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WCC 제10차 총회가 신학적인 오류를 시정하고 복음적으로 갱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아마 본인만큼 WCC의 신학적인 입장을 전문적으로 비판한 사람도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본인은 1983년 7월 24일부터 카나다 뱅쿠버에서 열린 제6차 WCC 총회에 참석해서, 한 시간도 빠지지 않고 모든 모임에 참석하여 경청하며 WCC의 신학적인 입장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긴 글을 써서 발표하기도 했다.

2010년 4월 26일에는 “WCC의 선교신학적 입장과 노선에 대한 고찰과 평가”라는 글을 써서 WCC의 설립과 발전과정을 기술하며 제10차 부산 WCC 총회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설립 배경 2) 제1차 암스텔담 WCC 총회의 선교신학적 입장과 노선 3) 제2차 에반스톤 WCC 총회의 선교신학적 입장과 노선 4) 제3차 뉴델리 WCC 총회의 선교신학적 입장과 노선 5) 제4차 웁살라 WCC 총회의 선교신학적 입장과 노선 6) 제8차 방콕 WCC 세계선교대회의 선교신학적 입장과 노선 7) 제5차 나이로비 WCC 총회의 선교신학적 입장과 노선 8) 제6차 뱅쿠버 WCC 총회의 선교신학적 입장과 노선 9) 제7차 캔버라 WCC 총회의 선교신학적 입장과 노선 10) 위에서 살펴 본 “세계교회협의회의 선교신학적 입장과 노선에 대한 고찰과 평가”.

“그러면 여기서 WCC에 대한 세계 복음주의자들의 입장과 자세를 살펴본다. 일부 세계적인 복음주의자들은 WCC 총회에 참석해서 WCC의 급진적인 방향을 비판도 하고 그들의 복음주의적 입장을 피력했다. 제4차 웁살라 총회에 정회원으로 참석한 피터 바이어하우스, 존 스토트, 래리 크리스텐슨, 칼로스 오르티쯔 등 복음주의자들은 웁살라 총회의 입장과 노선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취하며 그들의 복음주의적 입장을 피력했다.

제6차 뱅쿠버 총회에 참석한 복음주의 지도자들 30여명은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눈 일이 있었는데 글래서, 코스타스, 스카트 교수 등은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고 바이어하우스, 존스톤, 영불러드, 쿠즈믹, 필자 등은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제7차 캔버라 총회에 참석한 조지 오스틴, 짐 휴스톤, 피터 쿠즈믹 등 30여명은 ‘캔버라에서의 복음주의적 관점’이란 글을 발표했다. 제8차 하라레 WCC 총회에 참석한 복음주의자들도 ‘복음주의 참석자들의 응답’ 이란 글을 발표했고 ‘세계복음주의협의회(World Evangelical Fellowship)’는 복음주의적 입장이 담긴 공식적인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제9차 포르토 알레그레 WCC 총회에는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8elical Alliance) 국제 대표인 터니클리프가 다음과 같은 감사의 인사와 함께 WCC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WEA는 WCC가 우리에게 제9차 포르토 알레그레 WCC 총회에 참석해서 진행과정을 관찰할 수 있도록 초청해준데 대해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우리는 이 총회가 제기한 많은 주제들에 대해 공감하는데 특히 세계적인 빈곤, 에이즈, 불의, 아동 폭력 등의 문제들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여기 포르토 알레그레 WCC 총회에 많은 중류의 복음주의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들이 총회의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마치게 되기를 바란다. 고통과 증오와 투쟁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변혁적인 은혜 안에서만 그 해결책이 있다는 것이다.’”

제10차 부산 WCC 총회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한국의 복음주의 교회와 지도자들이 세계복음주의 교회와 지도자들이 취한 태도와 자세를 취하면 좋을 것이다. 일부 세계복음주의 교회와 지도자들이 WCC 총회에 참석해서 WCC의 급진적인 입장을 비판하면서 복음주의적인 입장을 나타내 보인 것처럼, 한국의 일부 복음주의 교회와 지도자들도 부산 WCC 총회에 참석하여 WCC의 급진적인 입장을 비판하면서 복음주의적인 입장을 나타내 보이면 될 것이다.

그리고 로잔 언약(1974년)이 세계 복음주의 교회들이 그 동안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며 사회 참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참회(penitence)했던 것처럼, 한국의 복음주의 교회들이 사회 정치참여를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타 종교에 대한 너그러운 태도를 취하지 못했다면 그런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뉘우치며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물려 받은 고귀한 신앙의 전통인 새벽기도와 주일성수와 복음전도와 사랑봉사와 순교신앙을 조금이라도 나타내 보일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이다. 한국의 일부 복음주의적인 교회가 부산 WCC 총회 개최에 대해서 지나치게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나타내 보일 때 한국교회 안에 불필요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할 수도 있고 그리고 그 결과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가 손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WCC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누구나 죽을 때까지 조금씩, 조금씩 배워가는 불완전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들에게 긍휼과 자비를 베풀어주시기를 바란다.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화해의 극치를 나타내 보여주신 예수님의 십자가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몸에 지니고 모두를 품고 모두를 녹일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며 기도한다.”

본인은 2011년 ‘WCC총회 준비기획위원’으로 활동하면서 WCC와 NCC에 속한 분들에게 신학적인 자기 성찰과 자기 반성을 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했다. 그래서 부산 총회가 보다 복음적으로 승화되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을 촉구했다. 결국 본인과 WCC의 중앙위원인 박성원 박사와 김상복 목사가 초안을 해서 ‘WCC 제10차 총회를 위한 한국준비위원회 조직에 즈음하여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에 드리는 말씀’이란 문서를 만들었고 기획위원들이 모두 찬성해서 받아들인 일이 있었다. 한국 언론에 공식적으로 발표가 되지 않은 것이 유감이다.

위의 문서를 박성원 박사가 영어로 번역해서 WCC 총무 올라흐 트베이트(Olav Tveit) 박사에게 전달하며 한국준비위원회에서 출범에 즈음하여 에큐메니칼 운동과 에반젤리칼 운동이 서로 반성도 하고 서로 도전도 받고 서로 갱신도 하면서 미래를 위해 같이 가는 신학적 성찰을 하는 성명서를 만들었다고 했더니 아주 유망한(promising) 문서라면서 그런 문서는 한국교회뿐 아니라 WCC도 필요한 문서라고 말하며 많은 기대를 나타내 보였다고 한다. 여기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문서를 발표한다. 참고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와 사랑이 한국교회 위에 그리고 세계교회 위에 충만이 임하시기를 기원한다.

2012년 4월 2일 김명혁 목사(사무실 전화 번호 02-2040-6435)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를 위한 한국준비위원회 조직에 즈음하여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에 드리는 말씀’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를 2013년 10월 2일부터 13일까지 한국 부산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1948년 암스테르담에서 창설된 WCC는 110개국, 349개 교단, 5억 6천만의 신자들로 구성된 세계기독교의 대표적 연합체로서 교회의 일치와 교제, 공동선교와 봉사,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의 복음을 증거해 왔습니다.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닌 한국교회가 세계 기독교사적 의미를 지닌 WCC총회를 유치하게 된 것은 한국교회가 세계교회 앞에 책임 있는 지도력을 행사하도록 부름 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WCC총회는 단순히 회무만을 처리하는 모임이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진 모든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임을 재천명하고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들과 도전 앞에 함께 복음적 응답을 하는 세계교회의 공동 선교의 중요한 기회와 장입니다. 이와 같은 역사적 총회를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섬길 수 있도록 우리는 WCC 가맹교단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교회가 참여하는 범교단적인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하여 기도하며 준비해 왔습니다.

일부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그동안 WCC와 관련하여 우려와 비판의 입장을 표명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WCC에 참여하는 일부 신학자나 단체들이 과격한 정치적 입장이나 전통적인 기독교신학에서 벗어난 종교다원주의적 의견, 혹은 인간 해방에 치우친 선교 신학적 입장 등을 제시한 경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는 WCC가 한국과 세계의 보수적 교회들의 우려와 비판의 소리를 겸허히 경청하고 보다 균형 잡힌 복음적 입장을 취하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WCC 부산총회를 계기로 보수적 복음주의 교회들은 그동안 관심 갖지 못한 인권, 정의, 사회 참여 등의 사역을 WCC로부터 배우는 한편, WCC는 복음주의 교회들이 지켜온 순교적 신앙, 경건한 영성, 성경의 권위에 대한 경외심을 배움으로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온전한 이해와 새로운 열정을 되찾게 되기를 열망합니다.

WCC는 그 헌장 1조에서 ‘성경에 따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며 구주로 고백하고, 성부, 성자, 성령 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한 공동 소명을 함께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교회들의 교제’라고 그 존재 근거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WCC 부산총회가 명실 공히 성경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을 확실히 하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부여받은 시대적 사명을 함께 감당하는 ‘성령 안에서의 믿음의 잔치’가 되도록 열심히 기도하며 성심을 다해 섬길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온전하지만 그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신 5:32)’고 거듭 권고하셨지만 유한한 인간은 정치적, 역사적 상황에 따라 때로는 좌로, 때로는 우로 치우치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한계를 넘어서 ‘모든 것을 합력하여 결국 하나님의 선을 이루도록(롬 8:28)’ 역사하실 것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신학적 관점과 이해의 차이로 인해 에반젤리칼, 에큐메니칼 등의 구분을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모두는 이미 부인할 수 없이 ‘하나’입니다. 우리의 ‘하나됨’은 성령이 교회에 주신 주권적 은혜입니다. 모든 교회는 우주적 교회에 속해 있습니다. 모든 교회는 다른 교회들과의 거룩한 교제로 서로 연결될 때 비로소 그 우주성을 온전하게 성취할 수 있습니다. 온전한 교회로서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온전하게 증거하는 것(The whole Churches' whole Proclamation of the whole Gospel to the whole World)이 교회의 온전한 사명입니다.

한국교회는 WCC 부산총회를 통해 WCC에 많은 영적 도전과 기여를 할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순교적 신앙, 역동적 영성, 복음적 신앙, 헌신적 선교, 책임 있는 역사적 증언, 희생적 봉사의 경험을 가진 한국교회가 WCC 부산총회를 통해 이 귀한 은사를 세계교회와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분단된 한반도가 평화적 통일을 이루며 아시아와 세계, 나아가 하나님의 창조세계 전체가 겪고 있는 총체적 위기와 갈등과 아픔과 혼돈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의 생명과 정의와 평화로 치유되고 회복되는 은총의 총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아멘. (요한복음 17장 21절)

2011년 2월 28일 WCC총회준비기획위원회
김삼환 목사(위원장), 박종화 목사(부위원장), 김영주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조성기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사무총장), 신복현 목사(대한기독교감리회 선교국 부장), 배태진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김광준 신부(대한성공회 교무원장), 박성원 목사(WCC 중앙위원), 정해선 국장(WCC 중앙위원), 임헌택 사관(구세군 인사국장), 윤창섭 목사(복음교회 총무), 나창규 신부(한국정교회 교무원장), 이영훈 목사(기하성 총회장), 이정익 목사(기독교성결교회 증경총회장), 장종현 목사(백석총회 증경총회장), 김요셉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 증경총회장),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의협회장), 손인웅 목사(한국교회목회자협의회장), 김상복 목사(WEA 회장), 김운태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