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순간 주님은 침묵한 것이 아니라 함께 아파하시어, 마침내 침묵을 깬 것이었습니다. 침묵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지금 저와 함께 고통을 나누고 계셨습니다. 항상 제 옆에서 저와 함께 고통을 나누고 계셨던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저의 인생은 그 분과 함께 있었습니다.”

극단 단홍은 창단 24주년 기념 모노드라마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7월 7일부터 8일까지 서대문문화회관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1982년부터 30년동안 5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일본 베스트셀러 ‘침묵’은 전 세계 25개국에서 번역됐다.

17세기 조선의 천주교 박해 상황에서 포르투갈 신부가 겪는 고난과 갈등을 바탕으로 한 실화소설 ‘침묵’은 신앙적인 삶이나 일반적인 삶에서 진정한 가치와 현실 사이에 갈등하는 우리의 모습을 여과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

‘여자만세’ ‘천사의 바이러스’ ‘신의 아들’ ‘뼁끼통’을 연출한 바 있는 유승희 연출은 엔도 슈사쿠의 소설을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2인극으로 각색해 예수님의 사랑을 극적인 감동으로 선사한다.

교황청의 허락을 받고 선교를 위해 조선에 도착한 로드리고 신부(목사)는 순교를 당하는 신도들을 목격하고 ‘인간이 고통 받을 때 하느님은 왜 침묵하고 계시는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선교를 하던 그는 관헌에 잡혀 고문당하는 신도들을 살리기 위해 배교를 한다.

극단 측은 “엔도슈사쿠의 ‘침묵’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신앙이 흔들리는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준다”고 소개하며 “하나님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감내하다 끝내는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침묵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향한 절규를 통해 참 신앙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고 전했다.

문의) 02-309-2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