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진경 목사의 장례예배가 거행된 이후 성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구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송경호 기자

故 정진경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의 장례예배가 한국 기독교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기독교회장(韓國基督敎會葬)’으로 거행됐다.

7일 오전 9시 신촌성결교회에 본당에서 이정익 담임목사의 집례로 진행된 고인의 장례예배에는 한기총 대표회장 엄신형 목사, NCCK 회장 김삼환 목사 등 기독교계 지도자들과 약 1천여명의 성도들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설교는 엄 대표회장이 전하고, 조사는 김삼환 목사를 비롯해 고인이 생전 깊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각별한 관계를 맺었던 월드비전 이사장 김선도 감독,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이종성 박사, 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 김명혁 목사, 국회의원 이상득 장로, 미국 아주사퍼시픽대학교 왈레스 총장,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부총회장 원팔연 목사가 전했다.

이외에도 김소엽 권사의 조시, 신촌교회 장로성가단의 조가, 근황 및 육성을 담은 영상자료, 유족들의 인사, 헌화 등이 이어졌다. 아울러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의 이름으로 조화도 전달됐다.

“천국서도 연합 위해 기도하실 것” 지도자들 추도

▲NCCK 회장 김삼환 목사가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기도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엄 대표회장은 설교에서 “가장 순결한 승리의 삶을 사셨다. 모든 사람에게 봉사와 사랑의 삶을 실천하며 유혹과 마귀의 싸움을 싸워 이기신 지도자셨다”고 전했다.

이어 엄 대표회장은 “우리의 멘토이자 한국교회의 지도자로서 충성됨과 온유함으로 연합과 일치에 앞장서 오셨던 분”이라며 “처음으로 한국기독교회장으로 모시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도 하나님의 축복이자, 한국교회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분의 뜻을 이어 연합과 일치에 승리의 삶을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김삼환 목사는 “아버지를 잃은 것 같이 슬프다. 며칠 전 CBS 이사장 취임식에서 이정익 목사님이 이사장이 되신 것에 기뻐하시며 말씀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그분의 인생은 참 신비하셨다. 온유와 겸손, 성실. 많은 부분에서 본을 보여주셨다. 목사님이 곁에 계시기만 해도 행복했다. 천국에서도 한국교회가 하나되기를 기도하고 계실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월드비전 이사장 김선도 감독은 “후배들에게 언제나 친구처럼 반갑게 맞이하시고 칭찬을 아끼지 않아 감사했던 기억이 있다. 그분의 격려와 따뜻한 사랑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놀라운 신학자이면서도 교회를 사랑하셔서 강단을 떠나지 않으신 분이셨다. 신학과 이성, 목회가 조화를 이루셨다”며 “그분의 신학은 신학교 안에 가둘 수 없었다. 복음주의자이면서도 사회 구원에 헌신하셨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고인과 같은 나이로 ‘호형호제’하며 보냈다는 한국기독학술원장 이종성 박사는 “학술원을 처음 조직해 이사장을 맡으면서 10년 넘게 도움을 주어 학술원을 크게 성장시키셨다”며 “이별이 아쉬운 송별회가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큰 상을 받으러 떠나신 것이기에 환송사로 대신한다”고 추모했다.

모든 예배가 마친 후 참석자들은 눈물로 고인의 영전 앞에 헌화했으며 고인의 시신은 벽제로 이동해 화장 후 파주 오산리 크리스천 메모리얼 파크에 안치됐다.  

한국기독교회장(韓國基督敎會葬)이란

그동안 교계 지도자들이 소천한 경우 당사자의 업적에 따라 속해있는 교단의 장으로 치른 경우는 있었으나 ‘한국기독교회장’이라는 명칭이 사용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장례예식 방법을 고민하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교단과 신촌성결교회측이 한기총과 NCCK에 협력을 요청했고, 양 기구가 일생동안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공헌한 고인의 뜻을 기리고자 협력하면서 한국기독교회장으로 드리게 됐다.