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목사(안양제일교회 상담목사, 온누리가정상담연구원 원장)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살 직전에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찾아온 이들이 적지 않다. 누군가 권유한 상담을 끝으로 죽음을 선택할 것이라며 삶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이 마지못해 찾아온 사람들을 종종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며칠 전에는 또 한 사람의 연예인이 자살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자신을 비방하는 악플을 보고 늘 절망했다는 지인의 말에 그럴 수도 있다고 동의한다. 왜냐하면 자신에 대한 부정적 자아상이 어둡게 사람의 영혼에 드리우고 있을 때는 작은 비방이나 부정적 평가에도 견디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자신에 대한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자기에게 쏟아지는 비방뿐만 아니라 지나친 찬사에도 휩쓸리지 않게 될 것이다. 그 연예인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성공한 가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혼모가 낳은 버림받은 딸이라는 부정적 자아상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마음 속에 얼마나 크고 텅 빈 공간이 있었겠는가. 외로움과 공허함이 날마다 그녀를 세상의 벼랑 끝에 서 있게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긍정적인 자아상이든 부정적인 자아상이든 그것은 어린 시절의 환경과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 부모가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녀를 대하고 칭찬하고 격려했다면 그 자녀는 커서도 늘 긍정적이며 자신감 넘치는 자아상을 가지고 담대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부모가 부정적인 반응과 태도로 자녀를 양육했다면 자녀의 자아상도 부정적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의 양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어린 시절에 부모의 태도는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만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알콜 중독자 아버지와 생계를 책임지느라 자녀를 돌볼 틈이 없었던 어머니 아래서 자란 형제가 있었다. 그들은 한 번도 따뜻한 눈길을 주거나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한 적이 없었다. 그 때문인지 이 형제는 일찍 철이 들었고 눈치 빠르게 행동하며 유년기와 소년기를 보냈다.

이 형제에게는 부모의 관심을 받는 것이 무의식적인 목표였다. 그러나 그 어떤 행동도 부모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어느덧 성인이 되었고, 직장에 다니게 되었지만 늘 마음이 편안하지 못했다. 타인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했으며 타인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듣지 못했을 때는 한없이 자신을 자책하며 자기자신을 한심한 인간이라고 스스로 몰아 세웠다. 그는 언제나 자기 자신에 대해, 초라하고 못났으며 작고 미미한 존재라는 부정적 자아상에 고착되어 있었다.

그는 원래의 자기 자신을 찾아야 했다. 그의 부모가 온전한 관심을 보여 주었더라면, 사랑과 돌봄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지지해 주었더라면 그는 자신에 대해 존귀한 존재라는 긍정적 자아상으로 가득차서 세상을 희망적으로 보며 담대히 살아가는 훌륭한 청년이 되었을 것이다. 여러 번의 상담을 통해 그 형제는 지금의 자기 모습과 원래의 자기 모습을 조금씩 찾기 시작했다.

부모를 통해서는 받을 수 없었으나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온전한 사랑을 받기 시작했고 완전한 격려와 지지를 믿음으로 받아 들이기 시작했다. 자기 자신은 원래 존귀한 존재였으며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이며 또한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도 자기 안에 있음을 깨달아 갔다. 정말이지 그 형제의 얼굴은 놀랍도록 환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할렐루야!

부정적인 자아상에서 긍정적인 자아상으로의 변화는 절망에 빠진 한 사람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기 시작할 무렵부터 시작된다. 우리의 온전하고 완벽한 부모님이신 하나님의 끝없는 사랑과 격려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화될 것이며 마침내는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진 하나님의 자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