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 선서 후보자들이 불법선거 방지를 약속하는 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좌측부터 한영훈 목사(기호 2번), 이광선 목사(기호 3번), 홍재철 목사(기호 1번). ⓒ송경호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목사)가 대표회장 후보자 기호추첨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오후 4시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 회의실에서 모임을 갖고 후보자들의 이력을 검토하는 한편, 제비뽑기를 통해 기호를 추첨했다.

기호 추첨 결과 예장 합동 홍재철 목사가 1번, 예장 한영 한영훈 목사가 2번, 예장 통합 이광선 목사가 3번에 각각 선정됐다.

선거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선관위원들은 먼저 후보자들을 전원 배제한 상태에서 이들이 제출한 이력서를 꼼꼼히 검토하고 자격에 문제가 없는지 여부를 판단했다.

대표회장 후보로서의 자격에 부합함을 확인한 선관위원들은 이후 회의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후보자들을 초청해 바로 기호 추첨에 들어갔다.

지난해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제비를 뽑는 순서 결정조차 민감하게 생각해 가위바위보를 통해 선정했던 경험으로 올해는 두 번의 제비뽑기를 거쳐 기호를 추첨했으며, 그 결과 위와 같이 결정됐다.

선관위원장인 이용규 직전 대표회장은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한국교회 초미의 관심사인 만큼 단체의 이름과 품위에 걸맞는 선거전을 펼쳐달라”고 후보자들에게 당부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금권선거 방지’로 대변되는 공정성이다. 지난해에는 선거 직전 과열 양상을 방지하기 위해 엄신형 현 대표회장과 이광선 당시 후보가 선거 전 1박 2일의 시간을 강화도의 한 지역에서 함께 보내기로 합의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이 직전 대표회장은 “선관위에서 허락한 공식 선거활동은 28일 자정에 종료되며, 이후 선거 당일인 30일까지 약 이틀간은 일체의 선거활동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밝혀 공정선거 의지를 나타냈다.

특히 선관위는 기호 추첨에 앞서 공정선거를 약속하는 각서까지 준비했으며, 이를 통해 후보자들은 “선거관리 규정을 준수하고 상대 후보 비방 등 불법선거 운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선거관리위원회의 지도에 순종하고 선거에 대한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고 결과에도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서명했다.

소감 발표에서 기호 1번 홍재철 후보는 “한기총의 설립 목적과 이념을 살려, 현 대표회장의 신앙 노선을 잘 계승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호 2번 한영훈 후보는 “한기총은 명실공히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인 만큼 그에 걸 맞는 단체가 되도록 열심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3번 이광선 후보는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한기총을 지금까지 이끌어 오셨다. 선거 규정에 따라 사명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기총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기총이 은혜 가운데 모든 일을 잘 해왔다”며 “정직한 후보들이 함께한 만큼 공정하고 진실되게 선거가 진행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