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순서대로)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 김태진 대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가 최근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대표 김태진), 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 등 3개 단체와 ‘신숙자 모녀 구출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시민단체와 함께 신 씨 모녀 구출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신숙자 씨의 남편인 오길남 박사(서울대)는 “가족과 헤어진 후, 죽음의 골짜기 속으로 자지러지는 아내와 두 딸의 호곡성만 들린다”며 “제 아내와 가련한 두 딸의 운명에 관심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한 북한 요덕수용소에서 신 씨 모녀를 알고 지냈던 탈북자들이 당시 참혹했던 수감생활과 생존을 증언했다. 먼저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던 김태진 대표는 “당시 신숙자 씨의 남편을 만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신 씨 모녀의 조속한 귀환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신 씨 모녀를 알고 지냈다는 한 탈북자는 “신 씨 모녀는 대인기피증이 의심될 정도로 늘 말이 없었고, 고개를 숙인 채 걸어 다녔다”고 말했고, 다른 탈북자는 “당시 아홉 살이던 규원이가 자신의 키 높이만큼 쌓인 눈을 헤치고 산에서 나무를 하는 게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도 참석했다. 박 의원은 “비공식적이지만 신 씨 모녀가 평양 근처로 옮겨졌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신숙자 씨 모녀 구출을 위해 국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함께한다면 불가능은 가능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는 신숙자 모녀의 생사확인을 위해 결의안을 발의했다”며 “헌법상 그들은 우리의 국민이고 보호대상이기 때문에, 정부가 신숙자 모녀의 생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성호 교수(중앙대 법대)는 ‘신숙자 모녀 구출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신 씨 모녀 문제는 북한정권 차원의 범죄이자 인권침해”라며 “정부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