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

화성교회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아늑해지고 따뜻해진다. 화성교회에는 기도와 말씀과 진실과 겸손의 스승인 박윤선 목사님의 신앙과 삶의 유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고, 진실과 온유와 겸손과 섬김과 사랑의 목회자 장경재 목사님의 숨결과 손길이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모든 교회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크고 화려하지만 사람의 냄새가 많이 나는 교회도 있다. 화성교회는 그렇지 않다.


나는 화성교회를 생각하면 박윤선 목사님과 장경재 목사님을 생각하게 되고, 두 분의 신앙과 가르침을 받아 두 분처럼 주님을 순수하고 진실하게 사랑하면서 주님과 교회를 정성껏 섬기는 착하고 아름다운 성도들을 생각하게 된다. 김기영 목사님이야말로 두 분의 신앙과 삶을 그대로 이어받은, 그래서 진실과 착함과 겸손의 인격을 지닌 귀한 목회자이다.

화성교회는 참으로 좋은 교회이다. 화성교회는 자기 개교회의 발전보다 먼저 합동신학교의 발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랑과 봉사의 교회이고, 교단 안의 여러 개척교회들을 돌보며 키운 어머니와 같은 자비의 교회이다. 나는 화성교회를 사랑하고 존경하면서 화성교회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제 화성교회에 지대한 감화와 영향을 끼친 박윤선 목사님과 장경재 목사님을 그리움과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회상하면서 두 분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본다.

나는 오래 전에 박윤선 목사님에 대한 글을 쓴 일이 있는데 그 글을 요약해 본다. “박윤선 목사님은 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분으로 내가 가장 존경하고 가장 좋아하는 목사님이 되셨다. 박 목사님은 인간적으로는 소년처럼 단순하고 순박하고 정다웠고, 신앙적으로는 하나님만 아시는 분이었고 하나님께만 붙잡혀 사신 분이었다. 교수 세미나를 할 때도 언제나 기도원으로 가기를 원하셨다. 그의 마음이 항상 하나님께 가까이 붙어있기를 원하셨기 때문이었다. 나는 마지막 1주일간 세브란스 병원에 계신 박 목사님을 거의 매일 찾아 뵙곤 했는데 그때야말로 기도로 일관한 기간이었다. 병상에 계시던 일주일 동안 박 목사님은 매일 기도로 일관했다. ‘소위 박 목사의 의를 제해 달라’고 호소하며 기도하시기도 했다. 하나님께 붙잡힌 박 목사님의 삶은 평생토록 말씀을 사랑하고 연구하는 주경 신학자의 삶으로 나타났다. 박 목사님은 말씀 한 마디 한 마디를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먹고 말씀의 깊은 뜻을 발견하는 것을 최대의 기쁨으로 삼았다. 박 목사님에게 있어서 성경 말씀은 양식이요 생명이요 기쁨이요 보화요 등이요 빛이었다. 하나님께 붙잡힌 박 목사님의 삶은 또한 겸손과 진실과 착함의 인격으로 나타났다. 그의 얼굴에는 항상 잔잔하고 순박한 소년의 미소가 깃들어 있었고 가식이나 꾸밈을 모르는 진실이 풍기고 있었다. 박 목사님은 또한 개혁주의적 삶을 몸소 실천하신 분이었다. 개혁주의 신학은 배타적 분리주의가 아니라 적극적 포용과 교제의 삶인 것을 나타내 보여주셨으며 세상사에 무관심한 반 문화주의가 아니라 구제 사역과 선교 사역 등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는 문화 변혁주의인 것을 가르쳐 주셨다. 나는 나의 평생에 하나님과 기도와 말씀에 붙잡혀 사신 나의 스승 박윤선 목사님을 만나게 하시고 그 분과 함께 일하게 하시고 그 분으로부터 배우게 하시고 그리고 그 분의 사랑을 받게 하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나는 장경재 목사님의 발인예배 때 “성도의 죽음”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했는데 그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도르가가 죽었을 때 그의 사랑을 받아 먹으며 살아 온 많은 과부들이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습니다. 장경재 목사님이 세상을 떠나자 그 분의 사랑을 받아 먹으며 자라온 여러분들이 지금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고 있습니다. 성가대원들도 눈물을 흘리고 있고 그분의 사랑을 받아 먹고 장로와 목사가 된 차인환 장로님과 안만수 목사님도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성도의 죽는 것을 귀중히 보신다고 말씀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 장경재 목사님의 죽음을 귀중히 보시고 계신다는 말씀입니다. 장경재 목사님의 죽음이 왜 귀중하고 아름답습니까? 첫째 장경재 목사님은 한 평생 하나님만을 뜨겁게 사랑하고 하나님께만 충성을 다 바치며 살다가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둘째 장경재 목사님은 한 평생 양무리들을 뜨겁게 사랑하며 살다가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셋째 장경재 목사님은 박윤선 목사님을 너무나 뜨겁게 사랑하고 존경하고 따르며 살다가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넷째 장경재 목사님은 합동신학교를 그 누구보다도 뜨겁게 사랑하고 지원하고 키우며 살다가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장경재 목사님은 소박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성품을 가지고 살다가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장경재 목사님의 삶과 죽음은 귀중한 삶과 귀중한 죽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장 목사님에게 베푸신 은혜가 얼마나 귀하고 아름답고 풍성한지 모릅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장경재 목사님의 귀중한 삶과 귀중한 죽음을 인해서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화성교회가 창립 40주년을 맞으면서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게 된 것을 함께 기뻐하면서 나도 화성교회 성도들과 함께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나는 지금도 박윤선 목사님과 장경재 목사님이 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화성교회를 좋아하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