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준석 작가.
소통하고픈 갈망이 있지만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모준석 작가 개인전 ‘널 위한 자리’를 추천한다.

지난 13일부터 소격동 선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모 작가의 전시회는 관계와 소통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지도 모른다.

현재 삼일교회에 출석 중인 모 작가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입체미술을 전공했으며 2009년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에서 특선, 같은 해 충무갤러리 기획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주목받는 기독교미술가다.

따뜻한 향기가 느껴지는 그의 작품은 삶 속에서 오랜 기간 고민해온 성찰의 산물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잦은 이사로 인해 집에 대한 각별한 사고를 형성한 그에게 집은 작품의 중요한 모티브가 됐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부대낌’을 그는 회피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비움’(케노시스, kenosis)을 통해 타자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모 작가는 자신의 마음과 주장을 비워내 한 걸음물러설 때 너와 내가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작품을 통해 말하려 했다.

▲작은 속삭임, 2011, 동선, 스테인드글라스.
허공에 엑스레이가 비춰진 것처럼 여지 없이 드러난 설치물의 내부구조는 하나로 비어지고 몇몇개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영롱한 빛을 발한다.

사람의 모습을 집으로 은유한 그의 작품은 비워짐과 연결됨을 통해 그곳의 생활자인 개개인에 주목함과 동시에 이들이 형성하는 마을, 즉 ‘공동체’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케노시스’는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주제다. 자기비움의 삶을 사셨던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미술작품에서 은근히 내비친다. 불신자들에게도 작품 속의 복음적 메시지가 부담없이 다가간다.

모 작가는 삶과 신앙, 작품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자기를 비워 인간과 소통하고자 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비움에 감화됐지만, 현실 속에서 ‘자기비움’을 살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자기비움의 삶은 성령님의 도움 없이 불가능하다는 그는 “사람을 살리는 예술가”가 비전이라고 말했다. 전시회는 6월 5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