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민주화의 불꽃이 중동 최대의 아랍국가 이집트에서 폭발적 열기로 변했다. 이제 이 불이 리비아로 급속히 옮겨 붙으면서 현지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의 수위가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복음주의 지도자로 손꼽히는 존 맥아더 목사가 최근 아랍 전역에 퍼져 나가고 있는 시민봉기 도미노 현상에 대해 “반정부 시위 행위로는 수십만 대중이 원하는 자유를 가져다 주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비아내 반정부 시위는 오히려 불안정과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맥아더 목사는 20여년째 미국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커뮤니티 교회 담임목사이자, 매스터 신학교 및 신학대학원 총장(The Master’s College & Seminary)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성경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반정부 시위 행위는) 위로부터 오는 권위에 복종하라는 성경적 가르침에 위배된다”며 “기독교 역사를 지닌 미국 정부가 나서서 궐기하는 시민들에게 이는 잘못된 것이며 과도한 행위라고 지적해 주길 바랬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마르 가다피가 최고의 지도자라고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믿는 자들이라면 하나님께서 세우신 권위에 복종하고, 그들의 정부에 대해 평화로운 방식으로 순응할 줄 알아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형태의 정부라도 무정부 상태보다는 낫기 때문”이라며 “현재 리비아에서는 반정부 시위로 수백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죽어나가고 있고, 그들의 자산이 파괴되고 있지 않다. 이래선 안된다. 전에 없는 혼란과 불안정한 시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당국은 이 같은 혼란을 제압하기 위해서라도 무차별적이고 강압적인 수단을 취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성경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반정부 시위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는 것은 ‘착각’이다”면서 “리비아가 제2의 이란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존 맥아더 목사의 이 같은 발언은 리비아 전국 6개 도시로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최소 233명이 사망했다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의 보고에 앞서 나온 발언이다. 이러한 가운데 카다피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는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Saif al-Islam)은 20일 국영TV의 중대발표를 통해 “반정부 시위가 계속될 경우 내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21일 의회를 열어 임금 인상을 비롯한 중재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개헌은 물론 언론법·형법 등 일부 법률도 개정하겠다”며 개혁 요구를 받아들일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리비아 내 소수 기독교인들에 대한 종교적 자유 역시 확대될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맥아더 목사는 “적어도 교회에 대해서만큼은 그다지 큰 수익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리비아에는 인구 97% 이상이 무슬림이고, 이에 비해 극히 소수인 3% 가량을 차지하는 타 종교인 가운데는 기독교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맥아더 목사는 일본과 서유럽을 예로 들면서 종교적 자유와 교회의 부흥은 직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종교적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만, 여전히 기독교인이 1% 미만에 불과하며 교회들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 반대로 중국의 경우, 종교 핍박과 자유가 제한받고 있지만 중국 내 믿는 이들의 숫자는 갈수록 폭발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화 역시 반드시 종교적 자유와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나라는 정부와 상관없이 커져 나가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으며, 결국은 하나님께서 이 모든 상황을 다스리시고 치리하신다. 자유에 대한 열망이 반정부 시민폭동과 정부에 대한 불복종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그는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