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대둔산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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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스런 함박눈이 지나간 산야의 설경이 그윽하다. 교향곡에 맞춰 허공을 무대 삼아 발레 춤을 추던 함박눈 공연은 이내 막을 내리고, 자동차 차창에 간헐적으로 눈발만 부딪는다. 함박눈 공연이 끝난 뒤의 잔상은 전율을 느끼도록 아름다운 백색 산야의 감동이다.

인생길이 나그네 길이어서 그렇듯,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길은 언제나 고옥하고 진중한 안식과 설렘을 선사한다.

여행은 언제나 희락이다. 한 치 앞을 예견할 수 없는 연약한 인생들이 갈등하고 대립하며 치열하게 경쟁하던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세상살이 찌끼들을 가라앉힐 수 있는 정화의 시간이기에 원치 않는 환경까지도 감내하며 존립한다.

그래서 여행은 소망이고 충전의 시간이며, 생존을 이끄는 동력이다. 여행의 소망은, 개똥밭에 굴러도 천수(天壽)를 하고 싶은 인생길 여정의 열정을 배가시킨다.

특히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한반도는 여행의 즐거움을 한껏 선사해주는, 숨은 비경이 가득하다. 반도의 끝자락에 매달린 작은 땅이지만 삼천리 방방곡곡이 모두 여행지라 할 만큼 아름다운 강산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눈은 똑같다. 아름다운 비경을 가진 곳을 국립공원 또는 도립공원으로 지정해 놓았다. 하지만 대표적인 여행지로 지정받지 못한 곳이라도 아름다운 여행지는 너무 많다.

그러나 똑같은 풍경을 바라볼지라도 자신이 처해진 환경에 따라서, 여행의 동반자에 따라서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인생의 마음이다.

대둔산 가는 길에는 ‘복수면’을 지난다. 그곳에 마음을 푸근하게 해 주는 작은 바위 병풍이 펼쳐져 있다. 얼핏 그냥 스쳐 지날 수 있는, 손바닥으로 가려질 것 같은 산봉우리 바위 병풍이다. 푸근한 개울을 품고 양지에 서 있는 바위 병풍은 언제나 햇살 아래 웃고 있다.

한 번쯤은 차를 멈추고 오래도록 마주 보아야 할 바위 병풍을 벌써 몇 달째 스쳐 지난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스쳐 지나는 인생여정이 그렇듯, 오늘 적당히 지나칠 일과 오늘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할 분별과 판단은 언제나 인생여정을 고단하게 만든다.

스쳐 지나야 할 일과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할 일이 공존하는 인생 여정이다. 그렇기에 때로는 빠른 결단, 더러는 느긋한 결단을 조화롭게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 인생은 모두 스쳐 지날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창조주의 절대 권세를 일깨우시는 하나님의 형벌을 받고 있다.

우상숭배와 귀신문화가 관영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탄식으로 내려진 형벌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형벌이다. 인생들이 행한 우상숭배의 작태를 생각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형벌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안타깝게도 현실의 인생들은 하나님의 절대 형벌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저 마스크만 가리고 그동안 활동하던 가치관을 그대로 적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형벌을 내린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인식하지 못하면, 더 큰 형벌이 내려질 두려운 미래다.

정권의 독선과 실정, 지도층 인사들의 부정부패와 이기적인 가치관, 장관이 될 수 없는 장관들의 파렴치한 과거, 주관적인 사고를 관철시키려는 패거리 정당들의 야합, 기독교 지도자들의 타락까지 인생들의 행보는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 섭리를 외면하고 있다.

하나님은 예배하는 자를 찾고 있다. ‘메시야’ 곧 ‘그리스도’를 구원자로 보내신, 명확한 믿음으로 예배드리는 자를 기다리신다.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은 오직 ‘그리스도’뿐이다. 세상 시사 상식이나, 지금 당장 정신, 육신의 맑음을 향한 옳은 소식으로 구원에 이르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인생들은 그리스도를 믿을 때만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

벌써 정월대보름이다. 기상예보는 올해 마지막 눈 소식을 알린다. 매주 대둔산을 향하는 일정은 변함없다. 내일이면 또 대둔산을 간다. 병풍바위를 스쳐 지나야 한다.

이번에는 병풍바위 앞에서 차를 멈추고, 그냥 스쳐 지나야 일과 반드시 수용해야 할 일을 깊이 생각해 볼 요량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은 ‘예수’의 구원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의 구원이라는 확신이다.

하민국 목사
웨민총회신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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