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수 사장ⓒ송경호 기자

본지는 기독 직장인들을 비롯한 예비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크리스천과 직장인으로 겪을 수 있는 갈등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번 기획은 기독 직장인들의 바람직한 직장 생활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도로, 성공한 크리스천 경영인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다. - 편집자주


FKM의 대표이사 심재수 사장은 새벽기도에 푹 빠져 하루하루를 기도와 말씀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크리스천 전문경영인이다. 일천번제, 이천 번제를 마치고 이제는 삼천번제 새벽기도를 목표로 매일 새벽 인근 교회에서 새벽기도를 드리는 심 사장. 그의 신앙 그리고 사업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심 사장은 96년 당시 소위 잘 나가는 엔지니어로 국내 모기업 금융자동화기기의 사업부를 창설한 뒤 후지쯔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97년까지 약 3천여 대의 기기를 국내 고객 수요에 맞추어 제공했다.

그러나 1997년 심 사장이 몸담은 모기업이 IMF 사태로 외환위기를 맞이해 파산 위기에 직면하게 되고, 결국 부도가 나 졸지에 심 사장 일가는 길거리에 나앉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심 사장은 IMF 사태가 순전히 자신을 위해 일어난 사건이었다며 그때 당시 온 몸으로 부딪히는 현실은 그야말로 생지옥과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수소문을 통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용하다는 점쟁이 집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독실한 신자였던 아내의 만류 끝에 점쟁이 집을 찾는 대신 인근 교회에서 새벽기도를 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심 사장은 IMF 사태가 발생하기 전 수년간 교회를 출석해 온 신자였지만 성경봉독 할 때 성경 구절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말 그대로 선데이 크리스천에 불과했다. 그러나 새벽기도를 통해 심 사장은 결정적으로 회심을 경험하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하게 됐다. IMF 외환위기 사태가 그에게 제2의 신앙생활의 전기를 마련해 준 셈이었다.

"처음에 새벽기도를 나갔을 때 뭐라고 기도해야 할지 몰랐어요. 원망하는 기도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날 왜 이렇게 힘들게 하시냐고...계시다면 대답을 해주시라고 말이지요"

새벽기도를 결단한 뒤 기도회에 꾸준히 참석하면서부터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고, 절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들이 하나, 둘씩 풀리며 제자리를 찾아갔다고 심 사장은 회고했다. 앞서 심 사장은 모기업이 부도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판매한 제품에 대해 고객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사 직원들을 독려해 유지보수 서비스를 계속했다.

"가만히 손을 놓고 앉아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하나님께 긍휼을 입으려고 노력했지요. 고객에게 최우선 가치를 두고, 제품 하나 하나를 내 자식처럼 여기는 마음으로 실직한 직원들과 함께 지역에 흩어진 제품의 사후관리를 맡았습니다"

하늘이 감동해서 일까? 그로부터 수개월 뒤 기업이 책임지지 않은 일을 개인이 끝까지 책임지려는 정신을 높이 산 후지쯔는 투자를 결정하고, 최고경영자(CEO)로 심 사장을 추대키로 했다.

이 같은 후지쯔의 돌발적인 제안에 놀란 심 사장은 후지쯔에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으며 수개월에 걸쳐 새벽기도에 나가 이 문제를 놓고, 기도했다.

심 사장은 기업의 실무진으로 활동하게 해달라고 후지쯔에 수차례 요구를 했으나 후지쯔가 "당신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지 않는다면 이 회사에 투자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 바람에 결국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지난 1998년 설립된 FKM은 일본의 후지쯔 프론테크에서 100% 출자한 신생 금융자동화기기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750억을 기록하는 등 근 몇 년간 150~200%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알짜 기업이다.

한편, 후지쯔 프론테크는 후지쯔의 자동화기기 개발 생산회사로서 일본에서 시장 점유율 1위, 세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심 사장은 기업 총수를 맡은 후에도 인근 모 교회에서 새벽기도 제단을 계속 쌓아가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지 않도록 무릎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는 또 기도 뿐 아니라 말씀 묵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기도가 하나님으로부터 성령 충만을 받는 거라면 말씀은 인생의 항로를 결정하는 좌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 사장은 해마다 기도제목 노트를 마련해 하루하루 기도하고, 응답 받으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고 있다. 주로 기도 응답은 새벽기도 때나 주일예배 때 말씀을 통해 알려주신다고 한다.

"기도를 하지만 기도 응답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해서 기도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죠. 너무 성급하게 포기하는 것은 아닐까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기도 응답을 받으려면 적어도 4개월 정도 이상이 소요된다고 봅니다"

심 사장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기도 제목을 들으시고, 응답하실 때쯤 되면 기도를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그는 기도 제목을 놓고, 적어도 4개월 이상을 기다릴 줄 아는 기도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심 사장은 국내출장은 물론이고 해외 출장을 가는 경우에도 근방에 교회를 물색해 새벽 기도를 드리며, 교회가 없는 곳은 호텔에서 새벽기도시간에 맞추어 기도하며 삼천번제 새벽기도를 향해 쉬지 않고, 나아가고 있다. "전에는 내가 하나님을 놓을 까봐 두려웠는데 이제는 하나님이 저를 놓으실까봐 두려워요. 하루하루 하나님께 매달려 살고 있습니다"

심 사장은 또 성경을 기초로 기업 경영에 변화를 주고, 개혁을 선도해 나가고 있기도 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타 기업과는 달리 단순 수직적인 구조가 아닌 수평과 수직이 조화된 업무 보고 시스템을 도입, 기업 내 실무진들의 정보 공유 및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도행전에 보면 사도들이 말씀과 전도에 집중하기 위해 일곱 집사들을 선택해 그들에게 구제 사역을 일임했던 기록이 나옵니다. 여기서 착안해 각 부서마다 리더를 세워 수직과 수평으로 정보 공유 체제를 만들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 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FKM은 고객의 수요 분석 및 사용자의 수요까지도 파악해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고객 및 사용자 지향을 최우선 가치로 하고 있어 뛰어난 제품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업 경영에 있어 좋은 일들만 일어난 것도 아니다. 각종 사고도 빗발쳐 때로는 곤혹을 면치 못했던 일도 많았다. 심 사장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새벽기도에 더욱 매달렸으며 그 때마다 기도의 응답을 받아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등 경영상의 난제들을 극복해 나갔다.

기업과 신앙 성공의 비결을 새벽기도에서 찾은 심 사장은 날마다 하나님과 기도로 호흡하고, 대화하는 신앙의 여정을 걷고 있다. 출장을 가든 미팅을 하든, 이젠 기도하지 않고 아무일도 할 수 없다는 심 사장은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기업은 이윤추구가 그 목적입니다. 일단은 살아남는 게 중요하죠. 그리고 사회적인 영향력을 확대해 기업을 통해 사회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크게 성공을 하면 그만큼 살아계신 하나님을 증거 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게 심 사장의 생각이다. 때문에 그는 기업 내 과감한 개혁과 경영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 분야의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기업의 과제라고 말한다.

느즈막히 신앙생활을 시작한 심 사장이 날마다 기도와 말씀의 능력으로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 사회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복음전파의 도구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