서 시작한 후 외부 핍박의 요인, 철학 사조의 영향, 국가와의 관계 속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인 재정적 풍족과 권력으로 타락하게 하는 힘 등에 고민하고 반응하며 새로운 형태의 패러다임으로 반응했다”며 “이 같이 반응한 운동과 사역을 통해, 교회는 새로운 상황에 부합하는 본질을 포함하는 패러다임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변화- 본질(고민과 탐색)- 현실 속 자기부인(직면)- 회복을 향한 돌파’라는 분석 틀로 그는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돼야(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est) 하지만, 한국교회는 해방 후 현재까지 핍박이 아닌 세상의 환호와 찬사의 분위기 속에 있다가 대접받는 것이 반대가 되고 이번 코로나로 살짝 핍박을 받았다”며 “우리 교회에 대한 자부심은 나의 자기중심성 확장에 불과하다. ‘내 교회 중심주의’ 속에 교회 브랜드화로 교인들을 결속시키고 ‘우리만이 최고’라는 엘리트주의적 교만함이 사람을 모이게 하는 힘으로 작동하게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해동 목사는 “자기중심성의 독이 다 빠져나가고, 주님만이 우리 안에 계시고 일상이 거룩하게 주님을 위해 매일 죽는 것으로 드려짐을 각자 상황에서 실천해야 한다”며 “경계를 넘어서는 ‘일상의 순교’는 각자의 상황 속에서 이뤄지는 개인의 자기부인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 제국 시대에는 돈에 대해 매일 순교해야 한다.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교회의 자기부인은 교회 영역의 고착화가 아니라, 마을이 교회가 되고, 학교와 일터와 회사가 교회가 되는 것”이라며 “교회는 기존 고유 영역에서만 교회 됨에 대해 자기를 부인하고, 개방적 교회가 돼야 한다. 물론 경계를 넘어가고 전선을 확장한다 해서 교회의 거룩함이 빼앗겨선 안 된다. 헬라 철학과 동거하며 공의회에서 신조를 도출한 것과 같이, 양보할 수 없는 것은 진리의 거룩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 선교지로 나아가서 순교했던 것이, 이제 ‘일상의 순교’로 이어져야 한다”며 “주변의 다른 문화, 그리고 우리에게 찾아온 다른 민족인 이주민에게로 가서 그들과 함께 거하며 거기서 밀알로 죽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동 목사는 “코로나는 이주민 사역의 위기를 불러왔다. 재한 이주민 사역단체와 교회들 중 많은 수의 사역단체와 교회 모임이 중지돼 소멸한 경우도 있고, 지금도 소멸이 진행 중”이라며 “대형교회들의 감사한 손길도 있었지만,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었다. 근본적 변화를 살피면서, 본질과 자기부인, 돌파가 일어나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이 목사는 “재한 이주민 사역 역사를 돌아보면, 1990년대 초반에는 법과 제도의 미비로 목회자들의 활동 영역이 존재했고, 노동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외국인 사역으로 진출했기에 정의를 향한 투쟁도 존재했다”며 “그러나 고용허가제 시행 후 2006년 하인즈 워드 열풍으로 법과 제도가 완비되고, 외국인 노동자 및 다문화가정 지원센터가 전국에 설립돼 교회가 하던 영역을 국가가 가져갔다. 교회에 외국인들이 올 이유가 줄어들어 접촉점이 사라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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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동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IFMM
그러면서 “국가는 이들 지원센터 운영과 사회통합 프로그램 실행을 민간에게 이양했는데, 목회자들이 경제적 이유 등으로 많이 지원하면서 전도와 복음제시 사역을 함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2007년 1백만명이던 재한 외국인이 2016년 2백만명으로 증가하면서 각 언어권별 자국 공동체가 전국에 형성돼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하게 됐고, 교회에 올 이유는 더욱 사라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교회는 게토화되고 이주민 사역자들은 고령화됐으며, 이주민 교회가 새로 개척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졌다”며 “하지만 위기는 교회와 사역자를 온전하게 할 것이다. 이제 변화된 상황에 본질을 찾고, 이주민 사역자들은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이주민들을 향해 자기부인을 해야 한다. 모든 이주민 사역자들이 이주민들과 함께 죽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 필요한 사역으로는 재한 외국인 2세들의 언어지체 현상 치료를 한 예로 들었다. 그는 “이 어린이들은 유치원에서는 한국어로, 집에서는 본국 언어로 소통하다가 언어적 혼란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부모는 어린이들의 양쪽 언어와 문화를 다 알고 사랑으로 돌봐줘야 하고, 이주민 사역자는 자기 민족 중심성을 내려놓고 어린이들이 사랑을 깨닫게 해 언어학습 지체현상 치료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회는 지난 세기 ‘동질 집단 원리’의 교회성장운동 원칙을 향해 나아갔는데, 이제 이를 자기부인하고 예수님 제자로 살며 코이노니아인 다문화 다민족 교회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며 “여기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동질 집단보다 다문화 다민족이 서로 자기를 부인해 예수로 하나되는 교회가 진정한 교회이다. 다하나국제교회는 한국·몽골·중국인들이 예수로 하나 되는 교회를 바라보면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로 해외 선교를 갈 수 없어, 국내 이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 여행들이 계획되고 있다. 해외 선교와 국내 이주민 선교가 서로 대체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윈윈할 수 있다”며 “기존 ‘가는 선교’의 민족적 정의에서, 실제 생활공간 속 이웃인 재한 외국인들을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민족과 자문화를 자기부인함으로 초월해 타민족, 타문화를 예수님의 사랑으로 품고 나아가야 한다”고 도전했다.

1부 첫 시간에는 박찬식 상임이사(IFMM)는 ‘아젠다 세팅’을 진행했다. 이후 2부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WAY MAKER’에서는 ‘코로나와 ISF 외국인 유학생 사역’을 지문선 목사(ISF 본부장), ‘코로나 상황 속에서 교회를 새롭게 한 큐티’를 뭉흐벌드 목사(몽골 샤랏트은혜교회 담임), ‘서울 도심 홍대에서의 유학생 사역’을 김홍빈 목사(도시사역선교회 대표)가 각각 발표했다.

3부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Breakthrough’에서는 ‘코로나 속에서 제이어스의 Breakthrough’를 김준영 대표(제이어스), ‘코로나와 새로운 선교단체 설립’을 히식자르갈 대표(히즈쇼 몽골), ‘코로나와 재한 러시아 청소년 비대면 사역’을 안드레이 전도사(예수상속교회)가 각각 발표했다. 교포 출신인 김브라이언 찬양사역자는 특별찬양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